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제한 풀고 장사하게 해 달라
영업시간 제한 풀고 장사하게 해 달라
  • 박현군 기자
  • 승인 2021.03.25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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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외식업체 현장 목소리 듣는다
전국호프연합, “피해보상·세금과 공과금 감면 절실”
지난해 11월 26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9시 이후 영업을 할 수 없게 된 강남역 먹자거리 모습. 사진=이동은 기자 lde@
지난해 11월 26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9시 이후 영업을 할 수 없게 된 강남역 먹자거리 모습. 사진=이동은 기자 lde@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는 음식점 호프업계가 정부에 ‘살 수 있게 해 달라’며 절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본지는 생맥주 전문점을 운영 중인 점주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번 좌담회에는 전국호프연합의 이창호 공동대표(서울 강남)와 공신 사무국장(서울 잠실)을 포함해 회원으로 활동 중인 김영규 사장(서울 신용산), 이기봉 사장(서울 강남), 이연희 사장(인천시 미추홀구), 이진아 사장(서울 수유리) 등 6명(이하 가나다 순)이 참석했다. 사진=박현군 기자 foodnews·이동은 기자 lde@


△여러분이 속한 전국호프연합에 대해 소개해 달라.
이진아 : 우리는 처음에 ‘호프집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의 모임(이하 호운사)’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가 너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모이게 됐다.

이창호 : 호운사에서 모이던 사람들 중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사람들이 처음에는 코로나19 사태에서의 대응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형태로 모임을 만들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과정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경영주들이 배제되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이에 코로나19 이후에도 이런 일들(호프업종에 대한 부당한 결정)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 모임이 코로나19를 위해서만 모이는 한시적 조직으로 끝나지 않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에 따라 전국호프연합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이 모임을 계속 존속시켜 나가겠다는 회원들의 의지이기도 하다.

△음식점 등 외식업계가 집합제한조치를 받고 있다. 어느정도 타격이 있나.
이창호 : 집합제한조치는 지난해 3차례 발동됐으며 지난해 11월 23일 발동된 제3차 집합제한조치로 인한 타격이 가장 컸다. 집합제한조치는 정확하게 말하면 영업을 금지하지는 않지만 오후 9시까지만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9시 제한을 10시까지로 늘려줬다. 그러나 우리들에게는 의미가 없다. 호프집은 식당에서 1차로 저녁을 먹은 후 가볍게 한잔하면서 교제를 하기 위해 찾는 곳이다. 그래서 보통은 오후 8시는 돼야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8시가 넘어서 가게에 들어갔는데 30분 혹은 1시간 안에 빨리 먹고 나가라고 한다면 누가 그 집에 들어가겠나? 그런 의미에서 호프 업종에 종사하는 우리에게는 9시 제한이든 10시 제한이든 영업금지 조치와 같다. 실제 전국호프연합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매출 데이터를 뽑아 봤는데 2019년도 대비 73% 정도 매출이 하락한 것으로 나왔다. 이것도 일부 피해가 경미한 사장들의 데이터가 포함된 평균치다. 반면 고정비에 해당하는 임대료와 공과금의 경우 같은 기간 대비 4% 정도 감소했다. 

김영규 :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인한 집합제한조치가 시행된 지난해 11월 28일 이전과 이후로 나눠서 이야기해 보겠다. 매출 기준으로 80% 하락했다. 정확한 매출을 공개하면 지난해 10월 매출이 4500만 원이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성수기였던 지난해 12월에는 98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1월에는 매출이 250만 원이었다. 상당히 많이 번 것 같지만, 반면 고정비는 대출 상환금을 제외하고도 인건비·임대료·공과금 등 1500~1800만 원씩 지출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적자인 셈이다. 물론 지금은 종업원들이 모두 퇴직했기 때문에 인건비가 없지만, 임대료와 공과금은 계속 나간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냥 망한 것이다.

이진아 : 11월 이후 월 매출액이 200만 원 정도다. 이제 직원이 없어서 인건비 지출은 없지만, 임대료와 세금·공과금 등 고정비를 감안하면 결국 적자다.

이연희 : 고정비로 아르바이트 급여가 나갔었는데 이제는 혼자 한다. 그래도 매출액이 거의 없어서 임대료만큼 적자다.

이기봉 : 나도 마찬가지다. 매출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 11일 전국호프연합 관계자들과 서울 신용산의 한 호프집에서 만나 정부의 코로나19 방역대책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기봉 사장(서울 강남), 이연희 사장(인천시 미추홀구), 이진아 사장(서울 수유리), 공신 사무국장(서울 잠실), 이창호 공동대표(서울 강남), 김영규 사장(서울 신용산)
지난 11일 전국호프연합 관계자들과 서울 신용산의 한 호프집에서 만나 정부의 코로나19 방역대책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기봉 사장(서울 강남), 이연희 사장(인천시 미추홀구), 이진아 사장(서울 수유리), 공신 사무국장(서울 잠실), 이창호 공동대표(서울 강남), 김영규 사장(서울 신용산)

 

△지금은 거리에 사람들도 많이 다니고 있다. 경기가 조금 좋아지지 않았나.
이기봉 : 영업 제한이 살아 있는 한 의미가 없다. 최근 들어 손님들이 꽉 차는 모습이 보이더라도 우리들에게는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임대료가 엄청나게 비싸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강남권의 임대료를 예로 들면 30평 기준으로 월세가 대략 1000만 원에 달한다.

김영규 : 부연설명을 하겠다. 일반적으로 손님 한 팀이 저녁에 지인과 소주 한 병에 안주를 시켜서 먹는다고 가정하면 보통 한 테이블에 비싸봐야 3만 원 정도 계산된다. 그런데 30평 기준 업소에서 현재의 거리두기를 지키는 상황이라면 테이블이 10개 정도 있게 된다. 그러므로 이 테이블에 손님이 꽉 찼을 경우 30만 원의 매출이 나온다. 그런데 보통 호프집에 와서 머무는 시간이 2시간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인 6시부터 집합 제한 시간인 10시까지 벌 수 있는 돈이 하루 60만 원이고 한달에 1800만 원이 최대다. 서울 강남지역에서 30평 기준 임대료가 월 1000만 원이고 재료비가 매출대비 평균 35%임을 감안하면 세금과 공과금을 내기에도 부족하다. 

이창호 : 회원 중 어떤 이는 강남에서 여러 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월 임대료만 5000만 원 이상 지출해 왔다. 그러나 11월부터 집합제한조치로 인해 4개월 동안 영업을 제대로 못한 결과 공과금만 내기에도 벅차 임대료는 내지 못했다. 결국 가만히 앉아서 2억 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조금 더 고통을 감내하고 노력하자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고 사회적 분위기인 것 같다.
이창호 : 지금이 전쟁이라면 정부는 전선에 나가 있는 병사들에게 보급을 지원해 줘야 한다. 병사들을 내보내 놓고 총알도 지원해 주지 않는 상황에서 너희들이 알아서 싸우라고 명령만 할 수는 없다. 직장인들은 최악의 경우 회사가 어려워져서 직장을 그만두면 수입이 제로가 된다. 그러나 우리 자영업자들은 영업하지 못하면 매출 0원이 아니라 임대료·창업을 위한 대출금의 잔액 등 고정비 지출로 인해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가 지원한 것이 없다. 이것을 먼저 집고 넘어가야 한다.

이연희 : 더이상 버틸 수 없다. 버틸 여력이 없다. 정부가 집합제한조치를 내렸던 지난해 여름부터 어려워졌지만 아르바이트 직원과 함께 어떻게 해서든 꾸려나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또다시 집합제한조치가 발동되면서부터 도저히 방법이 없어서 결국 직원을 퇴사시키고 혼자서 근근이 버텨오기를 4개월째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도 한계에 봉착했다. 

△정부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책대출을 지원했다. 어느 정도 도움이 됐나.
이창호 : 정책자금도 그냥 주는 것이 아니다. 금액 제한이 있다. 이미 정책자금을 원하더라도 대출 한도가 모두 차있는 사람에게는 자금지원이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대출을 가지고 있다. 이미 대출 한도를 모두 쓴 사람들은 어떻게 지원을 받나?

이기봉 : 소상공인 정책대출을 받아서 그 돈으로 월세를 내고 잠시 숨통을 틔울 수는 있지만 결국은 우리가 벌어서 갚아야 한다. 그런데 정부가 장사를 하지 못하게 막아놓았는데 우리가 대출금을 어떻게 갚을 수 있나?

이연희 : 내 경우는 대출을 받고 싶었다. 받아서 어려움을 해소하고 싶었다. 그러나 받지 못했다.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 갚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금융지원도 결국 갚아야 할 빚인데 매출이 나와야 갚을 수 있을 것 아닌가? 집합제한조치를 당한 이후로는 계속 빚만 늘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책대출을 받아서 점포를 유지하더라도 갚아야 할 시점이 왔을 때 갚지 못하면 결국 신용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공신 : 지난해 3000만 원을 지원받아 썼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정책대출을 이용하지 않았던 이연희 사장님의 판단이 더 현명했다는 생각이 든다.

김영규 : 물론 정부의 정책대출은 기존 대출과는 다르다. 정부의 배려 속에 더 수월하게 갚아나갈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장사하지 못하도록 막은 상황에서는 그조차도 버겁다는 것이다. 

△금융지원 외에도 정부는 세제 혜택과 재난지원금 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공신 : 정부의 세금 혜택도 다르지 않다. 정부의 정책은 부가세 감면이 아니라 유예다. 즉 4개월 후에는 지금의 부가세와 당시 세금을 합쳐서 내야 하는데 그 시점에서 집합제한조치가 풀리지 않는다면 결국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4차 재난지원금의 경우 자영업자당 평균적으로 지급받는 금액이 400만 원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공과금으로 빠져나가는 금액이 400만 원 이상이기 때문에 결국 의미가 없다. 차라리 추가 도움을 주기보다 세금과 공과금 등을 한시적으로 감면해 주는 것이 더 좋다. 

이창호 : 더구나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국민연금 부과액은 계속 나온다. 만약 돈이 없어서 내지 못하면 압류통지가 나온다. 이게 현실이다. 정부는 이 와중에서도 받을 것은 다 받아내려고 한다. 그런 것부터 끊어줘야 한다. 먼저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부터 한시적으로라도 감면해 줘야 한다.

△착한 임대인 운동이 많이 일어났다. 어느 정도 도움이 됐나?
이창호 : 내 경우 착한 임대인 혜택은 없었다. 건물주 입장도 이해된다. 

이연희 : 지난해 12월에 참다 못해 주인에게 연락했다. 올해로 그 건물에 10년 동안 입주해 있었고 월세도 한 번도 밀리지 않았다. 그래서 착한 임대인 부탁을 했는데 건물주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 상황에서 뭐라고 할 수 있나. 

△정부가 이달 중 발표를 앞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의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창호 : 거리두기 개편안은 당연히 나와야 한다. 그러나 조선일보 등 언론에서 발표된 정부의 거리두기 개편안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현재 우리 호프집들이 적용받고 있는 거리두기 규제는 테이블당 1m 거리두기 혹은 칸막이 설치다. 그런데 언론에 따르면 정부의 거리두기 개편안에서는 8㎡당 1명 씩 거리두기 원칙을 정했다. 8㎡당 1명 원칙은 대형 뷔페나 집단급식소 등에서나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유흥주점이 아닌 일반음식점에 해당하는 호프집들은 대부분 99㎡(30평) 미만이다. 99㎡ 기준으로 하면 3테이블 정도 놓을 수 있다. 특히 호프집의 경우 실질적으로 하루 3시간 영업해서 회전율이 많아야 2회전인데 임대료조차 제대로 내기 힘들다.

김영규 : 내 경우를 말하자면 매장이 43㎡(13평)이니까 서빙과 주방일을 해야 하는 나를 포함해서 한 번에 최대 6명까지 받을 수 있다. 테이블로는 두 테이블이다. 손님이 7명 이상이면 받지를 못하고 6명이 올 경우 술과 음식을 빨리 주고 저는 가게 밖으로 피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에 7명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해 주더라도 소용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공신 : 물론 정부가 자영업자들에게 나쁜 마음을 먹은 것은 아닐 것이다. 나름대로 배려하고 생각해준다고 했겠지만 결과적으로 자영업자들을 고사시키는 안이 나왔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직원들과 함께 어떻게든 버텨왔고 지난해 11월부터는 직원들을 모두 내보낸 후 4개월 동안 악착같이 버텨왔지만 만약 8㎡안이 바뀌지 않고 강행된다면 더 이상 선택의 여지는 없다. 

△여러분들의 요구는 집합제한 해제인 것 같다. 그러나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은 것 같다. 타협안은 없을까?
이진아 : 우리가 정부에게 부탁하는 것은 딱 하나다. 장사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는 것이다. 

이연희 : 영업 제한을 푸는 것은 우리에게 선택이 아니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자 살아남기 위한 절박한 호소다. 문재인 대통령도 앞으로의 방역은 자율과 책임에 의해서 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자율권도 주고 책임도 지워야 하는 것 아니냐. 그리고 사람들의 모임이 막는다고 막히는 것이 아니다. 한 예로 백화점과 지하철에는 사람들이 붐빈다. 거리두기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김영규 : 보통 식당들은 아침에 열어서 저녁에 닫는다. 그런데 우리 호프집들은 보통 저녁에 문열고 장사하는데 저녁에 3시간만 문 열고 일하라는 것이 비합리적이다. 공산당도 그렇게는 안한다. 

공신 : 회사원에 비유하자면 8시간 근무 중에서 2시간만 근무하는 대신 급여의 80%를 받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정부가 엉뚱한 아이디어를 짜서 더 뭔가를 하지 말고 영업 시간만 풀어줘도 좋겠다. 아니면 아예 업종에 맞게 집합 시간을 조절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음식점은 밤 12시간 동안 집합을 금지하고 우리는 낮 12시간 동안 집합을 금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창호 : 정부 당국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에게 집합 제한은 장사하지 말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중 음식점에서 발생한 비율은 2% 미만으로 알려졌다. 고작 그 정도 비중 때문에 전국의 모든 음식점이 다 문을 닫는 것이 말이 되나. 지금까지 정부가 일방적으로 낸 대책들이 모두 다 자영업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 이는 길을 가다가 보이는 가게에 손님이 많이 있는 모습을 보고 “이제 자영업자들이 잘 되나보다”라고 생각하는, 즉 현장을 모르는 사람들이 대책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현장과 소통하면서 우리에게 자율과 책임을 부여하는 대책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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