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원대 냉동피자 시장, 지난해 30% 급감
1000억 원대 냉동피자 시장, 지난해 30% 급감
  • 이동은 기자
  • 승인 2020.02.0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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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점 피자 넘어서는 맛·품질 구현 없이는 반등 어려워
가성비·간편성 전략으로 시장 키웠으나 맛·품질에서 한계

 

국내 냉동피자 시장이 지난해부터 정체기를 맞은 가운데 식품업계가 맛과 품질을 강화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반등에 나서고 있다. 위기와 함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국내 냉동피자 시장의 현황을 살펴봤다. 사진=각 업체 제공

 

냉동피자 시장, 맛·품질 한계… 시장 규모 감소
1000억 원대 규모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냉동피자 시장이 지난해 규모가 줄어들면서 큰 정체기를 맞았다. 지난해 11월 기준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약 587억 원에 그쳐 867억 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급감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국내 냉동피자 시장은 2016년 198억 원을 시작으로 2017년 880억 원, 2018년 952억 원까지 3년간 약 4.8배 이상 커지면서 1000억 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냉동피자는 국내시장에 처음 등장한 1990년대만 해도 ‘냉동식품은 맛이 덜하고 건강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후 2010년대 중반 1인 가구가 크게 증가하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대형 식품업체들은 잇따라 저렴하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냉동피자 제품을 출시했으며 에어프라이어, 미니오븐 등 새로운 조리 기구가 보편화되면서 냉동피자의 인기는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가성비와 편리성만 내세우던 냉동피자 시장은 맛과 품질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한계에 부딪혔다. 시장 형성 초기 배달·전문점 피자 대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가성비’와 전자레인지로 빠르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조리 간편성’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했지만 결국 ‘식품은 맛과 품질이 중요하다’는 불변의 진리를 넘지 못한 것이다.

기존 냉동피자 단점 보완한 고품질 제품 필요
식품업계는 올해 냉동피자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제고하고 관심을 되돌려 시장을 다시 성장시키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맛과 품질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 입맛에 맞춰 기존 냉동피자를 리뉴얼하거나 새로운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인 만큼 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HMR 제품의 일반화·다양화로 냉동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줄고 에어프라이어의 보편화, 급속동결 기술 발전 등이 냉동피자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지만 갈수록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에는 맛과 품질면에서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냉동피자는 가성비가 주는 만족감이 아무리 크더라도 결국 피자 전문점에 버금가는 맛과 품질을 구현하지 못하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기존 냉동피자와 차별화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뚜기의 냉동피자 제품(위)과 2위를 기록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의 ‘고메 냉동피자’, 풀무원 냉동피자 5종. 사진=각 업체 제공
국내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뚜기의 냉동피자 제품(위)과 2위를 기록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의 ‘고메 냉동피자’, 풀무원 냉동피자 5종. 사진=각 업체 제공

 

식품업계, 제품 리뉴얼·품질 강화해 반등 노력
국내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뚜기는 지난 2016년 5월 냉동피자 4종(콤비네이션·불고기·고르곤졸라·호두&아몬드)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오뚜기 냉동피자는 출시 이후 2017년까지 단일품목 누적매출액 800억 원을 돌파했으며,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품절 사태를 빚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 오뚜기의 냉동피자 매출은 5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기존 피자를 리뉴얼 출시하고 ‘떠먹는 컵 피자’ 등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는 냉동피자 시장의 선두기업으로서 노하우와 기술을 더해 앞으로도 소비자 기호에 맞춘 고품질 냉동피자를 선보이며 국내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뚜기가 국내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CJ제일제당이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7년 7월 ‘고메 냉동피자’를 출시했다. 고메피자 출시 이후 CJ제일제당의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은 2017년 11%에서 2018년 27.2%, 2019년 30%로 꾸준히 확대됐다. 

최근에는 지난해 인수한 미국 슈완스社의 대표 제품을 국내에 선보이며 냉동피자 시장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슈완스社의 대표 피자 브랜드 ‘레드 바론(Red Baron)’은 지난 1976년 첫선을 보인 이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정통 미국식 피자 브랜드다. 50년 동안 축적된 슈완스社의 피자 연구개발 및 제조기술 노하우와 CJ제일제당의 냉동식품 역량을 집약시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선진 제조기술을 기반으로 대표 제품인 고메피자를 업그레이드하고 올해 하반기에는 진천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해 국내 냉동피자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풀무원은 지난해 12월 2년간 연구 개발한 끝에 냉동피자 5종을 선보이며 새롭게 시장에 진출했다. 풀무원은 이탈리아와 미국에서 최신 제조기술을 도입해 피자 도우 끝부분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노엣지 꽉찬토핑피자’ 3종과 ‘크러스트 피자’ 2종을 출시했다. 특히 해당 제품은 에어프라이어 조리에 최적화돼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풀무원은 냉동피자 부문에서 올해 매출 2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풀무원식품 관계자는 “기존 냉동피자의 단점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노엣지 피자로 국내 냉동피자 시장의 양과 질을 한 단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최상의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연구원

소비자 안전을 기본으로 완성도 높은 제품 선보일 것


△고메피자의 출시 배경에 대해 설명 부탁 드린다
“최근 소비자들은 외식 및 글로벌 경험을 통해 서구식 식재료와 풍미, 원물형 등의 제품을 원하고 있다. 2017년 출시한 고메피자는 이러한 소비자의 트렌드와 니즈를 반영해 탄생시킨 제품이다. 당시 파티 문화와 싱글족의 증가로 인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외식 품질의 피자를 집에서도 손쉽게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영향이 있다.”

△고메피자의 맛과 품질을 강화하기 위해 식품연구소에서는 어떤 기술을 접목했으며, 현재 개발 중인 기술은 무엇인가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도우와 토핑에 신경을 많이 썼다. 부드럽고 쫄깃한 도우의 식감을 구현하고자 3단계 발효숙성 공정을 적용했다. 숙성과정 없이 만들었던 다른 제품들과 달리 도우를 장시간 저온 숙성해 도톰하고 푹신한 식감을 살렸다. 토핑도 원물감이 살아있는 큼직한 토핑을 얹는 등 발전시켰다. 2단계 치즈 토핑 공정으로 진한 풍미와 쫄깃한 식감, 색감 등을 극대화했다. 치즈의 구운 향과 노릇한 색상을 살리고 전자레인지 조리 후에도 탄력이 살아있는 식감을 구현했다. 향후에도 전문점 수준의 피자 맛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연구 활동에 매진할 계획이다.”

△타사의 냉동피자와 다른 고메피자만의 경쟁력(차별점)은 무엇인가
“CJ제일제당 일부 제품에는 타사 제품에 없는 ‘고메 그릴판’이 동봉돼 있다. 고메 그릴판은 전자레인지 조리 후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눅눅한 식감을 막기 위해 적용한 방법이다. 고메 그릴판을 사용하면 그릴에 구운 것처럼 피자의 밑면이 바삭해지는 효과가 있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피자의 밑면이 바삭해져서 맛있다는 평과 조리 시 별도의 접시가 필요하지 않아서 편리하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품질, 모양, 맛 등 고메피자의 그동안의 변화 과정이 궁금하다
“출시 초기에는 원형의 피자만 있었으나, 외식·배달 피자시장에서 하프앤하프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반영해 반 사이즈 형태의 하프 피자를 출시했다. 제품 개발에 앞서 냉동피자 제품 취식에 대한 소비자 조사를 진행한 결과, 외식·배달피자 대비 냉동피자의 맛 품질이 떨어져 재구매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데웠을 때 얇은 도우가 눅눅해지거나 과하게 바삭해지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고, 토핑이 풍성하지 않아 가성비가 낮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이러한 점을 계속해서 보완했다. 메뉴 역시 ‘베이컨 포테이토’, ‘크레이지 핫치킨’, ‘허니베이컨체다’ 등 피자 전문점에서 즐기던 메뉴를 구현했다.”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향후 목표는
“냉동피자 침투율(1년 중 한 번이라도 냉동피자를 먹어본 경험자들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 ‘베이비-키즈 가족’과 ‘10대 자녀를 둔 가족’의 침투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19년 기준 냉동피자의 침투율은 ‘베이비-키즈 가족’이 45.8%, ‘10대 자녀를 둔 가족’이 44.6%로, ‘독립가구’ 27.9%와 ‘성인자녀 가구’ 25.0%보다 훨씬 높은 침투율을 보였다. 이는 냉동피자를 주로 아이들에게 주는 간식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높다고 볼 수 있다.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는 모든 제품의 최우선을 소비자 안전으로 삼는다. 물론 맛이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적인 사항이다. 안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공정을 수십 번 바꿔가면서 미생물 제어가 되는지 확인하고, 그 과정 중에 가장 안전하고 맛있는 제품을 구현할 수 있는 공정을 찾아낸다. CJ제일제당에서 소비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피자는 끝없이 무궁무진하다. 소비자의 안전을 기본으로 맛있는 제품을 준비하는 것이 우리 연구원의 목표이자 소비자들에 대한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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