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애 중계
편애 중계
  • 신정규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교수
  • 승인 2020.08.2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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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규 전주대학교 한식조리학과 교수, 장수식품클러스터사업단장

‘편애 중계’ 지상파에서 방송했던 프로그램 이름이다. 각 팀이 본인이 응원하는 누군가를 정하고 그 누군가의 편에서 각 팀이 일방적인 지지를 보내는 프로그램으로 최근 트로트 가요를 주제로 꽤 인기를 누렸다. 편애(偏愛)는 ‘어느 한 사람이나 한쪽만을 치우치게 사랑한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흔히 부모가 자식 중 어느 한 명을 지나치게 사랑해 다른 형제들을 서운하게 만드는 좋지 않은 예의 단어로 쓰이기도 한다. 

그런데도 최근 우리나라의 사회 흐름을 보면 이 편애가 일상화돼가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 사회문제, 체육계, 연예계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 내 편이 아닌 다른 모두를 적으로 여기고 극단적인 의견 표출 및 행동을 보인다. 정치는 내 편의 지지를 바탕으로 권력을 얻고 정책을 펼치는 어찌 보면 편애가 당연하다.

하지만 정치의 기본은 내 편의 지지를 바탕으로 상대방을 설득하고 협상해서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다. 지금의 정치는 내 편만을 의식하고 내 편의 입맛에 맞는 말만 하며 나의 의견만을 이야기하는 일방적인 길을 가고 있다. 

언론은 더욱 문제다. 하나의 정부 정책에 대한 기사를 보면 언론의 성향에 따라서 극과 극의 해석을 내 놓고 있다. 특히나 기사의 제목을 정함에 있어서도 사실의 전달과 독자들에게 정보와 견해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사의 성향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국민을 선동하는 방향으로 기사를 쓰고 있다. 당연히 그 기사를 읽은 독자들의 댓글에는 상대방을 비난하고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비속어를 써가면서 무조건적인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내 편에 대해서는 상식과는 동떨어진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이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체육계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력으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체육의 특성상 가장 공정해야 할 체육계가 선수를 선발하는 데 있어서 편을 가르고 그 편에 따라 실력과는 무관하게 기회가 주어지고 결국에는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중장년층에게서 나타나는 편 가르기 현상이다. 정치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아니면 언론 매체의 편 가르기 때문인지 국민들의 여론이 좌파 빨갱이, 우파 친일파로 극단적으로 나뉘고 있다. 여기에 완화돼가고 있다고 생각됐던 지역감정까지 연결돼 전라도-경상도의 대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동서로 색이 확실하게 나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에서는 교회를 비롯한 종교단체, 외국인, 유증상 전파자에 대한 편 가르기로 인해 혐오 현상까지 발전하고 있다.

편애, 어떻게 본다면 좋게 발전시킬 수 있는 단어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장점을 더욱 발전시켜 큰일을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이 편애이기 때문이다. 편애라는 것은 내가 지지하지 않는 편에 대한 혐오, 절대적인 반대, 무조건적인 반대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 또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 내가 좋아해야 할 것에 대해 지지를 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그리고 최근의 기나긴 장마로 인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를 극복하고 잘 견뎌 나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정부, 정치인, 언론이 모든 국민들을 향해 절대적인 편애를 보이기를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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