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의 처지 ‘거주양난’(去住兩難)
소상공인의 처지 ‘거주양난’(去住兩難)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20.12.2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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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양난(去住兩難)’
상시근로자 5인 미만의 소상공인들이 2021년을 전망하며 뽑은 사자성어이다. ‘떠나는 것도 머무르는 것도 모두 난처한 상황’을 뜻하는 말이다. 12월 연말 대목은 커녕 영업을 잠시 중지해야 할지 아니면 폐업을 해야 할지조차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나마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점포를 넘기는 것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보러오는 이도 없다. 점포를 넘길 수 없으니 폐업을 하려 해도 임대 기간이 남아 자칫하다가는 남은 임대차 계약 기간만큼 임차료를 지급해야하고 건물의 원상복구 비용을 부담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아 폐업조차 쉽지 않다. 소상공인들의 처지가 참으로 거주양난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조치로 인해 외식업계는 물론 소상공인들이 벼랑 끝을 넘어 멘탈(mental)마저 상실한 상황이다. 

지난 1월 21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11개월 동안 적금과 보험을 깨고 각종 대출을 받아 어찌어찌 버텨 왔지만 더는 견딜 힘이 없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체감으로 느끼는 외식업체와 소상공인들의 현실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가 집중된 숙박·음식점업의 대출금이 올 9월 말 기준 전년 대비 10조 8729억 원 증가한 72조  5806억 원으로 통계 편제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음식점·카페·주점 매출 감소율 전년 대비 45%
지난 16일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66만개소의 카드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 신용데이터(KCD)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제3차 유행을 촉발한 12월 둘째 주(7일~13일) 전국 소상공인들의 카드매출은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1차 유행기간이었던 3월 매출 감소율은 25%, 2차유행기간인 8월~9월에는 37%로 올 들어 최대감소폭을 보인 바 있다.

업종별로는 음식점과 카페, 헬스장 등 스포츠 레저업체들의 매출이 47% 급감했다. 카페와 주점을 포함한 음식점매출 감소율은 45%로 나타났다. 더욱이 최근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외식업체가 늘고 있어 이 역시 고통스러운 일이다. 사업장 소독을 철저히 하는 등 대책을 만들지만 확진자가 다녀간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직원들과 확진자가 앉았던 주변 고객들이 검사를 받는 등 절망감은 극에 달한다. 

소비는 심리이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정부가 직접 나서 일부 업종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고 연말 모임을 금지하는 등 가능한 외출조차 자제하라는 발표는 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영업할 수 없어
이런 상황에서 만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시킨다면 코로나19 쇼크는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백화점, 쇼핑몰, 예식장, 노래방, PC방 등 집합 금지 명령으로 문을 닫아야 하는 점포가 전국적으로 50만개소에 이른다. 지금과 같이 밤 9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는 외식업체(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는 고객 수를 면적 8㎡(약 2.4평)당 1명을 받아야 한다. 이 정도라면 차라리 문을 닫는 것이 이익이다. 

정부 역시 이런 상황을 알기에 가능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자제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지난 14일 발표한 대로 하루 확진자가 1200명 이상으로 확산될 경우 정부도 3단계 격상을 선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갈수록 악재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야 하는 외식업계와 소상공인들의 앞날이 어둡기만 하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얼마나 많이, 오래갈 지 모르지만 기다림 역시 아픔이자 고통이다. 참으로 우울한 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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