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식업계가 특화매장을 강화하며 팬데믹 기간 주춤했던 오프라인 매장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고물가의 장기화로 소비자들의 외식 빈도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가보고 싶은 특별함’을 갖춘 특화매장을 선보여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고객에게는 차별화된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으로서는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 변화와 화제성을 얻을 수 있는 특화매장이 외식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이동은 기자 lde@, 이경섭 실장, 각사 제공
특화매장은 경험소비를 중시하고 SNS를 즐기는 젊은층에게 브랜드 인지도와 화제성을 얻을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는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단순히 매장 수 확대에만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특화매장을 통한 콘텐츠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외식기업들은 특화매장에서만 접할 수 있는 메뉴나 서비스, 독특한 경험을 통해 세분화된 고객 니즈에 부응하고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MZ세대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혀 나가고 있다.
특화매장의 콘셉트도 다양하다. ▲소비 활동을 통해 문화적 만족감을 충족시키려는 ‘아트슈머’를 공략한 문화 공간 ▲인공지능(AI) 등을 비롯해 차세대 제품 연구개발 역량을 선보이는 창조 공간 ▲브랜드의 철학과 역사 등을 담아낸 소통 공간 등 다양한 특화매장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주목받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식업계는 고객들에게 독특한 공간적 경함과 차별화된 맛을 제공하기 위해 특화매장에 힘을 쏟는 분위기”라며 “MZ세대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것은 물론 브랜드가 젊은 이미지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화매장은 해외 진출이나 기업 공개(IPO)를 준비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에도 상당히 유의미한 전략이어서 외식 브랜드들의 특화매장 출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고객과 소통 공간이자 한솥 아카이브 ‘한솥 청담 플래그십’
도시락 프랜차이즈 한솥도시락은 지난 2월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 1층과 2층에 특화매장인 ‘한솥 청담 플래그십’을 오픈하고 다양한 고객층과의 소통 확대에 나섰다. 한솥 청담 플래그십은 1층 직영 점포와 2층 오픈형 아카이브 공간으로 구성했으며 차별화된 공간 구성과 모던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1층에는 주문이 가능한 키오스크와 배달·포장 고객을 위한 픽업 공간으로 구성했으며 2층은 누구나 식사를 즐기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오픈형 공간과 한솥 아카이브를 별도로 구성했다.
특히 2층에 마련된 한솥 아카이브는 한솥도시락의 30년 역사와 브랜드 스토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아카이브에서는 한솥도시락 ESG 경영의 중심인 ▲다양한 친환경 활동 및 품질 좋은 식자재 사용 ▲지속성 있는 사회공헌 ▲정직하고 투명한 경영 활동 등이 담긴 각종 자료와 전시품이 전시돼 있다. 한솥도시락 관계자는 “청담 플래그십은 한솥의 30년간의 아카이브를 담은 기념비적인 공간”이라며 “30년의 역사를 담은 사보, 메뉴판 등 다양한 전시품을 통해 한솥도시락이 그동안 추구해온 가치와 브랜드 성장 과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한솥도시락은 한솥 청담 플래그십 지하 1층에 ‘한솥 아트스페이스’를 구성해 오픈한다. 한솥 아트스페이스에서는 신진 작가의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ESG와 관련된 친환경 전시 등을 기획하는 등 의미 있는 문화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더할 계획이다.
한솥도시락 관계자는 “한솥 청담 플래그십의 오픈으로 청담동에서도 가성비 높은 양질의 한솥도시락을 즐길 수 있게 된 점이 주변 지역 주민들과 직장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한솥은 ‘쉼의 공간’이자 ‘소통 공간’으로 품격을 갖춘 청담 플래그십으로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치맥바 스타일의 숨겨진 이색 매장 ‘교촌필방’
교촌에프앤비가 운영하는 교촌치킨은 지난해 6월 플래그십 스토어인 치맥바 ‘교촌필방’을 오픈해 새로운 식문화를 제안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약 400㎡ 규모로 문을 연 교촌필방은 교촌치킨의 차별화된 조리방식인 붓질을 모티브로 만든 스피크이지 치맥바 스타일의 신개념 매장이다. 스피크이지는 숨겨진 공간이라는 뜻으로 MZ세대에게 이색적인 외식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교촌필방은 외관부터 흥미롭다. 붓질한 벽처럼 보이는 출입구에는 커다란 붓이 걸려 있는데 이 붓을 아래로 잡아당기면 입구가 열린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붓을 만들어 파는 가게인 ‘필방’을 연상케 하는 각종 붓과 책, 소품이 놓여 있다. 이는 ‘붓으로 바르는 정성’과 ‘재료의 진정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식문화를 제안하겠다는 교촌의 경영철학과 포부가 담겼다.
내부 인테리어는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옻칠 공예 작가가 제작한 한지로 벽을 메웠으며 교촌치킨의 주요 소스 원재료인 홍고추, 마늘, 간장 등을 투명한 유리병에 담아 놓은 선반 디스플레이는 교촌의 식재료 자부심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자사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의 맥주병을 재활용해 구성한 미디어월은 친환경 인테리어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크리에이터 라운지 DJ존도 남다르다.
메뉴 역시 색다르다. 교촌필방은 교촌의 기존 시그니처 메뉴들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필방 시그니처 플래터’를 통해 구성방식을 새롭게 했다. 여기에 수제맥주로 마리네이드해 은은한 홉향이 특징인 ‘필방 스페셜 치킨’ 등 기존 매장에서 볼 수 없는 교촌필방만의 신메뉴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맛의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교촌필방은 MZ세대와의 밀접한 소통을 통해 더 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자 기획한 공간으로 고객들에게 치킨 그 이상을 제공해 ‘즐기는 문화’를 선도해나갈 것”이라며 “이태원 입지를 살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교촌치킨을 알리는 상징적인 매장으로 활성화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AI 활용한 차세대 혁신매장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
SPC 배스킨라빈스는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차세대 혁신매장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이하 워크샵)’를 오픈했다. 워크샵은 330㎡, 약 100석 규모로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배스킨라빈스 본사 사옥 1층에 마련됐다.
워크샵 매장은 3가지 콘셉트의 공간으로 구분해 브랜드 체험을 강화했다. ▲워크샵에서만 맛볼 수 있는 플레이버를 포함해 베스트 셀러 플레이버 등 총 48종의 플레이버가 풍부한 스토리와 함께 준비된 스토리 존 ▲매장에서 셰프가 직접 제조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선보이는 케이크 존 ▲이탈리안 정통 스타일의 젤라또 12종과 나만의 토핑을 조합해 즉석에서 즐길 수 있는 ‘젤라또 라이브 스테이션’이 마련돼 있는 버라이어티 존 등이다.
특히 워크샵에서는 오픈AI가 개발한 챗GPT를 통해 신제품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생성형 AI로 제품 비주얼까지 그려내는 차세대 상품 개발 모델 ‘배스킨라빈스 AI NPD(New Product Development) 시스템’을 최초로 시범 운영한다. 워크샵 매장에서만 접할 수 있는 제품 라인업으로 빅데이터 딥러닝 기술 기반 AI를 접목해 신제품 ‘딥 플레이버(Deep Flavor)’를 매달 선보이고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며 기술혁신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또한 워크샵 매장은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브랜드 스토리텔러 ‘닥터’를 운영한다. 닥터는 소비자들에게 취향에 맞는 아이스크림 플레이버를 추천하고 배스킨라빈스 브랜드 스토리를 일대일로 설명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올 상반기 중에는 닥터와 함께하는 ‘아이스크림 도슨트’ 프로그램을 선보여 소비자들에게 아이스크림에 대한 전문적이고 프라이빗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배스킨라빈스 관계자는 “워크샵은 AI와 빅데이터 분석 등 차세대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신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여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고 가맹점 확대 적용을 테스트하는 R&D센터 기능을 담당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에게 보다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미학적 경험 제공 ‘투썸플레이스 홍대 서교점’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2월 26일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에 2층 규모의 ‘투썸플레이스 홍대 서교점’을 오픈했다. 소비를 통해 미학적 경험과 문화적 만족감을 채우고자 하는 ‘아트슈머(art+consumer)’ 트렌드가 급부상함에 따라 서교점은 커피와 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아트 콜라보레이션’ 특화매장으로 기획됐다. 이에 따라 서교점은 매장에서 디저트와 커피를 먹고 마시는 미각적 만족뿐만 아니라 매장에 적용된 예술적 요소들을 통해 시각적·미학적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서울의 대표적인 예술가 지역인 홍대 서교동에 문을 연 만큼 매장은 거리의 분위기에 맞춰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투썸에서 즐기는 아티스트 파리지앤느의 달콤한 하루’를 콘셉트로 인기 일러스트레이터인 강한 작가가 제작한 아트웍을 매장 벽면에 설치했다. 강한 작가는 일상에서 만나는 소재를 유러피안 스타일 화법으로 담아낸다. 빈티지한 감성을 높은 채도로 개성 있게 표현해 20대들이 주목하는 브랜드들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또한 매장에는 밝은 조명과 다양한 콘셉트별 좌석, 오브제 등을 배치해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마치 트렌디한 미술관에 온 듯한 유니크한 공간 경험을 제공한다. 매장 1층에 들어서면 작은 요정들이 케이크에 토핑을 올리거나 커피를 따르는 등 달콤한 디저트 파티를 준비하는 장면을 표현한 거대한 아트웍이 맞이한다. 1층과 2층 계단 옆 벽면에도 투썸의 다양한 케이크와 재료들을 모티브로 만든 아트웍이 설치됐다. 2층 중앙 공간에는 스초생 위로 딸기가 쏟아지는 모습을 형상화한 대형 행잉 오브제를 설치, 감각적인 비주얼로 ‘인증샷’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투썸은 특화매장을 통해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카페 공간을 넘어 문화적 만족감까지 채울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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