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지리적표시, 유럽식 PDO·PGI 이원화 방식 도입
김치 지리적표시, 유럽식 PDO·PGI 이원화 방식 도입
  • 박현군 기자
  • 승인 2022.04.0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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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한민국김치협회 주관 ‘김치의 국가명 지리적표시 공청회’서 “김치 세계화 발목잡으면 안돼” 공감대
(사)대한민국김치협회 주관으로 6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김치의 국가명 지리적표시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은 유럽식 PDO·PGI 이원화 방식 도입 방향으로 의견 접근일 이뤘다. 사진은 ‘김치의 국가명 지리적표시 공청회’ 장면. 사진 = 박현군 기자.
(사)대한민국김치협회 주관으로 6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김치의 국가명 지리적표시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은 유럽식 PDO·PGI 이원화 방식 도입 방향으로 의견 접근을 이뤘다. 사진은 ‘김치의 국가명 지리적표시 공청회’ 장면. 사진=박현군 기자 foodnews@

‘김치의 국가명 지리적표시 공청회’가 6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

(사)대한민국김치협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은 △김치 지리적표시제는 한국김치의 세계화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 △김치 지리적표시제가 김치 수출업체들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 △김치 원료의 원산지 문제도 무시할 수 없지만 대한민국 김치의 품질인증 기준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해외공장에서 생산한 김치·주 원료를 외국산으로 만든 김치 등의 겨우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반면 홍성주 (사)한국고추산업연합회 회장은 “김치 제조에 반드시 들어가는 고춧가루 등 원료를 중국산 등으로 사용하면서 지리적표시를 허용한다는 것은 절대 반대입장”이라고 밝혔다. 또한 “혹시 중국산 고춧가루가 포함된 김치를 한국김치로 인정한다면 원산지 표시의 의미는 뭔가”라며 “국내산 고춧가루와 재료로 만든 김치만이 ‘한국김치’로 공식 인정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김치업계를 대표해 토론자로 나선 조상우 풀무원 부사장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고추농가에서 한 해 생산한 제품을 고추장과 기타 제품 사용을 제외하고 김치업계에 제공할 수 있는 분량은 연간 1만여 톤 가량 부족하다”며 “수급 안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충청북도 제천군에서 고춧가루 가공업을 영위하는 이상근 씨는 “일본으로 수출되는 김치에는 멸균처리된 고춧가루를 사용해야 하지만 국내 고춧가루 제조업체들 중 시설을 갖춘 곳이 한 곳도 없어서 100% 중국산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인프라를 먼저 갖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방청객으로 참여한 박성민 대상(주) 식품연구소 실장은 “원료 수급 등의 문제로 모든 수출제품을 완전히 국내산으로만 만들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경우 우리 제품에 ‘한국’ 혹은 ‘KOREA’ 등의 명칭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또 “우리는 미국 등 현지에 김치생산기지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며 “이 경우 대한민국 기업이 한국적 방식으로 만든 김치에 ‘한국’이라는 단어를 전혀 표시할 수 없게 된다면 이 것도 딜레마”라고 첨언했다.

이와 관련 박기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리적표시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으로 우회표시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단체표장 방식은 권리가 침해당했을 때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기업이 해당 국가 법률에 따라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박 실장은 이같은 조언에 대해 “우리의 우려는 김치 지리적 표시제도가 본격 시행됐을 때 현지생산시설에서 만든 제품 등에 ‘한국’ 혹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과 한류 마케팅을 시행하면 국내 기업들로부터 제소를 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라며 “어떤 방식이든 한류와 한국산이라고 소개할 수만 있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김상경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장은 “국가명 지리적표시제도가 원료·제조의 원산지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한류’와 ‘한국산’에 대한 세계인들 관심 등을 고려해 국익과 대승적 관점에서 결정해야 한다”며 “고춧가루 등 원료 생산자 단체들과 김치협회가 자신만의 입장을 내세우기 보다 대승적 관점에서 협의를 통해 접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토론자로 나선 박재홍 영남대학교 교수는 “주원료의 원산지도 중요하지만 김치 제조 공정 기준을 철저하게 관리해서 지리적 표시를 한 김치의 전반적인 품질을 상향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춰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럽의 지리적표시제도는 크게 PDO(Protected Designation of Origin, 원산지명칭보호)와 PGI (Protected Geographical Indication, 지리적표시보호) 제도로 나뉘어져 있다.

이 중 PGI는 제조사와 제조지역에 따라 표시하지만 PDO는 가공식품의 제조사 뿐만 아니라 원료의 원산지까지 해당지역일 때만 표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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