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특수 ‘도시락 시장’ 공략
코로나19 특수 ‘도시락 시장’ 공략
  • 이동은 기자 lde@·이서영 기자
  • 승인 2021.01.1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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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식품·외식업계 생존전략 ②
원할머니 보쌈·족발의 ‘원할머니 명품 도시락’(왼쪽), ‘보쌈 도시락’. 원할머니보쌈·족발의 배달형 매장인 ‘원쌈’.
원할머니 보쌈·족발의 ‘원할머니 명품 도시락’(왼쪽), ‘보쌈 도시락’. 원할머니보쌈·족발의 배달형 매장인 ‘원쌈’.

코로나19 사태로 때아닌 특수를 누린 업종은 도시락 시장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이후 외식을 피하고 혼자서 끼니를 해결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이 늘자 외식업계는 차별화된 도시락 제품 출시를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일부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의 경우 도시락만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했으며 뷔페 브랜드의 경우 매장의 인기 메뉴를 한 끼 식사용 도시락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편의점과 손을 잡고 편의점용 도시락을 선보인 사례도 있다. 외식업계뿐만 아니라 호텔업계 역시 도시락 제품 판매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을 꾀하는 모습이다. 

호텔업계는 중식, 일식, 한식 등 호텔 내 고급식당의 메인 메뉴를 프리미엄 도시락으로 출시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서울 유명 호텔의 경우 도시락 판매 이후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곳도 있다. 한끼 식사로는 제법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연말연시 회식이나 모임에서 쓰는 비용을 도시락 구매에 할애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시락│프랜차이즈 업계
원할머니 보쌈·족발의 ‘원할머니 명품 도시락’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했다.

원할머니 보쌈·족발은 지난 2019년 9월 1인 가구를 겨냥해 보쌈 도시락, 제육 도시락 등 ‘원할머니 명품 도시락’ 4종을 출시했다. 보쌈과 제육, 매운 보쌈 등 메인 메뉴와 다양한 찬류로 구성된 명품 도시락은 푸짐하고 알찬 한 끼 식사용 도시락으로 주목받았고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직장인들의 점심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대표 레스토랑 일식당  스시조, 중식당 홍연의 셰프 요리를 도시락으로 출시, 테이크아웃과 배달 서비스를 운영한다. 채선당의 ‘채선당 도시락&샐러드’ 푸짐한 한상.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대표 레스토랑 일식당 스시조, 중식당 홍연의 셰프 요리를 도시락으로 출시, 테이크아웃과 배달 서비스를 운영한다. 채선당의 ‘채선당 도시락&샐러드’ 푸짐한 한상.

외식기업 채선당은 지난해 10월 도시락&샐러드 브랜드 ‘채선당 도시락&샐러드’를 론칭하고 채선당 R&D팀이 연구·개발한 한상차림 도시락 5종, 정식 도시락 7종, 간편도시락 6종, 샐러드&포케 7종을 출시했다. 밥과 국, 샐러드가 포함된 도시락을 7000원대부터 즐길 수 있으며 전국 각지의 농가와 직거래를 통해 엄선한 식재료를 사용해 품질 높은 도시락을 맛볼 수 있다.

bhc가 운영하는 큰맘할매순대국은 지난해 10월 순대국, 소고기국밥, 뼈해장국 등 인기 메뉴의 맛을 그대로 재현한 ‘큰맘도시락’ 11종을 출시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잘 차린 뜨끈한 한 끼’를 도시락 용기에 담아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큰맘도시락은 출시 이후 주문량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해 본격적으로 날씨가 추워진 지난해 11월부터 급격히 판매량이 늘고 있다. 11월 마지막 주 판매량은 전주 대비 50% 증가했다. 

한우 전문점 창고43의‘창고43 프리미엄 도시락’(왼쪽). 계절밥상의 ‘정성가득 건강한식’ 도시락.
한우 전문점 창고43의‘창고43 프리미엄 도시락’(왼쪽). 계절밥상의 ‘정성가득 건강한식’ 도시락.

bhc가 운영하는 한우 전문점 창고43은 지난해 9월 차별화된 품질을 앞세워 ‘창고43 프리미엄 도시락’을 출시, 송도점을 제외한 전국 15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특제소스를 입힌 양념소갈비를 메인으로 샐러드, 곁들임, 국 등 다양한 반찬을 담아 고품격 도시락을 완성했다. 주문과 동시에 조리해 품질과 신선함을 높여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장 주변 오피스상권 직장인들이 주 고객층으로 평일 점심 주문량이 가장 많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한식 뷔페 브랜드 계절밥상은 매장의 인기 메뉴를 한 끼 식사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프리미엄 도시락을 출시, 네이버 스마트주문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추억의 함박스테이크 도시락’, ‘고추장 삼겹살 도시락’, ‘마포식 돼지양념구이 도시락’, ‘춘천 닭갈비 도시락’ 등 프리미엄 도시락은 고기양을 1.5배 늘렸으며 옛날 치킨과 과일 샐러드를 함께 제공해 더욱 푸짐하게 구성했다.

도시락│호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일식당 ‘스시조’와 중식당 ‘홍연’의 셰프 요리를 도시락으로 구현했다. 가격은 7만부터 35만 원까지 다양하다. 호텔만의 우수한 식재료와 안전한 위생을 앞세워 특별한 한 끼 식사를 원하는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성산명가의 행복한 도시락 한상 메뉴 중 ‘고깃상세트’(왼쪽).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스시조 도시락.
성산명가의 행복한 도시락 한상 메뉴 중 ‘고깃상세트’(왼쪽).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스시조 도시락.

호텔 도시락은 한 끼 식사로는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평소에는 먹기 어려운 특식에 가까웠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식에 상당한 제약을 받으면서 집과 사무실에서도 호텔 도시락을 주문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도시락 판매 실적은 전년 대비 99% 상승했다. 

롯데호텔 일식당 모모야마 도시락(왼쪽).GS25의 이천쌀 도시락.
롯데호텔 일식당 모모야마 도시락(왼쪽).GS25의 이천쌀 도시락.

롯데호텔은 지난해 3월 국내 호텔 중 처음으로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하고 일식당 ‘모모야마’와 한식당 ‘무궁화’, 중식당 ‘도림’의 요리를 도시락으로 선보였다. 그 중에서도 생선구이와 스키야키 등이 포함된 모모야마의 도시락 2종이 인기를 끌었다. 두 도시락의 지난해 11월 매출은 전월 대비 20% 증가했다. 연말을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일반 고객 판매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켄싱턴호텔 여의도는 호텔 셰프의 요리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셰프의 도시락 세트 투고 서비스’를 선보였다. △게살 수프와 칠리새우 덮밥 △연어, 전복과 광어, 농어로 구성된 사시미 세트 △그릴에 구운 다양한 육류와 단호박 수프 △신선한 샐러드로 구성된 바비큐 세트 등이다. 모든 메뉴는 디저트와 커피까지 제공된다. 배달의 민족을 통해 주문할 수 있고 포장 판매도 진행한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고급 한식당 ‘수운’은 지난해 7월 테이크아웃 전용 ‘프리미엄 보양식 도시락’을 출시했다. 호텔 출신 셰프가 정성스레 준비한 프리미엄 보양식 도시락은 떡갈비, 숯불 닭갈비, 단호박, 꽈리고추 등이 포함된 육류 칸과 자연산 바다 장어구이가 들어가는 장어 칸의 2단 도시락으로 구성됐다. 전복초 잡채와 각종 계절 반찬, 밥, 국 등이 포함돼 든든한 한 끼로 손색이 없다.
 


편의점에서 소비자가 도시락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편의점에서 소비자가 도시락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 시장 외식·중소편의점 상생모델 될까
2019년 편의점 도시락 시장 5000억 원 규모

편의점 업계 내에서 외식업계와의 도시락 협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금까지 편의점업계의 도시락 시장규모는 2019년 기준 5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이는 본도시락·한솥 등 도시락 전문업체들의 매출 총합산과 비슷한 수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식품 및 식품첨가물생산실적에 따르면 2019년 도시락 전문업체들의 총 매출 규모는 5043억 원이다. 편의점업계는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환경 속에서 도시락을 포함한 즉석식품류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관련 신제품 라인업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편의점업계와 외식업계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편의점 도시락 시장 진출이 모색되고 있다.

박형곤 미니스톱 팀장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면 맛집과의 콜라보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팀장은 외식업계가 직접 편의점에 도시락을 납품하기 보다는 편의점의 도시락 상품 개발에 레시피와 맛집의 명성을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CU 백종원 도시락’ 형태의 협업을 제안했다. 

CU 백종원 도시락은 2015년 CU가 백종원 씨와 손잡고 출시한 ‘백종원한판도시락’과 ‘매콤불고기도시락’을 2018년 ‘CU 백종원 12찬한판도시락’과 ‘CU 백종원 7찬매콤불고기도시락’으로 리뉴얼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CU의 PB도시락 제품으로 백종원 씨가 개인자격으로 상품 기획·레시피 개발·테스트에 참여하고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받고 있다. 

편의점에 도시락을 납품하기 위해선 전국 점포에 같은 수량을 납품할 수 있는 대량생산체계를 갖춰야 하며 생산공장도 최소한 HACCP인증 이상의 안전성을 갖춰야 한다. 또한 출하 후 매장 진열까지 냉장상태로 유통되기 때문에 냉장된 제품을 전자레인지에서 데워서 먹어도 맛·품질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도시락은 다른 즉석제품에 비해 한 달 정도 인기상품으로 회자되지 않으면 바로 사장되는 특징이 있다. 

편의점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CU·GS25는 외식업체가 편의점용 도시락을 납품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유철현 BGF리테일 부장은 “외식업체와의 협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유명인들을 통해 우리 제품의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시도는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도영 GS25 차장도 “우리가 도시락 시장에서 외식업계와 협업해서 얻는 이익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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