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꽃들이 가득한 정원은 보자마자 탄성이 나오고 칸트의 산책길·만해의 길·산수국길· 단풍나무길·사이프러스길 등 다양한 산책로는 사색에 빠지게 한다. 단아한 한옥 베이커리 카페와 유럽식 정원의 절묘한 어울림으로 사계절 길을 나선 여행객들에게 뜻하지 않은 힐링을 선물하는 곳, ‘칸트의 마을’이다. 사진=이작가
한옥 베이커리 카페와 유럽식 정원의 만남
칸트의 마을은 ‘와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다’고 할 만큼 사계절 매력적인 공간이다. 맛집 많기로 유명했던 경기도 퇴촌을 지나 양평군 강하면에 위치한 베이커리 카페 칸트의 마을은 한옥을 개조한 매장과 유럽식 정원으로 유명하다.
이곳에 들어서면 먼저 차량 100대를 동시 주차할 수 있는 대형 주차장이 눈길을 끈다. 이어 카페로 향하면 단아한 한옥 입구와 주변의 조경, 나무, 하늘이 아름답게 펼쳐져 인증샷 욕구를 자극한다. 실내로 들어서면 베이커리 전시대와 음료 주문 카운터가 나온다. 일단 먹고 싶은 빵을 고른 후 음료를 주문할 때 실내에서 먹을지, 야외로 나가서 먹을지 알려주면 각각 엔틱 접시 또는 일회용 트레이에 담아 제공해 준다. 야외로 나가면 정원 사이사이에 수많은 테이블이 놓여 있어 마치 소풍 나온 것처럼 삼삼오오 앉아 빵과 음료 담소를 즐길 수 있다.
전통 한옥을 개조한 실내 인테리어는 유럽 각지에서 수집한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하고, 곳곳에 엔틱한 청동거울과 콘솔, 푸릇푸릇한 식물 등으로 고풍스런 유럽의 거실 분위기를 완성했다. 실내로 난 2층 계단을 올라가면 마치 다락방처럼 곳곳에 좌식 또는 입식의 재미있는 좌석들이 있어 취향에 따라 담소를 나누기도 좋다. 특히 2층에서는 칸트의 마을 정원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체 약 1만㎡ 규모로 산길에 인접한 산책길까지 더하면 약 1만7000㎡에 달한다.
자연, 사색 그리고 힐링이 있는 산책길
칸트의 정원 콘셉트는 자연, 산책 그리고 사색이다. 특히 어릴 때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매일 마을을 산책하면서 건강을 유지해 80세까지 장수했다는 독일의 철학자 임마뉴엘 칸트가 태어나고 자란 마을을 모티브로 유럽풍 정원과 산책길을 조성했다.
칸트의 산책길은 블루 엔젤스, 에메랄드 골드, 에메랄드 그린 등 사계절 푸른 나무가 포인트이고, 단풍나무가 우거진 길은 만해 한용운의 길이다. 한옥에 유럽풍 정원이 조화를 이루었듯, 동서양을 대표하는 철학가의 길을 따라 시를 읽고 산책하며 사색을 즐기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이외에도 산수국길, 벚꽃길, 사이프러스길 등을 비롯해 산철쭉, 함박꽃, 백합, 튤립, 상사화 등 봄부터 늦가을까지 피고 지는 다양한 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겨울에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정원 전체를 수놓은 반짝이는 조명이 별처럼 빛난다. 사계절 달라지는 풍경과 정원 깊숙이 숨어있는 유럽 정원의 절정을 느낄 수 있는 산책길을 한 바퀴 돌려면 약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오랜 세월과 땀으로 풍성해진 칸트의 마을
칸트의 마을이 생겨난 배경도 흥미롭다. 갤러리를 운영하던 이곳 김민애 대표가 20년 전 세컨 하우스이자 지금의 미술관으로 조성 중인 건물을 매입했는데, 당시 건물 언덕 아래에 오래된 유명 한정식집이 있었다고. 우연한 기회에 한정식당을 매입한 후 10여 년 동안 운영하다가 지난 2021년 베이커리 카페로 리모델링 해 운영한 지 만 3년이 됐다. 김 대표가 매입하면서 소나무만 있던 언덕은 유럽풍 정원으로 바뀌었고, 단풍나무 등 활엽수가 더해졌다. 또 사계절 온갖 꽃들을 볼 수 있도록 동서양 꽃들이 가득하고, 특히 산수국은 5000그루를 심어 놓아 여름철 내내 장관을 이룬다. 세월과 땀의 결실이 현재 칸트의 마을이다.
천연 식재료와 계절과일 사용해 직접 만든 빵
베이커리 카페 칸트의 마을은 30년 이상 경력의 제빵사가 직접 빵을 만든다. 브런치로 즐기기에 적당한 계절과일을 듬뿍 올린 생크림 크로와상, 쑥인절미빵, 바질바게트 등 볼륨감 있는 베이커리와 피스타치오딸기라테, 흑임자크림라테 등이 인기다. 특히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쑥인절미빵은 쑥을 넣고 반죽해 숙성시켜 빵을 구운 후 단팥과 수제크림을 듬뿍 넣고, 콩가루를 가득 올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이 외에 에멘탈치즈를 듬뿍 넣은 프레첼도 일반적인 모양과 달리 이곳만의 독특한 맛과 스타일을 자랑한다. 빵은 천연발효종으로 숙성하고, 유기농 밀가루, 천연 식재료와 계절과일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미니인터뷰 |칸트의 마을 김민애 대표
“레스토랑, 풀빌라까지 조성해 타운 만들 것”
칸트의 마을은 단순히 커피와 빵만 먹는 곳이 아닌 정원을 산책하면서 여유를 갖고 칸트의 명언과 시, 만해 한용운 선생의 시 등을 천천히 읽으며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수천 그루의 나무와 꽃들을 일일이 심고 가꿨다.
고객들이 이곳에 머무는 동안에는 자연으로 돌아가 마음의 행복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향후 유럽풍 레스토랑과 풀빌라까지 조성을 완료하면 말 그대로 오랫동안 머물면서 힐링을 할 수 있는 ‘빌리지(Village)’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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