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의 구조조정 바람이 중견식품업계로 번졌다.
지난달 식품업계는 오리온·롯데그룹·동원그룹의 구조조정을 마치고 식품사업의 새 출발을 알렸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그룹은 지난달 1일 건설부문 계열사인 하이랜드디앤씨, 오리온자산개발, 메가마크에 대해 매각을 진행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리온자산개발은 지난해 22억78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전년(20억2300만원 손실)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하이랜드디앤씨도 지난해 17억32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메가마크도 1500만 원을 순손실 냈다. 이들은 지난해뿐만 아니라 수 년간 당기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오리온 그룹 내 경영 부담을 가중시켜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오리온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 곡물가 인상 등 가중되는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 위해 비주력 사업을 줄이고 잘 할 수 있는 사업 위주로 재편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식품 이외의 사업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다. 오리온홀딩스는 지난달 16일 글로벌 백신 전문기업 ‘큐라티스’와 ‘결핵백신 공동개발을 위한 합자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오리온은 이 법인에 총 2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그룹도 식품분야 양대 계열사인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을 진행 중에 있다.
양 사는 지난 3월 23일 각 사 이사회를 통해 합병 결의와 계약을 완료한 후 합병절차를 진행중이다.
양 사의 합병은 오는 7월 1일 완료되며 롯데제과가 롯데푸드를 흡수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진성 롯데푸드 대표는 합병 후 롯데제과의 사내 등기이사로 남아 밀키트 사업 등을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동원그룹도 동원엔터프라이즈를 동원산업에 흡수 합병시키는 방식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동원산업은 지난달 7일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흡수 합병 계약을 마치고 합병절차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1일부터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청산된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이 중복사업 효율화와 사업 시너지 확보 차원이라면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은 사업 시너지와 더불어 동원산업 중심의 그룹 지배구조 확립 차원이 크다.
동원산업은 합병 이후 확대된 그룹 내 지배력을 바탕으로 ESG 경영을 가속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기업의 구조조정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식품원료 가격 인상 등의 위기상황을 타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보인다.
특히 CJ제일제당과 대상이 2019년도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속 성장동력을 확보한 것도 이번 구조조정을 결정하게 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이 2019년 3월 인수한 미국의 식품기업 쉬완스컴퍼니를 통해 미국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코로나19 위기 속 성장 모멘텀 확보에 성공한 바 있다.
대상도 같은 해 한국미니스톱의 보유지분을 모두 청산하고 확보한 현금으로 배양육 기술에 투자와 HMR 사업확장을 단행했다.
풀무원은 지난해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기업’을 선언하고 그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식품업계에서는 이 외에도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권 승계 이슈도 식품기업들의 구조조정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