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음식이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려면
향토음식이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려면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9.09.2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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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진 백석예술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관광은 반복되는 일상의 굴레를 벗어나 잠시나마 여유를 누리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데 매우 좋은 수단이다.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거나 역사적인 유적지를 탐방한다든지, 숲이나 갯벌 체험, 해양스포츠와 같은 독특한 체험을 하는 등 관광의 유형은 다양하다.

시대에 따라 관광은 유형을 달리하며 발전해 왔다. 경관이나 문화유적 탐방에서 점차 체험형 관광으로 변모해온 것을 알 수 있다. 

관광의 유형이 변하는 가운데서도 바뀌지 않는 하나의 진실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것이다. 제아무리 아름다운 금강산도 배가 고프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 담긴 비유라는 걸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를 리가 없다. 이를 근거로 굳이 관광과 음식의 관계에서 선후를 따지자면 음식이 먼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관광에서 먹는 일 빼고 나면 쭉정이다. 만족스러운 관광의 기억에는 맛있는 음식과 서비스가 함께 한다. 맛있는 음식도 좋은 식재료가 받쳐줘야 가능하다. 즉, 외식산업과 관광산업, 농업(수산업, 축산업 포함)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다. 외식산업을 중심에 놓고 보면 관광산업은 전방산업, 농업은 후방산업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산업의 연결고리가 잘 조직돼 서로 끌어주고 받쳐줘야만 각각의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외식과 관광, 농업의 앞날을 고민해 보는 기회가 얼마 전 서울시청에서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섬으로만 이뤄진 단 하나의 군, 1004개의 섬이 있어 천사의 섬으로 불리는 신안군이 서울시와 우호교류협약을 맺고 신안군의 식재료와 음식을 활용해 관광산업을 발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신안군이 실제로는 1025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천사는 브랜딩을 위한 숫자였다는 걸 깨닫고 웃음과 함께 고개가 끄덕여졌다.

신안군은 올해 초 주요 섬과 육지를 잇는 천사대교가 개통되면서 본격적으로 도서 관광지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섬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오염되지 않은 갯벌, 너른 백사장을 갖고 있었지만, 여태 교통이 발달하지 못해 육지 사람들의 접근이 힘들었다. 그래서 오히려 외지인에 의해 변형되지 않은 지역 고유의 음식문화를 유지할 수 있었음 직하다. 고립의 역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흑산 홍어는 신안의 명품 음식이다. 이 외에도 민어와 병어, 낙지, 새우젓을 비롯한 다양한 젓갈, 김, 감태, 시금치, 대파, 천일염 등은 신안군의 특산 식재료들이다. 신안에는 이들 식재료를 사용한 독특한 섬 음식의 원형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관광의 새로운 트렌드는 음식 관광이다. 그 지역에 가야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향토음식을 즐기기 위한 여행을 말한다. 선진국 관광객들은 음식 관광을 넘어 미식 관광, 와인 관광, 음식축제 관광 등을 즐긴다. 신안의 향토음식은 색다른 음식을 갈구하는 국내 관광객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데 모자람이 없는 자원이다. 

표준화된 음식에 싫증 난 육지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 위해서는 섣부른 상업화보다 지금 그대로의 독특한 조리법과 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인구가 많은 서울, 부산, 인천 등 거점도시에 독특한 신안 섬 음식을 경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개설해 잠재수요를 개발하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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