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5개월… 외식업계 그 현장을 가다
코로나19 이후 5개월… 외식업계 그 현장을 가다
  • 박현군 기자 foodnews@·이동은 기자
  • 승인 2020.06.2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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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주요 상권 변화

지난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시작된 코로나 사태가 5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국민들의 외식 및 식문화 패턴은 급변했으며, 주요 상권의 모습도 확산 초기와는 차이를 보이는 모습이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되고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가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던 몇몇 상권은 활기를 되찾았다. 반면 집단 감염 발생,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된 상권도 보였다. 지난 6월 10~15일 사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변화한 주요 상권을 살펴봤다.

“재난지원금도 소용 없다” 명동 
지난 11일 오후 6시쯤 찾은 명동 거리는 유령도시를 방불케 할 만큼 적막한 모습이었다. 평소라면 유동인구로 한창 붐볐을 금요일 저녁 시간이었음에도 거리는 몇몇 상인들과 방문객들을 제외하고는 텅 비어있었다.

한 집 걸러 한 집이 임대 문의나 임시휴업 안내문을 붙여놓은 채 문을 닫았고, 저녁 시간 때면 대기표를 받고 들어갔던 음식점들도 영업을 종료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사먹던 길거리 분식집과 아이스크림, 탕후루, 닭꼬치 등 각종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던 노점상도 대부분 사라졌다. 영업 중인 노점상이나 음식점 상인들도 호객행위를 멈추고 의자에 앉아 쉬거나 서로 한숨 섞인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5년 전부터 명동에서 해산물 직화구이를 판매해온 노점상 A씨는 “명동은 내국인보다 외국인 관광객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곳이라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가장 크게 받았다”며 “줄지어 장사하던 노점상들은 80% 이상이 사라졌고 음식점들도 매출 감소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몇 개라도 팔아보려고 장사를 하고는 있지만 종일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날들도 많다. 이 상태라면 더 이상 장사는 어려울 것 같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명동관광특구협의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명동 지역 상가의 폐업 및 임시휴업으로 인한 공실률은 약 4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승철 명동관광특구협의회 실장은 “정부가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으나 기존 명동 유동인구의 대부분은 외국인 관광객이었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다”며 “오히려 공실률이 늘수록 국내 소비자들의 발길은 점점 더 끊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승철 실장은 또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자유로워지기 전에는 현실적으로 이렇다 할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그래도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 협의회는 건물주 및 임차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조형물 설치 등 국내 소비자 유입을 도모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진자 발생시 건물 폐쇄 일쑤” 강남 파미에스테이션·잠실 롯데월드몰 

지난 13일 주말 오후 4시쯤 찾은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의 대형쇼핑몰 파미에스테이션의 모습은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직후인 2월 중순에 방문했을 때와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몰에 입점해 있는 패스트푸드점과 한식당 등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손님들로 붐볐으며 카페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렸다. 

파미에스테이션을 찾은 주부 이지영(38) 씨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하기 위해 나왔다가 몰에 있는 음식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오랜만에 가족들과 외식하게 됐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방역으로 완화된 이후에는 외출을 꺼리기 분위기는 많이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날 저녁 시간에 찾은 잠실 롯데월드몰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텅 비어있던 식당가는 외식을 하려는 고객들로 북적거렸다. 특히 유명 회전초밥 전문점과 멕시코 음식 전문점 앞에서는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고객까지 볼 수 있었다. 특히 지난 3월 오픈한 이색 티 카페 베질루르 선셋 에비뉴 앞에는 고객들이 주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고 꽤 큰 규모에도 사람들로 가득 차 앉을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롯데월드몰에 입점해 있는 한식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국내 재확산 우려가 커졌지만 대형몰 상권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 같다”며 “지난 5월 황금연휴 이후 손님이 서서히 늘고 있고 매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형몰의 경우 방문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며칠간 건물 전체를 폐쇄하고 방역·소독 작업을 실시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다.


“유동인구 감소… 젊은층 유입 여전” 홍대

홍대상권은 홍익대학교 중심의 대학상권이다. 이 지역은 홍대 대학생 및 졸업생 그들의 지인과 선후배들을 중심으로 20~30대들이 몰려있고 인근 신촌상권과 연계되면서 젊음·패션·문화의 거리로 주목받아 왔다. 

코로나19 이후 외부 유입인구가 사라지면서 유동인구도 코로나19 이전 대비 80% 이상 감소했지만 홍익대학교 인근 외식업소와 가게들은 홍대 대학생과 교수들, 인근 미술학원에 다니는 강사와 학생들에 의해 활력을 잃지 않고 있다. 

홍대 뒤편 골목(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봉추찜닭을 운영하는 강성민 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나마 홍대 학생과 교수들이 이곳에서 모임을 갖는 등 많이 찾아줘서 다른 지역보다 상황이 조금은 괜찮다”고 말했다. 실제 봉추찜닭 인근에 라면전문점, 중화요리 전문점 등이 새로 문을 열기도 했다.

반면 홍대와 거리가 먼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이나 지하철 5호선 상수역 인근에서는 심각한 불황에 구조조정이 한참이었다. 

이 지역 부동산 업자 윤준영 씨는 “이번 주(6월 둘째 주)에 매물로 나온 가게들만 14개로 이 중 10개가 홍대 전철역 부근”이라고 밝혔다. 윤 씨에 따르면 이 근방은 라면, 찜닭, 한식, 음료 등이 나가고 주로 맥주 전문점, 와인바, 클럽 등이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이와 관련 홍대 옆 파리바게트를 운영하는 문진영 씨는 “코로나19가 클럽 등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확산된다고 알려지고 있지만 대학생 등 젊은층들은 이에 개의치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민족미래연구소를 운영하는 김석진 박사는 “홍대에서 코로나19 공동대응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다”며 “이는 홍대생들이 코로나19 감염우려에 크게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박사는 “다만 주변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인하하거나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것들이 대응이라면 대응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거듭날 것” 이태원 

모든 업소 공동 방역체계 구축

“이태원 사태 이후 전 종업원 마스크 착용과 주방·테이블 상시소독 등 만반의 대비를 갖추고 있지만 매출은 지난 2~3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태원 일대에서 냉면집을 운영하는 김소희(43) 씨의 말이다. 

지난 5월 3일 이태원 클럽발 감염 사태로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 외식업소들은 또 한 번 타격을 받았다. 
이태원 사태는 코로나19로 신음하던 외식업계의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던 황금연휴 기간 끝자락에 터지면서 더욱 충격이 컸다. 대규모 감염 전파 지역이라는 불명예는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이태원 거리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오후부터 저녁까지 한산한 거리와 텅 빈 가게들이 눈에 띄었다.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에 따르면 김 씨의 가게는 이태원 음식점 중 그나마 사정이 나은 곳이다. 5월 황금연휴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손님을 전혀 받지 못한 가게들도 있다. 

이와 관련 맹기훈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 회장은 “사람들이 이태원을 코로나19 위험지대로 인식하는 것이 문제”라며 “이태원의 모든 업소는 이번 사태 직후 공동 방역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는 이태원에 있는 음식점, 가게, 클럽 등 모든 영업장을 대상으로 매주 2차례 정기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이태원에서 외국인들을 상태로 목회활동을 진행중인 홍성민 목사는 “관광특구연합회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주민, 소규모 가게 등 방역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며 “이들을 위해 주민자치센터 등을 통해 방역물품과 방역 활동 지원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목사를 비롯한 일부 주민들은 교회 및 사회단체들을 통해 소독제 등 방역물품을 지원받아 지역에 나눠주는 일에 나서고 있다.

맹기훈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장은 “이태원 사태 직후 지역 상인들과 주민들의 공동 노력으로 이태원이 전국에서 코로나19에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바뀌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태원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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