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open run) 단상
오픈런(open run) 단상
  • 강수원 기자
  • 승인 2022.08.24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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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사를 쓰면서 오픈런이라는 단어를 꽤 많이 사용한다. 오픈런은 영어 오픈(open)과 런(run)을 합친용어로 무언가를 구매하기 위해 매장이 열자마자 뛰어가 구매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보통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 고가의 명품과 관련해서 많이 사용된 단어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식품·외식업계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소위 SNS에서 핫플레이스라 불리는 곳의 디저트를 먹기 위해서는 해당 업소가 문을 열기 전 기다리는 일이 다반사고 유명식당은 마치 수강신청을 하듯 예약 창이 열리기를 기다렸다가 잽싸게 예약을 해야한다. 소비를 하기 위해서도 경쟁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면 꽤나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친구들과 주말에 약속을 잡고 만나는 과정도 꽤나 복잡해졌다. 가고싶은 식당에 가기 위해 예약 창이 열리길 기다리고 예약이 되지 않는 카페에 방문하기 위해서 일찍부터 밖에서 기다려야 하니 만나기 전부터 지치는 느낌이다. 

이러한 오픈런 현상이 나타난 배경에는 SNS 인증이 있다. 소셜네트워크상에서 인기를 끌거나 자신의 SNS에 게시하기 좋은 곳들이 핫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면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는 MZ세대에게 핫플레이스를 방문하는 경험 소비가 이전보다 중요시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현상이 외식업 생태에 좋은 영향을 미칠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외식업계 트렌드는 워낙 빠르게 바뀌다 보니 2년~3년만 지나면 핫플레이스였던 곳의 인기가 시들해지는 게 현실이고 혹여 외식업소의 본질을 중요시하는 곳보다 ‘SNS 핫플’로 거듭나기 위한 식당이 많아진다면 그 피해 또한 오롯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테니 말이다. 

또 한편으론 많은 외식업소들이 식재료비,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운영난을 겪고 있는데 한편에서는 방문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외식업 생태계의 양극화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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