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웨건(band wagon) 효과의 교훈
밴드웨건(band wagon) 효과의 교훈
  • 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 외식테라피연구소장
  • 승인 2021.09.08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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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웨건(band wagon) 효과란 경제학에서 소비자가 어떤 선택을 할 때 대중적 유행을 따라가는 현상으로, 다른 사람의 소비 형태에 집중적으로 동질의 영향력이 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밴드웨건은 미국 서부개척시대의 역마차를 가리키는 말로 축제 등에서 선두에서 행렬을 이끌며 흥을 돋우는 마차나 자동차를 뜻한다. 경제적으로 재화나 상품의 수요에 대중적 인기가 높아지면 이런 경향을 따르는 새로운 소비자가 늘어 결국 수요가 증가하게 되는 현상과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많은 기업에서는 이러한 효과를 활용해 소비자의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한다. 특히 각종 정보가 넘쳐나고 공유의 범위가 무한대이며 순식간에 정보를 퍼뜨릴 수 있는 SNS가 존재하는 요즘 밴드웨건 효과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외식시장에서도 밴드웨건 효과는 예외가 아니다. 각종 방송 매체에서는 매일 다양한 음식과 음식점 정보를 쏟아내기 바쁜 세상이다. 그런 정보는 마치 밴드웨건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SNS를 통해 순식간에 일파만파 알려지게 되고 그로 인해 해당 음식점은 인산인해의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된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영세한 음식점은 어떻게 해서든지 방송 출연을 기대한다. 검증되지 않은 개인들이 퍼 나르는 SNS 정보와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손님들로 음식점은 순간적인 달콤함을 맛보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달콤함도 잠시, 자칫하면 사업에 독이 될 수도 있다.

밴드웨건 효과를 기업의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려면 크게 두 가지를 경계하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첫째는 ‘스놉(snob) 효과’를 경계해야 한다. 스놉 효과란 특정 상품을 소비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상품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고 값이 오르면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사람에 따라 유명세를 탄 음식점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그런 곳을 외면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밴드웨건 효과에 의해서 방송이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간 음식점에서 기대 이하의 경험을 반복하게 된다면 어느새 스놉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당장 손님이 많아졌다고 좋아만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줄어드는 손님으로 당황하게 되는 건 시간 문제가 될 수 있다. 

둘째로 경계해야 할 것은 ‘품질과 가치’에 관한 것이다. 최근 아들과 함께 서울 여의도의 명소가 된 유명 백화점에 간 적이 있다. 마침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꼭대기에 있는 전문 식당가를 찾았다. 아들이 선택한 곳에 들어가 보니 손님들이 꽤 많아 보여 나름 괜찮은 곳인가보다 생각하고 메뉴를 펼쳐 봤다. 여러 번 접혀서 펼쳐 보이게 만든 메뉴판의 접힌 부분이 어느새 너덜너덜해져 거의 떨어져 나갈 정도로 낡았고 표지 부분은 절반 정도 찢어져 있는 상태였다.

처음에는 이것도 나름 콘셉트인가 하고 지나쳤지만 종업원들의 서비스 태도와 음식을 보면서 운영과 관리가 허술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옆 테이블 손님에게 오후 3시에는 브레이크 타임이라서 손님들도 모두 나가야 한다는 안내 멘트를 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듣게 됐다. 우린 2시가 조금 넘어서 입장을 했는데 입장할 때나 주문할 때에도 그런 안내를 받지 못했다. 아마도 미리 알았다면 이용하지 않았을 텐데 주문하고 나서 2시 30분 정도에 마지막 주문 시간인데 더 필요한 것이 없냐는 안내만 받았을 뿐이다. 

메뉴 가격도 아무리 고급 백화점 전문 식당가에 입점했다지만 꽤 비쌌고 가격 대비 음식의 양은 절반 정도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유명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에서 만든 외식 브랜드라고 해서 더욱 놀랐다. 나름 유명세를 타고 있을 텐데 제공하는 상품의 품질과 가치가 이렇게 떨어진다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언제까지 밴드웨건 효과가 계속해서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그 효과를 지속시키고 더 나아가 스놉 효과 마저 관리하려면 ‘고품질’과 ‘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에 모든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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