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발걸음은 곧 거름이다”
“농부의 발걸음은 곧 거름이다”
  • 관리자
  • 승인 2007.08.3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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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傾聽)’ 실천하는 낮은 자세의 CEO
(주)호경에프씨 이용재 대표
<대담: 김병조 편집위원>

‘듣는 사람’보다 ‘말하는 사람’이 더 많은 시대다. 우리 사회에 가만히 상대에게 귀 기울여 듣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소통의 지혜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총체적인 시각을 가지고 직원들의 강점을 살릴 줄 알아야한다. 이때 리더가 가지고 있어야할 최고의 기술은 ‘적극적 경청’이다.

돈가스, 우동, 초밥 전문점 ‘코바코’를 운영하고 있는 (주)호경에프씨의 이용재 대표는 ‘경청’을 사훈으로 삼을 정도로 경청의 중요성을 아는 CEO다. 경쟁이 점점 치열해 지는 외식업계에서 9년째 꾸준한 인기를 끌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코바코’의 경쟁력은 직원은 물론 고객에게 귀를 기울이는 자세에서 비롯됐다.

이용재 대표가 외식업계에 내놓은 돈가스․우동․초밥 전문점 코바코는 1999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이래 약 230여개 점포를 출점 시키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수입 가전업체 사장에서 외식 프랜차이즈 대표로 변신

이용재 대표는 외식업에 입문하기 전 수입가전 사업을 십수년 동안 해왔다. 그런 그가 불현듯 외식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수입이 자율화되면서 대기업 등살에 가전사업의 장래성이 안 보이더군요. 그럼 뭘 할까 궁리하던 차에 외식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관심이 생긴 거죠. 불현듯 외식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데는 음식에 대한 관심과 ‘될 것 같다’는 강한 느낌 때문이었죠.”

이 대표는 외식사업을 처음 전개하던 그때를 잠시 회상했다. 그는 수입가전 사업을 할 때 접대를 위해 음식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외식업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고 미국의 프랜차이즈 산업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프랜차이즈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라는 강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로부터 3년을 준비했다.

1999년, 이 대표는 회사를 설립하고 ‘코바코’라는 브랜드로 돈가스 전문점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돈가스전문점 시장은 이미 ‘포화시장’이라는 평가가 내려졌었다. 그러나 코바코는 독특한 우동과 초밥 등 복합 메뉴를 시도, 성공가도를 달렸다.

창의성과 섬세함으로 ‘빠른 결단’

2000년대 급속히 늘어난 돈가스․우동 전문점에서 코바코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이 대표의 색다른 창의성과 섬세함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식 트렌드는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며 소비자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한다. 외식업에서 살아남으려면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는 통찰력과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이 대표는 수입 가전업을 하면서 몸에 익은 것이 ‘서비스 정신’이라고 말한다. 서비스 정신이란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개선할 점과 보완해야 할 것이 눈에 보인다”고 말한다.

지금 코바코는 돈까스․우동․초밥 전문점이지만 처음 시작은 돈가스 전문점이었다. 론칭 초기때 돈가스 전문점으로 가맹사업을 벌여 가맹점 모집은 꽤 성과를 올렸지만 가맹점의 매출은 그리 높지는 않았다. 이 대표는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골똘히 생각해보다 찾아낸 것이 ‘개운한 우동 국물’이었다. 우동은 돈가스의 느끼함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었다. 2000년 경 추가한 우동메뉴는 단연 히트였다. 또한 2001년 초밥을 보강하면서 코바코 가맹점의 매출은 쭉쭉 올라갔다. 고객층 저변이 몰라보게 넓어졌고 가족 동반 손님이 늘어났다.

돈까스·우동·초밥은 대중성이 강한 음식이라 사업 전망이 밝다. 코바코가 예비창업자들로부터 주목받는 것도 우선은 트렌드에 걸맞는 메뉴에 있다. 코바코 메뉴 구성과 음식 맛은 업계에서 무난한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가맹점 사업자 입장에서는 ‘마진율은 올리고 인건비는 내린’ 상품성도 빼놓을 수 없다. 본사에서 공급한 원재료를 간단히 요리하면 돼 따로 주방장이 필요치 않고, 손님이 메뉴 주문 후 빠른 시간 내 조리가 가능해 테이블 회전율 또한 높다. 상권에 따라 이원화 가격정책을 펴고 있는데 돈가스 4000~5000원, 우동 2000~3000원, 생선초밥 4000원 대. 코바코는 올해 전골류, 덮밥류, 퓨전롤 등을 연이어 개발해 메뉴와 고객 폭을 한층 높였다.

이 대표는 “사실 메뉴개발 시간이 오래 걸려 많은 점주들의 원성을 들었다”며 “고생끝에 낙이 있듯 자체 기술로 개발한 소스와 우동국물이 이제는 엄연한 경쟁력이 됐다”며 웃는다.
이는 이 대표의 창의성과 섬세함, ‘빠른 결단’이 이뤄낸 결과다.

고객과 직원과의 신뢰바탕

이용재 대표가 자신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신뢰’다. 수입가전업을 하던 때부터 신뢰를 강조했기 때문에 평생고객을 얻을 수 있었다. 그가 외식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전 고객들이 발 벗고 도움을 준 것도 그의 신뢰 덕분이다.

그는 사업을 농사와 빗대어 말하기도 한다. 농부가 밭에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거름을 주며 온갖 정성을 다해 열매를 수확하듯이 사업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그의 인상은 ‘약삭빠른 장사꾼’이라기보다 ‘순수한 농사꾼’같았다.

주위에서 그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근면’이다. 그의 부지런함은 업계에서도 소문이 자자하다. 그는 “하나라도 더 배우려면 발품을 이리저리 팔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도 매주 한번은 신촌에 간다. 신촌 대학가를 샅샅이 뒤지며 외식업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주변 사람들은 ‘농부의 발걸음은 곧 거름이다’라는 말을 그를 보며 깨달았다고들 한다.

이 대표는 코바코의 맛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만큼 솔직한 음식을 만들기 때문이다. 돈까스는 암퇘지 규격돈만을 쓴다. 본사에서 기름기를 제거하고 양념 숙성을 해서 진공 포장해 공급한다.

“빵가루 만드는 데도 노하우가 있어요. 본사에서 빵가루를 직접 갈아서 2킬로들이로 포장해 내보는데, 느끼함을 없애고 구수함을 더하는 게 기술입니다. 우동요?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면발은 정통 일본식 그대로지요. 국물도 참 개운하고 시원하다고들 합니다.”

암퇘지 안심, 등심 생고기를 특수 양념에 절여 섭씨 4∼5도에서 이틀간 숙성시킨 뒤 튀겨 내는 돈까스와 두툼하게 씹히는 살코기를 20여 가지 야채, 과일로 만든 담백한 소스에 찍어 먹으면 감칠맛이 그만이라고.
솔직하게 만든 음식이므로 코바코의 음식 맛 하나는 ‘가맹점도 손님도 만족한다’는 게 이 대표의 자랑 아닌 자랑이다.

사업의 열정은 배움에 대한 열정에서

이 대표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뜨겁다.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는 누구보다 가맹점주 교육에 신경을 쓴다. ‘최선의 교육이 최선의 영업’이라는 생각이다. 점주 교육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1차, 본사 조리교육실에서의 실습 교육이 그것이다.

주문 배달은 원하는 점주들에 한해서 본사에서 판단, 교육시킨 다음에야 허가를 내줄 정도다. 배달 부작용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취지다.
간혹 배달에 치이다보면 점포 영업에 지장을 주고, ‘가족 레스토랑’이라는 컨셉도 퇴색하기 때문이란다. 또 당장 배달이 필요한 상권이라고 배달을 시작했다가 나중에 상권이 변했다고 배달을 하지 않으면 고객은 등을 돌리기도 한다. 그러나 상권과 입지가 ‘배달형’일 경우라면 처음부터 배달 컨셉으로 점포를 꾸미고 ‘배달 가능’을 적극 홍보한다.

코바코의 최적 입지는 사무실과 주택이 적절하게 뒤섞인 곳이다. 가맹본부에서 철저한 상권분석 후 ‘장사가 되겠다’고 판단되는 곳에 한해 가맹점을 출점하고 있지만, 매출이 시원찮은 가맹점도 생겨나게 마련이다.
이 대표는 “그럴수록 수퍼바이저들에게 장사가 잘 안되는 점포에 더 자주, 더 빨리 가라”고 말하곤 한다.

포용력 강한 경청하는 CEO

주변사람들은 이용재 대표를 ‘사람을 끌어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점주들이 영업이 안될 때 서운한 이야기를 해도 “누구나 처음에는 다 그렇지”하며 점주들을 이해하려 애쓴다. 점주들의 아쉬운 소리 하나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이는 사훈으로 걸어둔 ‘경청’이라는 것의 실천이요 이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사람들의 마인드를 변화시키는 것은 변명이 아니라 ‘솔선수범’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올해로 그는 회사를 설립한지 아홉 해째를 맞는다. 이제껏 그가 가맹점주들과 고객들에게 ‘신선한 아이템’이라는 씨를 뿌리고 ‘신뢰’라는 거름을 줬으니 그것이 부디 ‘성공’이라는 열매가 되어 수확하길 바란다.

정리 이시종 기자 l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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