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업계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장 큰 원인은 지속적인 경기침체에 있다. 그러나 외식업계의 불황을 반드시 경기침체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 최근 외식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과거 음식점에서만 외식을 하던 소비패턴이 이제는 경계가 무너져 다양한 형태의 외식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가성비 높은 도시락을 비롯해 라면, 삼각김밥 등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편의점의 확장, 커피와 디저트를 넘어 간단한 식사까지 취급하는 카페의 변신, 최근 들어 품질이 크게 좋아지면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HMR(가정간편식)의 대중화, 배달앱을 통한 배달시장의 확장 등으로 일반음식점을 찾던 외식인구가 여러 갈래로 분산되다보니 일반 외식업소에 방문하는 고객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또 김영란법과 미투운동 등으로 인해 기업체 회식과 접대가 크게 감소한 것과 정부가 현실을 외면한 채 법제화한 근무시간 단축과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이 경영악화로 이어지는 등 복합적 원인이 있다.
시대·고객·상권에 맞게 혁신해 성장한 업체 다수
즉 외식업을 둘러싸고 있는 경영환경의 급속한 변화와 외식소비자들의 소비패턴 변화 그리고 정부 정책의 부재 등 복합적인 원인이 외식업계를 불황의 나락으로 추락시키고 있다. 지금과 같은 불황에서 지속성장하려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체질개선과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늘 지적하는 바이지만 시대에 맞게, 고객에 맞게, 상권에 맞게 변화하고 혁신하면 위기도 오히려 호황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국내 외식업계가 제 아무리 역사상 최악의 불황이라고 하지만 성장하는 기업은 오히려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 11월 사업개시 18년 만에 가맹점 3000호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이디야 커피, 창업 2년 만에 가맹점 400호점을 넘기며 베트남과 필리핀 등 해외진출을 전개하기 시작한 명륜진사갈비 등은 불황 속에서도 오히려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또 송추가마골이나 강강술래 등 갈비를 비롯한 우리의 전통메뉴 콘셉트을 고수하며 지속성장하는 업체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향후 경기침체가 깊어지고 불황이 장기화 될수록 기업과 기업, 점포와 점포간의 격차는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호황을 누리는 업체는 더욱 호황을 누리게 될 것이고 불황을 겪는 업체는 더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오히려 지금의 경기침체와 장기불황이 호재이자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알고 이에 대비하는 자세와 실행이 중요하다.
기본과 디테일 바탕으로 단골·팬고객 확보해야
지금의 한국경제는 1~2년 내에 회복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달 말 한국경제연구원은 ‘2019년 4/4분기 경제동향과 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율을 1.9%로 전망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역시 “최근 수출과 투자 등이 눈에 띄게 약해져 내년 경제회복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외식소비의 패턴도 더욱 다양해 질 것이다. 위에서 지적한 도시락을 비롯해 간편식, HMR, 배달 앱 등이 더욱 발전할 것이며 편의점과 카페의 경쟁력이 더욱 진화할 것이 뻔하다.
이런 속에서 기존 외식업체들의 생존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외식기업이 생존하는 길은 기본을 잃지 않는 상태에서 고객을 감동 시킬 수 있는 디테일과 시대에 맞는 가치를 앞세워 단골 고객, 나아가서는 팬 고객을 늘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