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바뀌고 있다
농업이 바뀌고 있다
  •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 승인 2020.06.0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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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농산물은 땅에서만 생산된다는 오랜 인류역사에 배어 있는 고정관념이 바뀌고 있다. 또한 태양에서 오는 햇빛이 있어야 식물이 자란다는 생각은 이제 더는 진리로 통용되지 않는 시대가 됐다.

농업과학기술의 발전은 식물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요소를 정확히 알아 토양을 통해서만 공급될 수 있는 성분들을 별도의 액비로 만들어 공급해주면 식물은 자기 본성에 따라 성장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배양액으로 흙을 대신 할 수 있으며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면 성장하는 데 지장이 없다. 이제 딸기는 사계절 온실에서 흙이 아닌 배양액만을 공급해 다단으로 만든 재배상 위에서 자라 먹음직스러운 과실을 맺고 있다. 

식물이 자라는데 필수인 햇빛은 어떤가. 인공조명이 태양광을 완전히 대체했다. 더 나아가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태양광 대신 식물에 따라 좋아하는 파장의 빛을 선택해 비춰줌으로써 더 곱고 아름다운 색을 내게 하는가 하면 비타민 등 특정 성분을 더 많이 생산하도록 자극을 주기도 한다. 

식물의 생리작용을 이해함으로써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조건을 맞춰 최고품질의 산물을 생산해낼 수 있다. 사용하는 배양액에 특수한 성분을 포함시켜 식물에 이행되도록 하면 목적하는 기능성을 갖는 산물을 생산해낼 수도 있다. 게르마늄이나 칼슘, 혹은 마그네슘 함량이 높은 채소의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제 식물공장이란 개념이 전혀 낯설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유엔보고서 ‘2019년 세계 인구전망’에 의하면 2019년 77억 명의 세계 인구가 2050년에는 97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마다 비슷한 현상이지만 인구증가에 따른 도시화는 더욱 심화돼 전체 인구의 70%가 도시에 살게 된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미 미국은 농민 인구가 전체 인구비율에서 1% 미만으로 떨어졌다. 우리나라도 5% 이하로 떨어진 지 오래됐다. 결국 극소수의 농민이 전체 소비자를 먹여 살려야 하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더욱 눈여겨봐야 할 것은 농지의 한계다. 늘어나는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더 넓은 농지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한된 국토는 더 이상 농지로 확대가 불가능하며 오히려 산업화에 따라 농지잠식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식재료 생산 공급을 위한 식물공장의 필요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변화이다. 식물공장이 필요한 이유는 부족한 물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고(재사용 가능), 토양에 과도하게 살포한 비료가 흘러나와 수원이 오염되거나 하천의 부영양화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작물연작에 의한 특정무기질의 결핍은 산물의 영양 가치를 떨어뜨리는데 이를 완벽히 막을 수 있다. 아울러 생산지와 소비지가 먼 경우 장거리 수송에 따른 비용과 시간 경과에 따른 품질 열화를 피할 수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생산인력의 감소이다. 이런 제한요인을 감안하면 식물공장은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획기적으로 많고 친환경적이며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햇빛이나 가뭄 등 자연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계획생산이 가능하고, 병충해로부터 자유롭다는 큰 이점이 있다. 또한 모든 재배관리를 자동화함으로써 생산비를 크게 낮출 수 있고 소비지에 근접한 지역에서 생산, 공급해 유통비 절감 및 신선한 제품공급이 가능하다.

외식업체나 가공공장에서도 자체 식물공장을 갖고 소비자가 보는 앞에서 채소류를 생산, 공급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신선한 소비 욕구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상추, 쑥갓 등 엽채소류와 딸기나 토마토 등 과채류와 같은 비교적 가격이 비싼 품목에 한정되고 있으나 기술발전과 설비비의 절감 등 요건이 개선되면 품목의 범위는 더 확대될 것이라 여겨진다.

제한요인으로 조명시설과 다단용 재배시설, 배양액, 관리시스템 등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바 이들 분야에 연구를 집중해 가격경쟁력을 갖도록 노력해야 식물공장산업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다. 아울러 식물공장에 적합한 채소류나 과채류의 품종육종, 재배기술개발이 계속돼야 한다. 인구분포와 생활방식의 변화는 우리 농산물의 생산방식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 큰 흐름에 역행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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