지난 1~2년간 국내 외식업계에서 가장 핫한 메뉴를 꼽으라면 단연 중국 사천요리의 대명사인 ‘마라탕’이다. 마라 특유의 향과 얼얼한 맛이 중독성을 일으키면서 마라탕 마니아가 늘어나고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마라탕은 중국교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대림동, 건대입구, 안산 등지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어느 순간 중심상권은 물론이고 유명백화점과 대형몰에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라 전문프랜차이즈가 다수 등장하면서 한 집 건너 마라탕 전문점이 생길 정도로 유행하고 있고 HMR, 밀키트 시장까지 침투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라탕 전문점 49곳과 식재료를 공급하는 업체 14곳을 불시 점검한 결과 마라탕 전문점 23곳과 납품업체 14곳 등 무려 37곳이 위생불량 등 식품위생법령을 크게 위반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조리실 환풍기는 기름 때에 찌들어 있고 가스레인지는 시커멓게 그을려 있으며 냄비에는 오물이 묻어 있는 등 위생 상태가 엉망이었다는 것이다.
식재료 관리는 더 엉망이었다. 유통기한이 지난 것은 물론이고 제조 연월일을 표시하지 않은 제품과 제조영업신고도 하지 않은 업체에서 생산한 조미료를 사용한 업소도 있었다.
식약처가 마라탕 전문점의 위생상태를 발표한 이후 언론매체는 물론이고 SNS에서 적발된 업체들의 위생상태와 식재료를 생생하게 보도했고, 이런 광경을 목격한 소비자들은 마라탕 전문점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적발된 마라탕전문점이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영업정지 등 상응하는 댓가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양질의 식재료를 이용해 위생적이고 양심적으로 운영하는 마라탕전문점이 받을 피해는 어떻게, 어디서 보상받을 수 있을지 안타깝다.
매번 식품위생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마녀사냥처럼 광풍이 몰아쳐 자칫 선량한 업소가 피해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