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원 초저가 생맥주 프랜차이즈 ‘생마차’가 외식업계의 이슈가 되고 있다. 창업한 지 1개월 만에 가맹점 30개를 돌파했고, 4개월 남짓에 가맹점 100개를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2023년 12월 1호점을 창업한 1900원 생맥주 프랜차이즈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생마차’와 지난 1월 론칭한 ‘쏘시지요’ 외에 1900원 생맥주 프랜차이즈사업 본부만도 20여 개를 넘어섰다. 이제 겨우 시장이 만들어진 지 9개월 남짓한 기간이다.
고물가, 고금리로 인해 외식하기도 힘들고 술 한잔하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서 1900원짜리 생맥주와 저렴한 안주류는 가볍게 한잔하기에 더없이 좋은 콘셉트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런 브랜드들이 얼마나 갈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스몰비어, 탕후루처럼 반짝하다가 무너질까 우려
저가 맥주 프랜차이즈는 처음 선보인 콘셉트가 아니다. 지난 2011년 창업해 5년여 만에 800여 개 가맹점까지 늘리는가 하면 해외에도 진출했던 스몰비어의 대표주자인 (주)용감한사람들의 봉구비어가 있다. 봉구비어는 창업 당시 10여평 규모의 작은 점포로 투자비가 적게 들고 운영도 간편해 순식간에 가맹점이 늘어났다. 봉구비어의 상상을 초월한 고속 성장을 보면서 수없이 많은 아류 스몰비어 브랜드가 생겨나 한때는 100여 개의 스몰비어 프랜차이즈본부가 난립했었다. 결과는 참혹했다. 스몰비어 아류 브랜드는 물론이고 효시라 할 수 있는 봉구비어까지 지금은 잊혀진 브랜드가 됐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1900원 생맥주 콘셉트는 일본의 초저가 이자카야를 그대로 베껴온 것이다. 1900원에 판매하는 생맥주나 제공하는 안주 류, 운영방식 등 특별히 노하우라고 할 수 없어서 손쉽게 아류 브랜드가 난립할 여지가 많다. 프랜차이즈사업본부를 만들기에도 간단하다. 20~30여평의 작은 규모로 투자비가 만만해 가맹점에 뛰어들기도 가볍다. 30여년 전 일본이 버블경제가 무너지고 외식업계에 불황이 몰아쳤을 때 일본의 대다수 이자까야 브랜드는 초저가 안주를 출시했다. 당시 일본의 대표적인 이자까야 브랜드인 시로키야, 긴노쿠라, 아마타로, 오오타미 등이 감자튀김, 완두콩, 짭잘한 과자류 등 한국에서는 서비스 안주로 제공할만한 제품들을 100~200엔에 출시했다. 처음에는 고객이 몰리는 듯 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고객은 이런 안주를 외면했다.
지금부터 경쟁력 갖춰야 가맹점주 눈물 막을 수 있어
문제는 1900원 생맥주와 초저가의 안주류를 팔아 무섭게 오른 인건비와 임대료 등 제반 경비를 제외하고 얼마나 남을지가 의문이다. 지난 2011년 스몰비어가 확산될 당시에 비해 인건비는 물론이고 제경비의 부담이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았다. 자칫하다가는 장사는 되는 것 같은데 남는 것이 없는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 최근 무섭게 무너지는 탕후루나 과거 스몰비어처럼 반짝하다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생마차를 비롯한 1900원 생맥주 콘셉트도 지금 이대로라면 프랜차이즈 사업본부와 일찍 뛰어든 일부 가맹점주들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라는 생각이 든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면 외식업계는 물론이고 사회 전체가 초저가 브랜드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식품업계와 유통업계까지 초저가 브랜드가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반짝 호황을 누리다 무너져 내리고 만다. 올 여름은 역사상 최고의 폭염으로 인해 맥주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이제 곧 폭염이 물러가고 찬바람이 불면 맥주 수요는 크게 감소할 것이다. 스몰비어나 탕후루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1900원 생맥주 브랜드들은 지금부터라도 경쟁력을 갖춰야만 트렌드의 흐름속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뒤늦게 뛰어든 가맹점주들도 피눈물을 흘리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