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시대, 외식업계 ‘1인 메뉴’ 준비는 필수
1인 가구 시대, 외식업계 ‘1인 메뉴’ 준비는 필수
  • 이동은 기자 lde@·박선정 기자
  • 승인 2021.01.22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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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신년특집 | 1인 메뉴 다양화… 혼밥 전문 브랜드 인기
혼밥대왕의 1인 메뉴 ‘차돌된장찌개’(왼쪽)와 싸움의고수의 1인 메뉴 ‘1인보쌈’. 

 

농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올해 외식 트렌드를 이끌어 갈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홀로만찬’을 선정했다. 홀로만찬은 1인 가구의 증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혼밥이 일상화되면서 한 끼를 먹더라도 여유롭고 제대로 된 식사를 즐기려는 소비성향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외식업계는 홀로만찬을 즐기려는 1인 가구와 혼밥족을 위해 업종을 불문하고 다양한 1인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1인 가구 900만 시대… 변화하는 외식 환경
지난해 1인 가구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1인 가구 900만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 6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2020년 12월 31일 기준 우리나라 총 가구수는 2309만3108가구로 조사됐으며 이 중 1인 가구는 906만3362가구로 39.2%를 차지했다. 2인 가구까지 합치면 비중은 62.6%에 달한다. 

이처럼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혼밥족이 늘면서 외식 환경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기존의 외식기업들은 패스트푸드부터 분식, 일식, 중식, 한식까지 업종과 메뉴에 상관없이 발 빠르게 1인 메뉴를 출시했고 1인용 메뉴를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가 하나, 둘 등장하며 주목을 받았다. 한식뷔페 브랜드인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의 경우 1인 반상을 제공하는 형태로 매장 콘셉트를 변경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배달앱 업체들은 애플리케이션 화면에 1인 메뉴 카테고리를 새롭게 추가해 고객들의 편리성을 높였다.

경기도주식회사가 운영하는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관계자는 “배달특급은 현재 최소주문금액이 낮은 가맹점을 묶어서 1인분 카테고리로 노출하고 있다”며 “1인분 카테고리에 포함된 가맹점은 전체 배달특급 가맹점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치킨·피자·족발·보쌈까지 1인 메뉴의 다양화
그동안의 1인 메뉴가 패스트푸드나 분식류, 인스턴트 음식 등으로 제한적이었다면 1인 가구의 증가와 배달시장의 성장에 따라 1인 메뉴는 치킨, 피자, 족발, 보쌈 등은 물론 국·탕·찌개류, 안주류까지 갈수록 다양해지는 추세다. 

실제로 배달의민족 앱에서 서울 송파구 지역을 중심으로 ‘1인분 카테고리’의 인기 가맹점을 살펴본 결과(1월 13일 기준) △1위는 치킨전문점이 차지했으며 △2위 분식 전문점 △3위 수제돈까스 전문점 △4위 피자 전문점 △5위 꼬치구이 전문점 등이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1위부터 5위를 차지한 5개 업소의 최소주문 금액은 7900원~1만2000원 사이였다.

특이한 점은 닭꼬치 전문점이 1인분 카테고리 인기 순위 5위에 꼽혔다는 것이다. 해당 업소의 메뉴를 살펴보니 닭꼬치를 활용한 덮밥 도시락을 7900원에 판매하고 있었으며 여러 가지 꼬치 메뉴도 단품 주문이 가능하도록 해 혼밥을 즐기는 이들이 부담 없이 주문할 수 있도록 편리성을 제공하고 있었다.

경기 분당구 지역을 중심으로는 △1위 분식전문점 △2위 보쌈 전문점 △3위 생연어 전문점 △4위 라멘&돈까스 전문점 △5위 해장국 전문점 등이 주문이 많은 상위 5개 업소로 노출됐다. 보쌈, 연어 등 대체로 다수가 함께 먹는 메뉴가 인기 상위권에 올랐다는 점이 눈에 띈다.

보쌈 전문점의 경우 보쌈, 김치, 야채쌈, 막국수, 오뎅탕 등으로 구성된 1인 보쌈 세트를 1만2000원에 판매하고 있었으며 생연어 전문점은 생연어 사시미 메뉴를 미니 1인분(1만2000원), 소 1~2인분(2만4000원), 대 2~3인분(3만6000원)으로 나눠 판매했다. 

1인 메뉴 혼밥 전문 브랜드 인기 
1인 가구와 배달 음식 수요가 증가하자 혼밥, 1인 메뉴를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음식점의 매장 영업시간과 인원이 제한됨에 따라 대면 접촉 없이 혼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혼밥 전문 브랜드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1인용 메뉴를 전문으로 하는 배달 브랜드 혼밥대왕은 지난 2019년 7월 론칭 이후 지난해 3월부터 가맹사업을 시작, 개시 5개월 만에 100호점을 돌파하며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김치찌개를 메인으로 비빔밥과 볶음류 등 20여 가지 한식 메뉴를 취급한다.

혼밥대왕의 인기 비결은 혼자서도 부담 없이 주문할 수 있는 뛰어난 가성비의 단품메뉴다. 메인메뉴인 제주흑돼지김치찌개 단품 가격은 6900원으로 배달료 3000원을 추가해도 1만 원이 넘지 않는다. 

혼밥대왕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박앤박의 박형주 대표는 “음식 가격은 싼 대신 최소 주문 금액을 높게 책정하는 ‘말뿐인 혼밥’ 브랜드와 달리 최소주문금액까지 김치찌개 가격인 6900원에 맞췄다”며 “단품과 세트메뉴, 반찬류까지 모든 메뉴를 1인분으로 구성해 혼밥을 제공한 것이 코로나19 위기에 기회로 작용해 가맹점 매출상승과 신규 가맹계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1인 보쌈을 대표 메뉴로 하는 싸움의고수 역시 최근 떠오르는 혼밥 전문 브랜드다. 1인 보쌈을 비롯해 1인 족발, 1인 삼겹살, 1인 닭볶음탕, 1인 간장찜닭 등 한식 메뉴들을 1인분으로 제공하고 있다. 평소 2명 이상이 함께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먹을 수 있었던 메뉴들을 혼자서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 것이 인기 요소로 꼽힌다. 

싸움의고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신규 매장을 오픈하며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싸움의고수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1인 메뉴 배달 주문이 급증했고 간단한 오퍼레이션과 무인 주문시스템을 구축해 인건비를 줄여 매출이 안정화됐다”며 “그 결과 지난해 가맹점 195호점을 돌파한 데 이어 현재 200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 중심의 1인 메뉴 개발 필요”

미니 인터뷰 | 전성균 ㈜혼밥인의만찬 대표

 

전성균 ㈜혼밥인의만찬 대표는 혼밥식당을 추천해주는 다이닝앱 혼밥인의만찬과 모바일상품권을 통한 배달 주문 중개시스템 트루쿠폰 등을 운영하고 있다. 1인 가구 900만 시대. 홀로만찬을 즐기려는 혼밥족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현재 1인 외식시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1인 외식시장, 혼밥 시장은 어떤 변화가 있었나.
=혼밥인의만찬은 ‘언제 어디서나 혼밥이 필요한 순간 1인분의 행복을 전달하자’는 모토로 1인 가구 및 혼족들에게 내 주변 또는 지역 설정, 검색을 통해 혼밥·혼술하기 좋은 맛집을 추천해주고 다양한 혼밥 토픽과 쿠폰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2018년 6월 앱 리뉴얼 이후 개인 외식업소를 중심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후 갈수록 커지는 배달시장과 고객 수요로 배달·픽업 서비스를 실시했고 개인 외식업소와 함께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 확보에 주력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고 특히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4월 1차 대유행 시기에 매장 영업을 중심으로 하는 가맹 외식업소가 큰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60% 이상의 가맹점이 폐업했다. 1인 메뉴를 중심으로 판매하는 곳들은 대부분 혼자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분들이 많아서 매출 피해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던 것 같다. 반면 반사 이익으로 배달 전문 매장은 매출이 급증하고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1인 메뉴 주문 시 고객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다른 고객들도 마찬가지겠지만 1인 메뉴를 주문하는 고객들은 합리적인 소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혼밥인의만찬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1인분을 먹고 싶어도 배달앱에 적용된 최소주문금액을 맞추기 위해 굳이 원하지 않는 사이드메뉴를 추가로 선택해 과소비하는 데 대한 불만이 많았다. 혼밥인의만찬의 경우 최소주문금액을 설정하지 않고 금액에 상관없이 배달 서비스를 한 것이 큰 호응을 얻었다. 

△1인 외식시장을 전망한다면.
=1인 가구가 계속 늘어나는 것처럼 1인 외식시장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비대면 소비와 배달수요는 줄지 않을 것 같다. 따라서 오프라인 매장 위주로 영업하는 외식업주들은 배달 중심의 1인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최근 배달앱을 살펴보면 ‘1인 메뉴’라면서 가격은 2인분에 달하는 수준으로 정해놓은 업체들이 많다. 이런 메뉴들은 혼자 사는 자취생이나 학생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해 주문을 꺼리게 된다. 결국 진정한 1인 메뉴가 아니라는 의미다. 1인 외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성비를 갖춘 진짜 1인 메뉴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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