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傾聽)
경청(傾聽)
  • 윤광희 win-win노사관계연구소 소장, 법학박사·공인노무사·한경대 겸임 교수
  • 승인 2021.11.0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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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들과 상호 주장의 불일치로 갈등을 겪고 논쟁을 한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상대방에게 자기의 주장을 강요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주장에 반박한다. 그 과정 중에 서로에게 감정의 상처를 입히거나 자신이 상처를 당하기도 한다. 특히 가까이에 있는 가족이나 직장 동료 간에 주장의 불일치로 갈등을 겪다 보면 가정의 평온과 직장의 화합이 침해를 당하게 된다. 이러한 갈등으로 인한 분쟁은 조직의 효율성을 저하시키고 당사자 모두에게 불행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의 주장과 나의 주장이 서로 충돌할 때에 지혜로운 대처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하버드 대학교 로저 피셔(Roger Fisher) 교수와 윌리암 유리(William Ury) 교수의 win-win협상기법이론과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윌리암 글라써(William Glasser)의 내부통제이론이 가장 명쾌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서로 충돌하는 주장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이론으로서 내 자신만의 원하는 바를 관철시키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상대방이 원하는 바와 내 자신이 원하는 바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우리가 일방적으로 양보하거나 손해를 보는 관계는 오랫동안 지속할 수 없다.

아울러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면 그 또한 관계를 오랫동안 지속하지 않으려 한다. 우리는 상대방과의 사이에서 어느 일방이 이익이고 어느 일방이 손해가 되는 관계는 오래 지속할 수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당장 파탄이 난다. 서로에게 모두 이익이 될 때만 그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어느 한쪽이 손해가 되어야 상대편이 이익이 되지 않을까하여 상호 간에 이익이 모두 달성 가능한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위에서 제시한 이론들에 따르면 상호 간에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으면 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함께 공존해야 하는 가족과 이웃이나 직장의 동료인 경우에는 상호 간에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밝혀내기만 하면 그 원하는 바를 만족시키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노사 간에 분배를 놓고 갈등을 겪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보면 경영진도 회사의 경쟁력에 저하가 되지 않는다면 적절한 보상을 해주고 싶어 하고, 근로자나 노동조합 또한 회사가 지불할 수 있는 능력 범위의 수준이라면 적절하다고 수용하고자 한다. 경영진도 근로자들의 삶이 개선되기를 바라고 근로자들 또한 회사의 경쟁력이 유지되길 원한다.

그런데 그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아내지 못하고 상대방에 대해 오해와 불신으로 나아가서 자신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볼 수 없다고 하면서 상호 간 주장을 강요하다가 갈등을 겪게 된다. 경청은 없고 오직 자신들의 주장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것만이 존재하는 곳에 갈등이 존재하게 된다. 경청이 상호 공존하고 상생하는 지혜를 제시한다.

경청은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찾아내는 해법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상대방과 나에게서 무엇일까? 이것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경청해야 한다.

또한 내 자신에게도 경청해야 한다. 상호 간의 주장 내용의 표면적인 의미가 아니라 내면 깊숙한 곳의 진정으로 원하는 근본을 찾아내야 한다. 경청이라는 단어에 대한 사전적인 의미는 “귀 기울여 듣는 것을 말한다” 또는 “상대의 말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은 물론이며, 그 내면에 깔려 있는 동기(動機)나 정서에 귀를 기울여 듣고 이해된 바를 상대방에게 피드백(feedback)하여 주는 것을 말한다” 등으로 정의돼 있다.

여기에서 경청의 의미는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이나 나의 주장 내용에 대해 “왜 저러한 주장을 할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듣는 것이 경청이다.

보통의 인간은 스스로의 주장의 근본적인 동기는 긍정적인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내세운다. 경청으로 그 근본적인 동기를 밝히거나 찾아내지 않고 표면적인 주장만 계속 되풀이 주고받으면서 갈등을 더 깊게 만들어간다. 상대방의 동기로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긍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그것을 찾아내고 듣는 경청을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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