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민정음’ 제품 인기도 판매도 ‘UP’
‘야민정음’ 제품 인기도 판매도 ‘UP’
  • 이경민 기자
  • 승인 2020.02.2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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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고객이 납득하고 재밌어야 경쟁력
농심 너구리 라면의 한정판 앵그리 ‘RtA’(왼쪽부터 시계 방향), 아마존 검색창에 IdH로 검색하면 해태의 ‘갈아만든배’가 나온다. 팔도 비빔면을 야민정음으로 활용한 ‘괄도 네넴띤’. 사진=각사 제공
농심 너구리 라면의 한정판 앵그리 ‘RtA’(왼쪽부터 시계 방향), 아마존 검색창에 IdH로 검색하면 해태의 ‘갈아만든배’가 나온다. 팔도 비빔면을 야민정음으로 활용한 ‘괄도 네넴띤’. 사진=각사 제공

식품업계가 언어유희를 활용한 ‘야민정음’ 마케팅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야민정음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 야구 갤러리에서 유행한 것으로 ‘야갤’과 ‘훈민정음’을 합친 신조어다. 한글 자모를 모양이 비슷한 것으로 바꿔 표현하는 것을 말하며 글자 회전, 압축, 한자 및 로마자 등을 사용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댕댕이(멍멍이), 띵작(명작), 롬곡옾높(폭풍눈물) 등이 있다. Z세대,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그들의 언어를 마케팅으로 적극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신선함을 주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농심 RtA가 화제다. 농심은 지난달 22일 너구리 라면 한정판인 앵그리 RtA를 출시했다. 앵그리 RtA는 한글을 읽지 못하는 외국인이 지어낸 별명으로 너구리 상표를 뒤집으면 RtA와 닮아 소문을 탄 것을 마케팅으로 활용한 것이다. 실제로 외국 온라인쇼핑 사이트에서는 농심 너구리를 ‘RTA Neguri’라고 병행 표기할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농심 관계자는 “너구리의 별칭을 실제 제품에 적용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좀 더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는 효과를 보고 있다”며 “앵그리 RtA는 출시 2주 만에 400만 개 넘게 판매됐으며 소비자의 꾸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매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태htb(옛 해태음료)의 ‘갈아만든배’는 배라는 글자가 외국인들에게 영문 IdH처럼 보인다고 해서 ‘IdH 음료’로 애칭을 얻은 점을 착안해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Idh’, ‘IdH’ 상표로 선보였다. 실제로 글로벌 쇼핑업체인 아마존에서는 IdH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판매 중이며 해외 잡지에서도 소개된 바가 있다.
야민정음을 활용한 최초의 사례는 팔도의 ‘괄도 네넴띤’이다. 출시 35주년을 맞아 누리꾼들 사이에서 별명으로 불리던 네넴띤을 그대로 따 출시한 제품으로 출시 1달 만에 500만 개가 팔리고 1500만 개가 조기 완판됐다. 

이후 지난해 7월부터는 정식 출시를 시작했다. 팔도 관계자는 “기존 고객들에게 재미를 제공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팔도비빔면을 잘 몰랐던 고객들과 젊은층 소비자들을 더 많이 유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야민정음 마케팅의 성공은 소비자의 손에서 만들어진 별칭을 제품에 실제로 적용함으로써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2020 트렌드로 뽑힌 ‘팬슈머’(직접 제조 과정에 참여하는 소비자), 편슈머(소비 과정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괄도네넴띤과 갈아만든IdH, 앵그리RtA 모두 소비자들의 손에서 만들어지고 회자해 왔던 별칭을 사용해 젊은층에게 더 친숙하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효과를 낳았다.

팔도 관계자는 “실검 노출 및 꾸준한 바이럴을 통해 브랜드 자체가 젊은층 고객과 더 가까워진 것에 크게 의미를 두고 있다”며 “괄도네넴띤은 고객이 만든 단어다. 야민정음의 마케팅 접목의 성패는 그것을 고객이 납득하고 재밌어하느냐가 결정짓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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