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에 찾아 나서는 향토음식
여름휴가에 찾아 나서는 향토음식
  • 김맹진 백석예술대 관광학부 교수
  • 승인 2020.07.3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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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진 백석예술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올여름 휴가는 전례 없는 긴장 속에서 다녀올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낯선 사람들과의 접촉을 조심해야 한다. 인파가 집중되는 유명 휴가지라면 더욱더 그렇다.

휴가지의 음식점에서도 옆 사람을 신경 쓰다 보면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휴가는 여름 한 철에 집중된다. 기업의 휴가와 학생들의 방학이 겹치는 기간이라서 그럴 것이다. 여름 내내 덥고 습한 날씨로 활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업무의 능률이 오르지 않을 때 직장인들이 휴가를 떠나는 것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그러다 보니 일시에 휴가를 떠나는 차량들로 도로의 교통은 혼잡해지며 바닷가나 계곡 등 유명 휴가지에는 인파가 집중되고 대목을 노리는 상술에 바가지요금과 불친절은 반복되는 뉴스가 된다.           

올해는 휴가지를 이전과 다른 곳으로 찾아보면 어떨까? 전염병의 우려를 낮추고 보다 안전한 휴가를 즐길만한 곳을 물색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도시와 멀리 떨어져 한적한 곳, 유명하지 않더라도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곳, 주변에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적지 않은 곳, 그동안 가보지 않았던 곳 중에서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낯선 휴가지에서 그 지방의 향토음식을 경험해보는 것도 큰 즐거움일 것이다. 도시생활에 익숙한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에겐 처음 맛보는 음식이 신기해 보일 것이다. 도시에서 늘 먹었던 패스트푸드와 표준화된 음식과 달라서 실망할 수 있겠지만 입에 척 달라붙지 않는다 하여 나쁜 음식이 아니다. 음식이 차려진 밥상의 품새와 음식의 독특한 모양을 보고 맛과 향기를 느껴보자.

산속으로 들면 흔하지 않은 곡물에 산나물이나 뿌리채소들을 이용한 음식들이 소박하다. 들녘으로 가면 오곡과 채소가 풍성해 상차림이 넉넉하다. 섬이나 바닷가에는 도시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생선과 해조류를 활용한 음식들이 널려있다.

여러 가지 식재료와 이들을 사용하는 방법, 조리법도 지역에 따라 다양하다. 늘 먹었던 음식과 다른 차이점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지금 도시의 음식은 외래 음식도 많고, 심지어 한식이라도 우리 전통음식과 거리가 먼 것들이 많다. 다양한 국가의 음식문화가 통섭해 생긴 글로벌시대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러한 때 학생들이나 어린이들이 지방의 향토음식을 경험해보는 것은 훗날 훌륭한 자산이 될 것이다. 

향토음식은 그 지방 사람들이 오랫동안 먹고 마시면서 발전시켜온 전통음식이다. 그 지역의 자연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식재료를 사용해 그 지역 사람들의 식생활 방식에 따라 만들어진 음식이다.

향토라는 지역성과 전통이라는 역사성이 어우러진, 공간과 시간과 삶이 빚어낸 음식이다. 젊은 날이나 어린 시절, 이러한 우리 음식의 원형을 경험한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들이 우리 음식의 든든한 소비자가 될 것이고 그들 가운데서 우리 음식을 세계화하는 데 기여하는 사람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향토음식은 우리의 정신과 신체를 구성하는 원형질이다. 음식을 통해 우리답게 살아왔고 다른 민족과 구별될 수 있었다. 삶의 희로애락과 에너지가 들어있다. 그래서 음식은 문화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올여름 휴가에는 자녀들과 함께 지방의 상업화가 덜 된 향토음식을 찾아 순례해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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