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5주년 특집호] 대체육, 2040년 육류 시장 60% 차지… 업계 잰걸음
[창간 25주년 특집호] 대체육, 2040년 육류 시장 60% 차지… 업계 잰걸음
  • 박현군 기자 foodnews@foodbank.co.kr・이서영 기자
  • 승인 2021.06.2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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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트렌드에서 일상으로① ‘대체육’
대상·농심 대체육 기술개발에 박차···정부, 법적 개념정리부터 재정립해야

비건·대체육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식품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대체육은 수 년 전부터 식품업계가 미래 트렌드로 주목해 왔었다. 실제 CJ제일제당, 대상, 농심(태경농산), 풀무원, SPC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비건·대체육 관련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R&D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부족으로 이 분야는 그동안 미래시장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최근 비건과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대체육 시장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사진=각사 제공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체육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8월 한 달 간 ㈜마크로엠브레인의 소비자패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체육 인지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식물성 대체육에 대해 응답자의 79.%(790명)가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56.6%(566명)가 “들어본 적 있다”고 응답했고 20.2%는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2.2%는 “자세히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실제 먹어본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33.3%(263명)가 “실제로 먹어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동물성 세포 배양 방식의 대체육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9.9%(499명)가 인지하고 있었다. 이 중 9.1%(91명)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0.6%(6명)는  “자세하게 알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 50.1%(501명)는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한 14.8%(74명)는 동물성 대체육을 “먹어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아진 것은 친환경 인식 확대·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소비자들의 의식전환에 따른 것도 있지만 최근 출시되는 대체육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식물성 대체육을 먹어본 경험자 263명과 동물성 대체육을 먹어본 74명을 대상으로 맛·가격·안전성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 결과 맛에 대한 평가에서 식물성 대체육은  ‘만족한다’ 52명(19.8%), ‘보통’ 132명(50.2%), ‘만족하지 않는다’ 60명(2.8%), ‘매우 만족하지 않는다’ 13명(4.9%), 동물성 대체육은 ‘만족한다’ 21명(28.4%), ‘보통’ 37명(50.0%), ‘만족하지 않는다’ 10명(13.5%), ‘매우 만족 하지 않는다’ 2명(2.7%)으로 평가됐다. 

국내 최초로 식물성 고기를 선보인 지구인컴퍼니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
국내 최초로 식물성 고기를 선보인 지구인컴퍼니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

지구인컴퍼니, 국내 최초 식물성 고기 선보여 
국내 대체육 시장은 푸드테크기업 지구인컴퍼니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구인컴퍼니는 2019년 10월 국내 최초로 식물성 고기 ‘언리미트’를 선보이며 롯데푸드와 함께 국내 대체육 시장의 선두업체로 부상했다. 지구인컴퍼니에 따르면 소고기 대신 언리미트 230g을 먹게되면 30년 된 소나무 1.8그루가 연간 탄소를 흡수하는 양과 같은 탄소 저감 효과를 낼 수 있다.

지구인컴퍼니는 언리미트 슬라이스, 버거패트, 민스 등을 차례로 출시했고 올해 초 폴드 바비큐를 선보였다. 현재는 언리미트 소시지와 치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프레시코드와 함께 ‘언리미트 타코 샐러드’를 출시하고 서브웨이와 함께 ‘얼터밋 썹’ 샌드위치를 내놓았으며 지난 4월에는 편의점 CU와 함께 채식주의 도시락을 출시하는 등 대체육 저변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롯데푸드의 대체육 브랜드 ‘제로미트’.
롯데푸드의 대체육 브랜드 ‘제로미트’.

롯데푸드·동원F&B, 대체육 쌍끌이
대체육 제품을 국내 시장에서 가장 먼저 출시한 곳은 롯데푸드다. 롯데푸드는 지구인컴퍼니보다 6개월 앞선 2019년 4월 대체육 브랜드 ‘제로미트’를 출시하며 국내 대체육 시장을 열었다.

제로미트는 대두와 밀에서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추출해 만든 제품으로 롯데푸드가 롯데중앙연구소·롯데정밀화학과 함께 2017년부터 2년 간 개발했다. 제로미트는 대두 단백질로 만든 함박스테이크와 밀 추출 단백질로 만든 너겟·까스류로 구성돼 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대체육은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소비 등의 측면도 있지만 비만(콜레스테롤·트랜스지방) 걱정 없이 맛있는 한 끼를 즐기고 싶은 사람, 운동 후 혹은 늦은 저녁에도 부담없는 식사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다”고 말했다. 제로미트는 출시 후 2년 만에 총 12만 개 가량이 팔려나갔다.

대체육 기술을 개발한 롯데중앙연구소 관계자는 “대체육은 아직까지 고기의 완전한 맛과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 꾸준한 기술개발이 필요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윤리·환경적 가치소비와 건강·면역력 중시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시장은 더 빠르게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대체육 기술이 발달되면 시장은 더욱 빠르게 열리고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농심그룹 계열사 태경농산은 지난 1월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했다.
농심그룹 계열사 태경농산은 지난 1월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했다.

농심그룹 계열사 태경농산도 지난 1월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하고 알찬만두, 떡갈비, 완자, 탕수육, 브이민스, 브이패티 등을 출시했다. 이들은 농심이 독자 개발한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HMMA) 공법을 적용했으며 특히 식물성 치즈는 농심이 국내 최초로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또한 풀무원은 지난해 7월 해외 대체육 선두업체인 블루날루와 ‘세포배양 해산물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말 세포배양 해산물의 국내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동원F&B는 미국의 대체육 선두업체 비욘드미트와 국내 시장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대체육 유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원F&B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비건 인구는 150만 명 정도로 2008년 15만 명에 비해 10배 늘어났다. 특히 가치소비와 건강한 소비는 MZ세대의 특징이기 때문에 시장 규모도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원F&B는 대체육 개발보다 비욘드미트 유통에 집중할 계획이다.

SPC그룹도 미국 푸드테크 기업 저스트와 기술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SPC그룹은 녹두·밀 등의 식물성 단백질에서 추출한 DNA를 SPC프레시푸드팩토리에서 배양·제품화한 후 SPC삼립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저스트는 SPC프레시푸드팩토리에 식물성 단백질을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저스트에그, 저스트 마요, 저스트 드레싱을 만드는 과정에 기술을 지원한다.

증권업계와 식품업계는 대체육 시장과 관련 샘표식품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샘표식품은 대체육 관련 기술 개발의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는 “샘표식품은 국내 최대 발효전문연구소를 보유한 기업으로 식물성고기 원천기술의 핵심인 발효기술에서 강점을 이미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대체육 제조기술의 핵심은 식물에서 고기의 맛을 모방할 수 있는 유전자 추출과 추출한 유전자를 효모에 주입해 배양하는 발효기술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발효기술은 대체육의 대량생산의 핵심으로 상업성 면에서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대체육 관련 연구를 진행했지만 발효기술의 확장 차원이었을 뿐”이라며 “아직까지는 대체육 시장 진입을 염두에 두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식품업계 관계자는 “샘표식품은 대체육 관련 기초 기술은 이미 확보된 상태”라며 “언제든 대체육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라고 말했다.

대상은 국내 푸드테크 업체인 엑셀세라퓨틱스와 함께 동물성 대체육인 배양육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배양육은 실제 살아있는 동물에서 원하는 부위의 세포를 추출한 후 세포공학 기술로 배양해 생산하는 인공고기다. 대상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중요한 부위는 넘어섰으며 이르면 2023년 동물성 대체육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투썸플레이스에서 올해 초 선보인 ‘대체육 파니니’ 샌드위치.
투썸플레이스에서 올해 초 선보인 ‘대체육 파니니’ 샌드위치.

프랜차이즈업계의 대체육 출시 시동
투썸플레이스는 올해 초 출시한 ‘대체육 파니니’ 샌드위치가 샌드위치 상품군 중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이와 관련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간 누적 판매량이 이미 목표치를 훌쩍 넘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대체육 상품의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지난해 12월 롯데리아의 ‘스위트 어스 어썸 햄버거’ 출시를 시작으로 대체육 열풍이 불고 있다. 뒤이어 버거킹은 지난 2월 ‘플랜트 와퍼’를 출시해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었고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도 지난달 대체육 치킨너겟을 출시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대체육 치킨너겟은 출시 한 달만에 누적판매량 10만 개를 돌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 대체육 가이드라인 제정해야
그러나 대체육 시장이 커 나가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식물성 고기·배양육 등을 ‘식품’의 한 분야로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협회와 각 연구기관에 따르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35년 약 337조 원 규모로 성장하고 2040년에 전 세계 육류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대체육 시장규모에 대해서는 정부 뿐만 아니라 어느 연구기관도 제대로 된 답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체육과 관련된 분야가 제대로 정립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각 식품업계의 관련 매출을 분석할 때 중복·누락 등 부정확한 결과를 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상 관계자는 “대체육 분야는 식품업계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꾸준하게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며 “체계적인 정책적 지원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식품공전과 관련 법령에 대체육 등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도 “‘대체육’이라는 단어의 적합성, 대체육·배양육에 대한 정의와 가이드라인 등이 제시돼야 한다”며 “이는 법적 영역과도 걸쳐지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연구해야 한다. 또한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지원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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