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CEO> 로하스 뱅크 최인식 회장
<앞서가는 CEO> 로하스 뱅크 최인식 회장
  • 김병조
  • 승인 2007.06.28 0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 굵고 통 큰 외식업계 대장부
“피플 비즈니스인 외식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휴머니즘”

지난 6월 20일 외식업계 주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업계 현안에 대해 논의를 하는 자리. 카드 수수료 문제와 관련한 논의가 오가는 중에 최인식 회장은 “카드사들이 외식업종의 수수료를 인하하지 않으면 카드 결제를 거부합시다”라고 말했다. 다소 과격하게 들리는 표현이지만 강력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카드 수수료를 내릴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최인식 회장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최 회장은 당시 그렇게 발언한 배경에 대해 “외식업계 사람들의 사고가 작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한마디로 ‘하면 하고 말면 말고’ 식이다. 외식업계에서 그가 남기고 있는 족적을 보더라도 그런 그의 스타일이 여실히 드러난다. 25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횟집인 ‘군산횟집’을 열어 세인들의 이목을 끌더니만 최근에는 520평 규모의 초대형 씨푸드 뷔페 ‘마키노차야’를 열어 또 한번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그는 그야말로 외식업계의 통 큰 사나이다.

“씨푸드 뷔페, 하려면 제대로 해야”

그런 그에게 국내 씨푸드 뷔페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물었더니만 “우리나라에 마키노차야 말고 씨푸드 뷔페가 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기존의 씨푸드 뷔페는 한식에 스시와 롤만 추가했을 뿐이지 진정한 씨푸드 뷔페는 아니라는 것이다. 역시 ‘하면 하고 말면 말지’ 식의 그의 스타일이 노출된다. 기존의 씨푸드 뷔페들은 흉내만 냈지 제대로 된 씨푸드 뷔페가 아니라는 것이 최인식 회장의 생각이다.

패밀리레스토랑들이 퇴조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씨푸드에 대한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지게 돼있기 때문에 제대로만 운영한다면 씨푸드 뷔페의 미래는 매우 밝다는 것이 최 회장의 진단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흉내만 낸 씨푸드 뷔페가 난립한다면 시장은 반짝 유행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외식업 경영자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어려움이 사람관리다. ‘외식은 피플 비즈니스’라고 할 만큼 사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인식 회장은 사람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다.

“채용을 하면 100% 믿습니다. 그 대신 부정행위는 용서하지 않습니다.”

솔직하고 진실하면 업무에 있어 다소 과실이 있더라도 용서하지만 진실하지 못하면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이 최 회장의 사람관리 방법이다. 그래서 회사의 사훈도 ‘진실’이다.

최 회장의 또 한 가지 사람관리 비결은 직원들에게 비전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그는 로하스뱅크를 설립하면서 직원들에게 연말에 이익의 20%를 지분으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는 “우리는 5년 안에 헤어져야 한다. 로하스뱅크를 위해서 왔다면 돌아가고, 자신을 위해서 이 회사에 왔다면 일을 하라”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서 5년 안에 창업을 하거나 로하스뱅크보다 더 좋은 회사로 갈 수 있도록 하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인재육성이 외식산업의 밑거름”

최 회장은 사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원을 멀티플레이어로 육성해서 배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야만 외식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 회장은 조리 파트 직원이나 영업직원이나 똑같은 가운을 입도록 하고 있다. 조리직원들의 경우 원가개념이 약하기 때문에 공개경영을 통해 매출과 원가를 전 직원에게 공개를 하고 있다. 특히 조리부장에게는 구매 경험까지 시키고 있다. 조리사는 조리만 하고 영업직원은 마케팅만 할 줄 알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 정도 되면 그는 사업가가 아니라 교육자이다. 그래도 엄연히 사업을 하고 있으니 경영철학이라는 것이 있을 듯해서 물었더니 한마디로 “휴머니즘”이라고 답했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같은 것은 돈으로 얼마든지 살 수 있지만 휴먼은 돈으로 살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대기업의 경우는 각자 맡은 일만 충실히 하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지만 피플 비즈니스인 외식업은 휴머니즘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가 인재를 중시하고 직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25년 전인 1982년 군산횟집을 열 때 동참했던 창업공신 직원들 중 10명이나 아직도 최 회장과 한 배를 타고 있다고 하니 그의 사람 중심 경영과 탁월한 인재관리 능력을 알만도 하다.

최 회장은 최근 마키노차야를 오픈하면서 사업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사실은 사업보다 교육과 외식관련 정책에 관심이 더 많은 사람이다. 외식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제대로 돼야 하고, 외식산업에 대한 인식이 바로 잡혀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금 국내 외식 관련 대학에서는 절름발이 인재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사람이 필요하지만 막상 쓸만한 사람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는 교육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외식업에서는 조리 30%, 마케팅 30%, 경영이 30%를 차지하는데 대학에서는 조리만 가르치고 있는 꼴입니다.”

외식관련 학과의 커리큘럼 자체가 멀티 플레이어를 양성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주장이다. 아울러 지금은 거의 이론 위주로 되어 있는 교육 내용도 실습 70%, 이론 30%로 구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이런 교육관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모 대학과 외식산업 전문 대학을 설립하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대학에서 이를 추진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자신의 힘으로라도 그 꿈을 실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외식인들이 존경받는 사회 만드는 것이 꿈”

최 회장은 외식산업 관련 정책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서비스 산업을 수출하지 않고는 선진국이 될 수 없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외식산업을 장래 성장산업으로 인식하고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세우는 것이 시급합니다.”

이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정부는 소비자들의 외식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가 이런 사명감을 갖게 된 것은 25년 전 군산횟집으로 외식업에 첫 발을 내디뎌 직접 경영을 하면서 피부로 느낀, 음식점 경영을 홀대하는 사회적 시각이 너무나 싫었기 때문이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는데 이런 잘못된 편견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고 지역사회에 봉사를 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스스로 이를 실천하면서 기회가 나는 대로 외식경영자들의 의식변화를 시키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외식인들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조리하는 사람들이 자부심을 갖게 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식인 스스로가 변혁을 해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생각이다. 말하자면 그는 외식인의 ‘의식 변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셈이다.

인터뷰를 하면서 최인식 회장은 이미 개인 사업가가 아니라 사회사업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시설 유신 정권에 맞서 온 몸으로 학생운동을 했던 그 젊은 정신이 반백의 중년에도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꼈다. 최 회장은 외식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고 외식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필요한 계몽운동과 인재육성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그가 있는 한 한국 외식산업의 미래는 밝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김병조 기자 bjkim@foodban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