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데이터로 감소시킨다
음식물 쓰레기, 데이터로 감소시킨다
  • 강수원 기자
  • 승인 2023.03.10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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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 관리 플랫폼
폐기물 수거 전문 서비스 리코(Reco).사진=업체 제공
폐기물 수거 전문 서비스 리코(Reco).사진=업체 제공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연간 생산되는 음식물의 3분의 1이 쓰레기로 처리된다. 음식물 쓰레기는 처리 과정에서 지구 온난화의 원인인 메탄가스, 이산화탄소 등이 발생하는데 이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1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문제는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단체급식, 외식업소, 식품 제조기업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절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효과적으로 외식업소의 잔반 감량을 돕는 곳이 있다. 정확한 음식물 폐기물량을 측정하고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순환율을 높이는 리코, AI 스캐너 기술로 고객의 메뉴 선호도, 섭취량 등의 데이터를 쌓아 폐기물 감량을 돕는 누비랩 등이다.

김근호 리코 대표. 사진=이경섭 실장
김근호 리코 대표는 “폐기물 사업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디지털화 해나가면서 시장에서 어떻게 관리할지 폐기물 관리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자는 게 우리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사진=이경섭 실장

데이터로 자원순환율 높인다 ‘리코’… 현재 3000개 업체 파트너

김근호 리코 대표
“폐기물 산업 디지털 전환 이룰 것”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음식물쓰레기 지표 보고서 2021(Food Waste Index 2021)’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약 10억t에 달한다. 이 중 30%가 식품 제조과정이나 외식산업에서 배출되는 가운데, 폐기물 산업의 디지털 전환으로 폐기물 배출 감량을 돕고 자원의 순환율을 높이는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폐기물 수거 전문 서비스 리코(Reco)는 ‘자원을 연결하자’는 리소스 코넥터(Resource Connector)의 줄임말로 단순히 기존 방식의 폐기물 수거가 아니라 디지털을 기반으로 폐기물 정보를 데이터화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사업장의 환경, 배출하는 폐기물양, 종류에 맞게 처리 환경을 조성해 폐기물 배출 시점부터 운반, 재활용까지 종합 관리한다. 

삼성웰스토리·푸디스트와 같은 단체급식업체, 호텔, 예식장, 복합몰, 물류센터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부터 특정 규모 이상의 식당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대형 사업장의 경우 폐기물 배출량이 많다 보니 양이 정확하게 측정됐는지, 재활용됐는지 불확실한 측면이 있는데 리코를 통해 소프트웨어 솔루션 데이터를 기반으로 확인하면서 교차 검증할 수 있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로 이탈율 1% 미만을 자랑하며 고객사를 점차 늘려 현재 3000개 업체와 파트너를 맺고 있는 리코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 서비스로 시작해 현재 플라스틱, 종이류, 폐기름 등 폐기물의 종류를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어떻게 폐기물 처리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IT 벤처기업에서 일했다. 2017~2018년경 플랫폼 서비스가 급부상했는데 당시 아이템을 구상하다 음식물 폐기물 플랫폼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미국 유학생활 당시 거리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폐기물 서비스 브랜드 WM(Waste Management)의 수거통이나 수거차량을 항상 볼 수 있었는데, 한국은 대표할만한 서비스가 없는 것 같았다. 특히 음식물은 우리 일상과 맞닿아 부패하기 쉬운 유기성 폐기물인데도 음식물 폐기물 사료 이슈와 같은 사건 등을 볼 때 폐기물의 체계적인 처리나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 같았고 플랫폼 서비스화를 통해 폐기물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리코의 대표적인 서비스는 무엇인가.
“폐기물 컨설팅, 물류, 클라우드 솔루션 등 폐기물을 종합 관리해주는 업박스가 리코의 대표적인 서비스다. 업박스는 업사이클링 박스의 줄임말로, 폐기물 수거 용기 업박스에 버리면 최대한 업사이클링 할 수 있도록 처리하겠다는 취지에서 이름을 붙였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 사업장의 현황과 불편함, 어떻게 계획을 세워 관리할지 컨설팅을 진행한다. 상담내용을 바탕으로 계획을 세워 중앙관리화되는 업박스 수거차량을 통해 차량기사들이 폐기물을 직접 수거하고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은 재활용 되게끔 파트너 공장에 제공한다. 이때 고객은 이 모든 과정을 앱이나, 웹 대시보드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폐기물이 얼마나 배출됐는지, 비용은 얼마나 발생했는지, 언제 수거했고, 어떤 종류의 폐기물이 나왔는지 등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재활용된 폐기물은 환경적으로 탄소절감의 측면에서 에너지 절약 수치를 내는데 어느 정도 절감이 됐는지 고객들이 확인 가능하다. 또한 지방 곳곳에 여러 지점이 있는 대형 사업장의 경우 이전에는 각자 다른 서비스를 사용해 폐기물 데이터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면 리코는 각 지역 영양사, 현장 담당자에게 앱으로 실제 수거활동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중간관리자가 정보를 하나로 모아 비교·분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대형기업의 경우 정량적 지표, 영향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데이터를 유용하게 사용한다.” 

△폐기물 수거에 있어서 어떻게 디지털화를 구현했는지.
“기존의 폐기물 처리는 폐기물 업체가 수거해 가는 단계까지가 수거의 끝으로, 이후의 정보는 단절된 것이 일반적이었다. 수거된 폐기물이 얼마만큼 재활용돼 환경에 기여했는지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었고, 폐기물 배출량 또한 업체마다 다른 용기를 사용하고 눈대중으로 측정하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배출량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산업 내 정보의 비대칭성이 크고 흐름이 느렸다.  

업박스 서비스의 경우 규격화된 리코 용기로 폐기물을 정확히 측정하고 재활용하는 과정을 실시간 데이터로 볼 수 있다. 실제로 기업의 경우 폐기물을 감량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폐기물을 무작정 줄일 수는 없는데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면 사업장 방문 인원, 폐기물의 양, 인당, 메뉴당 배출량을 파악할 수 있고 수거된 폐기물이 환경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수 있으니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감량 계획을 실질적으로 세울 수 있다.

택배와 비교했을 때 폐기물 또한 누군가가 항상 수거해가는 물류 서비스임에도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효율화 부분이 아직 더디다. 이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이루면서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으로 업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리코의 폐기물 수거가 친환경적인 이유는.
“수거한 폐기물을 가장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처리하고 있다. 수년전 부패한 음식물 폐기물을 돼지나 개 농장의 사료로 사용해 사회적 이슈가 된 적이 있는데 리코는 재활용 과정까지 관리하면서 우리가 전달한 폐기물이 어떠한 방식으로 재활용됐는지 정보를 모아 고객사에게 제공한다. 

보통 음식물 쓰레기는 퇴비나 곤충의 먹이가 되는 가루 사료로 재활용하고 있다. 음식물 탈수과정에서 나오는 폐수는 바이오가스 시설로 전달돼 메탄과 가스를 추출하는데 활용되고 함께 추출된 기름은 바이오 디젤 원료로 사용된다. 

폐기물은 잘못 버리면 환경을 해칠 수도 있고 반대로 중요한 자원의 원재료가 될 수도 있는 양면적 가치를 품고 있다. 따라서 폐기물 사업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디지털화 해나가면서 시장에서 어떻게 관리할지 폐기물 관리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자는 게 우리의 비전이다.” 

△운영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기존 시장에 유입되지 않은 서비스다 보니 우리 사업에 공감해주는 이들도 있지만 회의적인 시선도 있어 설득의 과정들이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한번 유입한 고객들은 그 편리함에 계속 서비스를 이용해 이탈률이 1% 미만이다.

리코 론칭 초반인 2019년 3월엔 운이 좋게 코엑스를 담당한 적이 있는데 당시 리코의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사무직원부터 온 직원이 직접 현장에 수거에 직접 나서고 운반차량을 몰아야 했던 적도 있다. 

또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대형 폐기물 차량 운행이 쉽지 않고 수도권 진입이 어려워 작은 차로 변경해 운행해야 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으며 더 효율적인 운영체계를 지속적으로 찾아 나서고 있다. 

앞으로 폐기물 수거, 재활용 하면 업박스가 떠오를 수 있도록 다양한 폐기물에 대한 학습, 서비스를 만들어가면서 종합 원스탑 폐기물 서비스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다.”

 


 

 

누비랩은 AI푸드 스캐너로 음식의 종류와 부피를 분석하고 배식량, 잔반량을 수집해 이를 토대로 섭취량을 계산한다.
누비랩은 AI푸드 스캐너로 음식의 종류와 부피를 분석하고 배식량, 잔반량을 수집해 이를 토대로 섭취량을 계산한다.사진=업체 제공

AI 분석으로 폐기물 줄인다 ‘누비랩’… 테이터로 소비자 선호 조리법 알 수 있어
누비랩, AI 푸드스캐너 개발 

 

누비랩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1’에서 AI 푸드스캐너라는 혁신적인 기술로 주목받았다. 0.5초 안에 음식의 배식량, 섭취량, 잔반량 등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해 잔반을 최소화하는 기술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누비랩의 대표적인 서비스 AI푸드 스캐너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로 음식 데이터를 분석하는 솔루션이다. 학교나 회사 등에서 식판에 받은 음식을 먹기 전, 후 촬영해 음식의 종류와 부피를 분석하고 배식량, 잔반량을 수집해 이를 토대로 섭취량을 계산한다.

누비랩 AI 스캐너에는 자율주행에 사용되는 라이더 센서, 거리를 측정하는 기술이 접목됐다. 누비랩 김대훈 대표는 현대자동차 그룹 선행연구개발팀에서 모델링 업무를 맡으면서 다양한 센서와 기술을 접한 경험을 살려 음식 산업에 활용했다.  

김대훈 대표는 단체 급식 등의 사업장에서 너무 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배출되고 있고 데이터를 통해 음식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2018년 11월 누비랩을 설립했다. 누비랩은 뉴트리션(nutrition)과 비전(vision)의 합성어로 푸드 산업의 혁신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돕고자 하는 김대훈 대표의 뜻이 담겨있다. 

누비랩의 대표 솔루션 AI 푸드스캐너는 홀 솔루션, 키친 솔루션으로 구성돼있다. 홀 솔루션의 경우 식당 이용자의 배식, 퇴식 스캔 데이터를 활용해 메뉴 선호도와 섭취량을 파악한다. 이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는 식재료 수·발주, 급식소 운영에 활용될 수 있으며 특히 같은 식재료를 사용해도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조리법을 알 수 있어 음식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잔반을 남기지 않은 경우는 스캐너와 함께 설치되는 환경 대시보드를 통해 탄소 저감 지수, 목표달성 현황과 같은 환경 기여도를 실시간으로 보여줌으로써 제로웨이스트와 같은 의식 개선 캠페인, ESG 보고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키친 솔루션은 잔식과 전처리 관리를 돕는 솔루션으로 누비랩 스캐너다. 음식의 종류와 부피를 측정한 데이터를 수·발주에 활용해 수기나 눈대중으로 이뤄지던 메뉴 선호도 관리를 데이터 기반으로 합리적 의사결정도 가능하게 했다.

누비랩이 개발한 AI 푸드스캐너.
누비랩이 개발한 AI 푸드스캐너.

1년간 음식물쓰레기 30% 절감

누비랩에 따르면 지난해 누비랩의 얼스 케어(Earth Care) 솔루션을 도입한 급식소는 한해 동안 평균 30%의 음식물 쓰레기를 절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누비랩 김희정 커뮤니케이션팀장은 “1년간 음식물 쓰레기 30%를 절감할 경우 9t에 달하는 음식물을 절약할 수 있다. 이는 소나무 1848그루의 연간 탄소 흡수량인 15.3t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감한 것과 동일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누비랩 솔루션은 현재 네이버, 카카오, 신세계푸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국방부 등 학교·기업·정부기관 등 약 70곳 이상의 고객사와 파트너를 맺어 운영되고 있다. 각 고객사들은 비용 최적화, ESG 캠페인 운영, 교육 등의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솔루션을 도입한다. 

김희정 팀장은 “학교의 경우 환경 보호 인식 개선을 주목적으로 대시보드에 다양한 시각 콘텐츠와 게임 요소를 넣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한다. 기업에서는 ESG 경영이 이슈다. 월 단위로 식당에서 줄인 탄소 배출 수치를 정량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매월 리포트 형태로 전달 시 기업·내 식당에서 도입 의사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누비랩과 계약 맺은 각 단체급식 사업장에서는 평균 20~30%, 많게는 40%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절감하고 있다. 김희정 팀장은 “식당 운영자 관점에서는 원재료 가격의 상승과 탄소 저감 관련 정책과 규제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누비랩 솔루션은 식재료 수·발주와 식단 설계 최적화를 도와 운영비를 줄일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누비랩에 축적된 데이터는 메뉴를 식별하는데 정확도를 높이고 자동메뉴 추천, 식재료 추천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활용된다. 이외에도 운영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 뿐만 아니라 개인 연동을 통해 이용자의 식습관 관리까지 가능해 앞으로 누비랩은 푸드테크 뿐만 아니라 추후 헬스케어 분야까지 가치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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