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배려, 세종대왕 리더십의 부활 꿈꾸며
소통과 배려, 세종대왕 리더십의 부활 꿈꾸며
  • 최종문 우양재단 이사장
  • 승인 2019.08.1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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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 우양재단 이사장|(전)전주대 문화관광대학장

대한민국 국민의 올여름은 뻐적지근한 목덜미와 찌뿌둥한 심신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날씨 탓만은 아니다.

장기화, 구조화, 일상화의 조짐마저 보이는 안보 불안과 불경기·고용불안 등으로 가뜩이나 힘든 판에 한일 정상 간의 감성적 전투적 대결국면이 양국 국민 간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더욱이 그 파괴적 부작용은 어렵사리 쌓아놓은 한일 양국 간의 신뢰·우호 관계를 결딴내고 한미일 3국 안보협조체제를 흔들 만큼의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필자 나름의 간결하고 따스한 ‘스마트 리더십’을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필자는 최근 수년간 이 땅에서 벌어진 극단적 대립과 갈등을 지켜보며 대통합, 대탕평의 디딤돌을 놓을 리더십 모델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이리저리 궁리해본 게 사실이다.

그 과정에서 필자는 서울대 명예교수와 학술원 회원으로 재임 중인 외우(畏友) 김홍우 교수의 따스하되 강력한 권고로 세종대왕 관련 몇 권의 책과 김 교수의 강론을 통해 세종 리더십의 실체와 핵심가치를 배우는 기쁨을 누렸다.

그리고 세종 특유의 겸손과 배려와 소통과 헌신의 리더십의 전개 과정에서 마치 청춘으로 되돌아간 듯 발을 구르며 환호하고 벅찬 감동의 눈물을 쏟았다. 

이 글에서 ‘스마트 리더십’의 한 모델로 세종대왕 리더십을 제시하는 근거이자 이유다. 세종 리더십의 본질과 전개 과정, 구체적 업적은 뒷날로 미루고 김홍우 교수의 ‘한국정치의 현상학적 이해’(인간사랑,2007)와 ‘법과 정치’(2012,) 두 권의 역저가 제시하는 세종 리더십의 특성 요약으로 그 서설을 갈음한다.     

첫째, 세종시대 만큼 밑으로부터 올라온 생생하고 절박한 요구들이 지체없이 수용된 적이 없었다. 둘째, 다양한 성향과 배경을 가진 인재들을 능력에 따라 폭넓게 발탁한 열린 인사정책. 셋째. ‘더불어 의논한다’는 말이 임금과 신하들 간의 대화에서 이때만큼 자주 등장한 적이 없을 만큼 의논의 정치가 살아서 지배했다. 

의논의 정치는 1418년 8월 12일 경복궁 근정전에서 제4대 임금으로 즉위한 22살 청년 세종이 왕의 수석 대언인 지신사(知申事) 하연(河演)에게 내린 첫 말씀 ‘의논하라’로 첫 모습을 드러낸 후 (세종실록 00/08/12) 세종재위 32년 내내 집현전 등 갖가지 모습의 ‘국정 대토론의 장’으로 진화돼 신하들의 말과 아이디어를 모두 쏟아 놓게 했다. 

넷째, 조선조 역사상 보기 드문 ‘유연함’과 정치공동체 구성원들의 반응에 ‘민감’했다. 유연성의 극치는 손실에 따라 세액을 책정해서 아전들의 부패와 농간 그리고 세수손실을 초래하는 ‘변동세제’를 ‘정액세제’로 전환하기 위해 세종 9년(1427) ‘수취제도 개혁방안’을 과거시험의 ‘책문’으로 출제 후 세종 26년(1444)까지 17년간의 긴 논의과정 끝에 개정의 피해자들도 모두 수긍한 상태에서 시행했다.

끝으로 김홍우 교수의 십수 년 전의 솔직담백, 진지한 심경 토로를 이 시간 필자의 고백으로의 치환 효과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올리며 글을 마친다. 

“만일 세종이라는 정치가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나는 우리의 현실에 질식당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는 중에 읽게 된 <세종실록>은 놀라움과 희망을 함께 가져다주었다.

<세종실록>이야말로 한국 정치의 가장 귀중한 광맥이요 메마른 땅을 시원하게 적셔주는 ‘저 운암호(雲岩湖)의 맑은 물’(최현배) 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래서 특히 한국인에게 친숙하면서도 그 실상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세종읽기’ 에 집중할 것이다.”(앞의 책 서문과 정치현상학 서설. 책 9쪽,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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