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효능의 과학적 규명·김치산업 신기술 개발에 집중”
“김치효능의 과학적 규명·김치산업 신기술 개발에 집중”
  • 박현군 기자
  • 승인 2021.10.18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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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해춘 세계김치연구소장
장해춘 세계김치연구소장.
장해춘 세계김치연구소장은 한국의 김치문화와 김치산업이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사진=세계김치연구소 제공

 

국책연구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총력 
김치 산업계에 도움되는 다양한 기술 개발·보급
김치 우수성 과학적으로 증명해 전 세계인에게 알릴 것

 

장해춘 세계김치연구소장이 지난 8월 30일 취임 이후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소장은 김치의 과학적 원리 규명, 중국의 김치공정 등 이슈에 대한 적극적 대응 등을 통해 김치 진흥의 중심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본지는 장해춘 소장과 인터뷰를 통해 세계김치연구소의 운영방안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김치에 대한 과학화와 산업화를 선도해 나가는 연구소가 되겠습니다”
장해춘 세계김치연구소장의 말이다. 장 소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김치의 우수성에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를 기회로 한국의 김치문화와 김치산업이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계김치연구소 소장 취임 후 포부와 세계김치연구소의 발전 방향과 비전이 있다면.
=세계김치연구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연구기관이다. 연구소의 정체성 확립과 역동적인 대내외 환경 속에서 정책과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국책연구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를 위해 3가지 경영방향을 설정했다.

첫째, 김치 발효과학 전문 R&D기관으로서 연구 기능을 강화해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김치 관련 핵심 기초‧원천기술과 국내·외 김치 관련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특성화 기술 개발을 위한 R&D 기능을 집중 강화시킬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관련 분야 전문가 네트워크 구성 등 우수한 인적 자원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체계적인 연구소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둘째, 김치 산업계와 융합해 ‘김치 산업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김치 산업의 전방위 지원과 진흥 역할을 강화해 김치산업체 수요자 중심의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연구소가 개발한 기술이 김치 산업계의 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다. 또한, 연구소가 보유한 핵심 기술을 타 분야 기술과 융합해 나갈 것이다.

셋째, 글로벌 강소 연구소로 육성해 김치 문화를 세계적으로 확산하겠다. 김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건강한 식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세계인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세계김치연구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세계에서 인정받는 연구기관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연구소만의 창의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할 것이다. 아울러 국내·외 선진연구기관들과 활발히 교류하는 등 김치연구소를 글로벌 강소연구소로 육성해 김치의 세계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세계김치연구소 조직을 ‘기술혁신연구본부’, ‘김치산업진흥본부’, ‘경영본부’ 등으로 개편했다. 이는 연구·경영 분야 활성화 및 효율화를 이루기 위한 것이다.

먼저 기술혁신연구본부는 김치 관련 핵심 기초·원천기술과 국내·외 김치 현안 대응 특성화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연구(R&D) 기능을 집중·강화했다. 김치산업진흥본부는 김치 산업의 전방위 지원 및 진흥 역할을 강화했다. 

김치산업진흥본부는 김치산업체와 협업해 수요자 중심의 기술을 개발하고 김치산업 대중화와 세계화에 기여하는 역할을 맞게 된다. 경영본부는 효율적 기관 운영을 위한 관리체계 확립 및 연구몰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기존 부 단위에서 본부 단위로 개편하고, 하위 부서는 고유 미션을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또한 전략기획부를 소장 직속부서로 편제했다. 전략기획부는 김치 관련 사회·경제적 이슈에 대한 문제해결형 정책 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내·외부 환경 변화에 맞춰 기관 운영 전략 수립과 연구사업 기획을 중점 수행하는 등 연구소 싱크탱크(think-tank)의 역할을 감당해 나갈 것이다. 

△김치가 한국을 대표하는 발효식품으로서 다른 나라의 절임식품에 비해 어떤 특성이 있는지.
=김치는 우리 선조들이 만들어낸 ‘발효과학의 결정체’다. 김치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을 보면 채소를 섭취하기 힘든 겨울철에도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분을 공급받기 위해 채소의 저장기간을 늘리고자 만들어진 것으로, 이 과정에서 ‘절임’, ‘발효’의 과정을 거치면서 보다 과학적인 식품으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됐던 중국의 파오차이는 소금과 산초 잎 등 향신료를 넣고 끓인 후 식힌 염수에 각종 채소를 넣은 ‘절임식품’으로 우리가 흔히 먹는 피클과 유사하다. 고농도의 염수를 사용하다보니 김치에 비해 미생물 증식이 원활하지 않아 숙성된 김치에 비해서는 유산균 수가 1/100∼1/1000 수준에 불과하고 우리 김치처럼 다양한 풍미를 주는 발효미도 강하지 않다.

반면 김치는 배추와 고춧가루, 마늘, 생강, 젓갈 등 여러 가지 원·부재료를 섞어 발효시킴으로써 독특한 맛과 풍미를 나타냄과 동시에 원재료에 없던 새로운 영양 물질과 살아있는 많은 유산균을 섭취할 수 있다. 기존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김치의 원·부재료와 더불어 유산균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원료 채소가 갖고 있는 식이섬유, 비타민류, 폴리페놀 화합물, 카로틴 등의 성분과 더불어 다양한 유산균 발효대사산물들에 의해 노화를 억제하는 항산화능, 항암활성, 항비만능, 항콜레스테롤능, 정장작용능, 면역조절 기능 등이 이미 과학적으로 규명된 바 있다.

이밖에도 아직 규명되지 않은 김치의 기능성 및 효능에 대한 연구는 우리 세계김치연구소가 해야 할 일이다. 향후 김치는 발효음식일 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자원으로 인식될 것이다.

△김치의 항 코로나19 효과에 대한 후속연구의  진행상황은 어떠한지.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치료제 개발과 함께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건강식품이나 생활습관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연구소도 코로나19에 대한 김치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전북대학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전통발효식품 기반 고위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기술 선행융합연구’를 수행했다.

해당 연구과제 수행을 통해 김치추출물 및 다양한 김치에서 분리한 김치유산균으로부터 항바이러스 효능을 가진 후보 소재들을 발굴했으며 특히 신종코로나바이러스(SARS-CoV-2) 감염동물모델을 이용한 전임상 효능 평가 결과, 김치추출물 1종 및 김치유산균 1종이 폐 조직 내에 바이러스 검출량을 대조군 대비 약 80% 정도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본 연구 결과는 김치와 김치유산균이 고위험 신변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감염 제어 소재로의 활용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향후 해당 성과를 식의약 소재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후보 소재의 작용 기전 및 면역 조절 연구 등이 필수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현재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으로 후속과제 연계를 추진 중이다.

△최근 김치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치 종주국인 우리나라의 식문화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이 김치 종주국 지위를 지키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김치의 영양학적 우수성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지난해 김치 수출량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 일본과 같은 후발국이 무섭게 추격하는 것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김치 종주국으로서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김치의 맛과 위생 등 식품으로서의 기본 자격에 충실하면서도 건강기능적인 측면의 차별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

지난 2013년 김치를 담가 먹는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가족과 이웃이 모여 함께 김치를 만들고 나누는 공동체 문화의 가치로서 한민족 고유 자산이라는 점 등이 높이 평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구식 식생활, 1인 가구 증가 등 급격한 시대 변화 속에서 국민 모두가 김치를 지금처럼 맛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국내·외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김치의 맛을 개발하고 전 세계에 확산해야 한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우리나라의 전통발효식품인 김치의 우수성을 종합적으로 연구해 김치 산업을 발전시키고 김치를 세계화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따라서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 제고를 위해 김치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전 세계인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또한 각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반찬 개념으로서의 김치와 산업적 측면의 김치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김치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량생산 산업화 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력이 요구된다. 이에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차별화된 원천기술을 제공해 고품질 김치 생산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것이다. 

최근 식품 최초의 법정기념일인 ‘김치의 날’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지정하는 결의안이 통과됐다. 김치의 날(11월 22일)은 김치산업의 진흥과 김치 문화를 계승‧발전하고 국민들에게 김치의 영양적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캘리포니아주 김치의 날’ 결의문에 ‘한국은 김치 종주국(Korea is the country of origin of kimchi)’이라는 점이 명문화돼 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도 ‘김치=한국’이라는 공식을 확산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도 지속할 것이다.

△최근 중소 김치업체들은 인프라·기술력 등의 한계로 인해 대기업에 비해 수출 비중이 저조하다. 중소 김치업계들의 수출을 돕기 위한 방안은.
=국내 몇몇 김치 대기업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R&D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자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소김치제조업체는 영세해 김치의 맛과 위생, 품질을 유지시킬 수 있는 기술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세계김치연구소는 중소김치제조업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용 기술을 개발해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김치종균이다. 김치는 계절별로 원부재료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아 동일한 레시피로 제조한 김치라 하더라도 발효를 주도하는 유산균의 종류가 달라져 맛의 차이가 발생한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종균을 개발해 김치 제조 시 적용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김치업체들은 균주 개발 및 전문 인력 부족 등 자체적으로 종균 확보가 불가능해 자연발효 방식에 의존해왔다. 

이에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종균을 개발해 지난해부터 정부와 협력을 통해 중소김치업체에 무상으로 보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지난해 김치종균 2톤(종균김치 2000톤 생산 분량)을 중소김치업체 23개소에 보급을 완료했다. 올해도 4톤을 추가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소김치업체들의 가격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김치의 맛과 품질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 수출에 있어서도 대기업과 중소업체가 협력해 김치 산업계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최근 EU 복합식품 수입규정이 개정돼 김치와 같이 동물성 원료(젓갈 등)를 극미량이라도 포함하는 경우, 통관 과정에서 원료 제조시설의 EU수출작업장등록인증서 제출이 의무화됐다.

대기업(대상, CJ제일제당)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업체는 EU수출작업장으로 등록돼 있지 않아 세계김치연구소는 대기업에 협조 요청해 EU 인증 젓갈을 중소김치업체에 공급해줄 수 있도록 제안해 수출 위기를 극복했으며, 이는 민관 협력을 통한 적극행정 우수사례에 선정된 바 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앞으로도 김치 산업계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보급하고 대중소 상생 협력 모델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급증하고 있는 세계 시장의 수출 수요를 견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 김치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지를 통해 식품·외식인들과 관련 정부 기관 관계자들 그리고 식품과 외식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식품으로서 우리의 식탁에 빠질 수 없는 음식이자 독특한 맛과 풍미는 물론 원재료에 없던 새로운 영양물질과 살아있는 많은 유산균을 섭취할 수 있는 건강한 식품이다. 

세계인들도 김치의 우수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멕시코에서는 김치를 ‘영혼을 달래는 음식’이라고 소개했고, 영국에서는 샌드위치나 샐러드, 버거에 김치를 넣어 활용하라고 추천하기도 한다. 이처럼 한국인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는 소울푸드인 김치가 글로벌 건강 트렌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김치가 다양한 국가의 더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이 되기 위해서는 품질을 차별화 시키고, 고급화 전략을 앞세워 우리 김치의 맛과 우수성을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더불어 김치는 배추나 무를 소금에 절여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발효시킨 식품에서 더 나아가 각 나라의 현지인들이 즐겨먹는 채소나 식재료를 원부재료로 활용한 김치를 개발해 현지화하는 것도 김치를 세계화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밝히고, 김치산업계이 요구하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김치 품질을 높이는 데 힘쓸 계획이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세계김치연구소가 중미경제통합은행의 특별초청을 받아 지난 9월 2일~3일 양일 간 온두라스 테구시갈파에서 중미각국 외교사절 및 중미경제통합은행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김치·장류 전시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만찬 행사에 함께 참석한 이하연 대한민국김치협회 회장이 참석자들에게 김치를 건네주는 모습(위)과 여섯 종류의 김치가 전시된 장면.사진=세계김치연구소 제공
세계김치연구소가 중미경제통합은행의 특별초청을 받아 지난 9월 2일~3일 양일 간 온두라스 테구시갈파에서 중미각국 외교사절 및 중미경제통합은행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김치·장류 전시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만찬 행사에 함께 참석한 이하연 대한민국김치협회 회장이 참석자들에게 김치를 건네주는 모습(위)과 여섯 종류의 김치가 전시된 장면.사진=세계김치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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