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요리, 요리가 과학인 이유
분자요리, 요리가 과학인 이유
  •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 승인 2024.05.0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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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요리(molecular gastronomy)라는 말이 있다. 월간 과학기술(2024.2.5.)에 실린 노성열 문화일보 부장의 글이다. 요리의 신비를 분자수준에서 확인하고 변화과정을 밝혀내는 분야다. 분자요리는 눈에 보이는 세포 수준의 관찰과 기전규명으로 한정됐던 요리의 부분, 즉 전통 현시과학에서 눈으로 볼 수 없는 분자, 더 나아가 원자수준인 물질의 내부까지 들여다보는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즉 생명체는 유기체이며 이들의 생명현상을 세포를 넘어 분자수준에서 연구하는 영역이 분자생물학으로 그 신비의 세계에 조금씩 접근하고 있다.

여러 가지 조리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분자단위까지 분석해 이를 기초로 한 미세 분자수준의 변화를 요리에 응용하고 신개념의 요리를 개발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제 오묘한 요리의 세계에는 과학의 기법이 적용돼 더 넓은 영역으로 발전해야 새로운 요리가 탄생하고 이전에 존재했던 요리 방법을 넘어 새로운 차원에서 조리된 음식이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즉 자연의 존재와 이들의 운용법칙, 그리고 물질의 본성을 탐구하는 과학과 그 과학(science)을 기초로 해 우리 실생활에 적용하거나 산업에 응용하여 재화를 창출하는 기술은 서로 연계돼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빛의 원리를 밝히는 과학은 그 기초이론을 응용해 각종 조명기구를 만들어 냈고 자력이 전기로 변환될 수 있음을 밝혀 모든 산업의 에너지원인 전기가 상용화된 것은 그 기반을 구축한 과학과 이를 우리 실생활에 응용한 기술이 결합된 좋은 예이다. 분자요리의 영역에서도 요리를 순수하게 과학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영역과 이를 요리에 적용해 새로운 맛과 실행을 창조하는 미식분야는 서로 연계돼 요리분야를 한 단계 상승시키고 효과를 높이고 있다. 조리의 기본인 가열처리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추적하는 것은 과학이나 그 현상을 이해하고 응용해 음식을 만드는 것은 기술이다. 고기의 단백질이 어떻게 열에 의해서 응고하는지, 단백질 구조가 변하는 현상을 밝혀 어느 조건이 되어야 고기의 조직이 부드럽고 맛이 있는가를 밝힌 기본원리를 이용한 조리사의 기술이 결합됐을 때 환상적인 요리가 탄생한다. 

맛을 내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식용유는 어떤가. 기름의 성분이나 기본 화학적 구조 등은 이미 과학적으로 밝혀졌고 식물성 기름과 동물성의 차이 등도 과학을 기반으로 구조의 다름이 잘 알려져 분자수준에서 그들의 특성차이를 제시하고 있다. 식용유를 요리에 사용하기 위해서 이들 기초지식을 바탕으로 가장 적당한 기름을 선택한다. 이는 기초과학과 응용기술의 융합이며 서로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다.

식품과학·기술은 기초학문 즉 과학을 바탕으로 이를 응용해 제품을 만들고 상품화하는 것은 다양한 기술을 요구한다. 셰프들은 음식 재료의 과학에 기반한 모든 정보를 바탕에 깔고 자신의 경험과 실무지식을 통해 요리한다. 요리를 통해 원식재료가 갖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맛과 향, 조직을 창조한다. 이 전체 과정에서 실로 다양한 과학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중국요리만큼 불 맛을 중요시하는 음식도 드물다. 화덕에서 가열처리하면서 윗부분에 불이 붙는 것을 볼 수 있다. 소위 불 맛을 내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름이 저분자화해 휘발하면서 불이 붙고 이 과정에서 독특한 향기물질이 생성된다. 이화학적 변화, 이들의 변화는 분자수준에서만 해석이 가능하다. 분자수준의 변화는 물리적, 화학적 변화가 모두 포함되고 있다. 기름과 물이 혼합되는 과정은 분자수준의 지식이 없으면 해석하기 어렵다. 물을 싫어하는 소수성물질(식용유 등)은 친수성물질(물, 소금 등)과는 잘 섞이지 못한다. 여기에 유화제를 넣으면 쉽게 물과 기름이 혼합된다. 이와 같은 현상은 과학지식으로 해석이 되며 이 기본 과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유제품, 마요네즈)을 만드는 것은 기술이다. 아이스크림의 부드러운 맛은 얼음 결정의 크기를 조절한 결과이고 떠먹는 요구르트의 부드러운 물성은 유화의 원리를 이용한 가공기술의 덕이다. 많은 가공식품과 다양한 요리는 모두가 과학을 바탕으로 한 개개의 기술이 조합돼 만들어진 산물이다. 

이제 음식요리에서도 과학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나에게만 있는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요리를 만들고 이 요리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음식점의 성패는 외형이 아니라 음식 내면의 맛에 있다. 과학기술은 이 영역에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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