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은 2019년 관광경쟁력 평가결과에서 한국의 종합순위가 평가대상 140개국 중 16위로 지난 2017년보다 3단계 상승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관광 경쟁력 16위에 오른 것은 세계경제포럼이 2007년 첫 평가를 실시한 이후 역대 최고 순위이다.
세계경제포럼이 2년 단위로 발표하는 관광경쟁력 순위는 세계 국가의 여행·관광 경쟁력을 4대 분야, 14개 항목(90개 지표)으로 구분해 평가한다. 첫 평가 당시인 지난 2007년 한국은 42위로 출발, 12년 만에 16위로 상승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내실을 살펴보면 마냥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외래 관광객이 방문 국가를 결정하는 이유 중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가격경쟁력에서 103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향후 한국관광의 적신호가 될 수 있다. 최근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이 가격대비 가치다. 즉 가성비라 할 수 있다. 가격경쟁력이 낮다는 것은 결국 한국관광을 외면할 수 있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 16일 도시·국가 비교 통계사이트인 ‘넘베오(Numbeo)’가 전 세계 376개 주요도시의 식료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서울은 6번째로 식료품 가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보다 식료품 가격이 더 높은 5개 도시는 모두 스위스에 있는 취리히, 바젤, 로잔, 제네바, 베른 등이었다. 물가 비싸기로 소문난 뉴욕,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도쿄, 토론토, 파리, 런던, 홍콩,싱가폴 등 세계 주요 도시도 서울보다 한참 낮았다. 이렇다 보니 한국을 다녀가는 외래 관광객들이 바가지를 썼다는 기분이 든다는 지적을 받게 되는 것이다.
여름 성수기만 되면 전국 관광지는 음식·숙박 등 요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내국인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닭백숙이 10만 원이 넘는가 하면 일반 호텔 가격도 20만 원에 육박하는 등 바가지요금이 이제는 일반화된 상황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터무니없는 택시요금이나 식사대금을 청구해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런 바가지 상혼을 뿌리 뽑지 않는 한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세계경제포럼이 우리나라의 관광경쟁력을 역대 최고 수준인 16위로 평가했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닌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