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밀키트 판매로 월매출 1억 원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밀키트 판매로 월매출 1억 원
  • 박선정 기자
  • 승인 2021.07.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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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죽 전문점 ‘기장끝집’
전복죽 전문점 기장끝집은 부산 기장을 중심으로 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사진=이경섭
전복죽 전문점 기장끝집은 부산 기장을 중심으로 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사진=이경섭

전복죽 전문점 기장끝집은 부산 기장을 중심으로 4개 점포를 운영하는 오프라인의 강자다. 이런 기장끝집을 온라인으로 내몬 것은 다름 아닌 코로나19.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온라인 사업이지만 빠른 실행과 추진력을 앞세워 시장에 진입, 이후 수정·보완을 지속하며 단기간 내 팬덤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기장 끝까지 찾아오게 만드는 메뉴 경쟁력

부산 기장 연화리(기장해안로)에는 바닷가를 따라 전복죽집이 늘어서 있다. 그중 가장 이름난 곳은 기장끝집. 해안로를 따라 이집 저집을 지나 가장 끄트머리에 자리한 곳이지만 이곳의 전복죽을 맛보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 타지에서 찾아오는 이들이 적지 않다.

기장끝집의 가장 큰 경쟁력은 메뉴다. 전복죽을 주문하면 활전복과 멍게, 소라, 미역, 꼬시래기, 물회 등 다양한 해산물과 수육, 파김치, 김치찜, 장조림 등 10가지가 넘는 사이드와 찬류를 먼저 낸다. 주문 후 조리하는 전복죽 특성상 제공까지 20분 정도가 소요되지만 기다리는 지루함은 없다. 대나무 광주리에 보기 좋게 담긴 음식을 감상하며 요리조리 사진 찍고 SNS에 올린 뒤 해산물을 하나하나 맛보다 보면 어느새 전복죽이 눈앞에 등장한다. 즉석에서 쑨 전복죽을 인분 수대로 나눠 담지 않고 압력솥째 그대로 내는 방식으로 또 한번 임팩트를 주면 기장끝집만의 강렬한 이미지 완성. 2인분을 주문하면 3인분에 가깝게 넉넉히 제공해 먹고 나서 남은 죽을 포장해가는 사람들도 많다.

가벼운 식사 또는 환자식 이미지가 강한 죽을 정찬 수준으로 끌어올려 대접받는 느낌을 제공한 것, 여기에 소소하지만 강렬한 퍼포먼스를 접목한 것이 기장끝집의 성공 포인트다. 인근 업소 대비 높은 1인분 기준 1만7000원 가격임에도 SNS 후기는 비싸다는 말 대신 ‘가성비 최고’라는 반응이 압도적이다.

배달앱에서 판매하는 여느 전복죽과는 차원이 다르다. 배달·포장메뉴인 전복죽 도시락 세트. 사진=이경섭
배달앱에서 판매하는 여느 전복죽과는 차원이 다르다. 배달·포장메뉴인 전복죽 도시락 세트. 사진=이경섭

궁여지책으로 시작한 온라인 사업이 효자 품목으로

본점으로 시작해 송도끝집, 청사포등대끝집, 기장끝집 2호점(아난티점)으로 점포수를 확대하며 승승장구하던 중 코로나19를 만났다. 매출이 절반 이하로 곤두박질했고 앞이 보이지 않았다. 부산 현지인보다는 서울을 포함한 외지인 비율이 높았던 데다 포장이나 배달 경쟁력이 뛰어난 메뉴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으로 메인메뉴인 전복죽을 반조리 상품화, 밀키트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2020년 5월. 1년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던 밀키트 사업을 본격화한 것이다. 당초 대량생산과 조리편리성을 위해 완제품 형태의 냉동 전복죽을 시도했으나 제조과정에서 쌀알이 깨지는 등의 문제가 계속되자 반조리 냉장 형태로 변경, 곧바로 생산에 돌입했다. 

밀키트 출시 후 2개월까지는 이렇다 할 매출이 없다가 3개월에 접어들면서 반응이 왔다. 출시 3개월 만에 밀키트 매출만으로 월매출 800만원, 4개월을 넘어서며 1000만원을 뛰어넘더니 금세 2000만원까지 올랐다. 탄력이 붙기 시작하면서 주문량은 폭발적으로 성장, 5개월째 월매출 3000만원을 돌파해 지금은 밀키트 판매만으로 월평균 4000만~5000만원선의 매출을 유지하는 중이다. 라이브 방송 1회에 2500만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한다.

밀키트를 주문하는 고객의 상당수는 서울 거주민이다. 정애영 대표는 “서울 각 지역 맘카페에 기장끝집의 후기가 쌓이고 입소문을 타면서 온라인 판매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장끝집의 전복죽 밀키트(위)와 전복미역국 밀키트(아래). 사진=이경섭
기장끝집의 전복죽 밀키트(위)와 전복미역국 밀키트(아래). 사진=이경섭

소규모 제조장 운영으로 생산성·효율성 높여

지난 5월에는 연예인 황혜영과의 협업으로 전복죽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기장끝집을 다녀간 황혜영이 정애영 대표에게 공동구매를 먼저 제안한 것. 황혜영은 5월 7일부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기장끝집의 전복죽을 노출하면서 공동구매 주문을 접수, 3일 동안 1억원이 넘는 전복죽을 팔아치웠다. 

당시만 해도 밀키트 판매를 부대사업 정도로 여겼던 정애영 대표는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매장에서 직원들과 제품을 생산했다. 전복 손질과 쌀 씻기, 쌀 볶기, 포장 등 모든 과정을 본점 주방에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했는데, 매장에서 사용하는 도구를 그대로 이용하다 보니 냄비에 쌀을 볶는 작업만 하루 60번을 넘게 할 정도였다.

공동구매를 통해 온라인 밀키트 판매의 성장을 확신한 정 대표는 지난달 본점에서 도보 5분 거리인 기장 시내에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의 자문을 받아 25평 규모의 매장을 임대해 제조장을 꾸렸다.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쌀을 씻어 볶기까지의 과정을 반자동화, 세미-침지-탈수-볶기의 4단계를 한사람이 처리하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였다. 계량과 실링, 택배 포장을 담당하는 인원은 평균 2명. 주방 직원 모두가 달라붙어도 소화할 수 없었던 물량을 직원 셋이서도 여유롭게 커버할 수 있게 되면서 효율성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제조장 한편은 배달·테이크아웃 공간으로…수익모델 다각화

정애영 대표는 기장 제조장을 설계하면서 밀키트 제조뿐 아니라 배달과 테이크아웃 판매까지 계산했다. 매장 전면에 카운터를 포함한 픽업 자리를 마련하고, 카운터에서는 주방에서 조리한 음식을 바로바로 건네받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 이달부터는 배달앱 입점 등록을 마치고 전복죽과 미역국 배달 판매에도 나선다. 

이로써 기장끝집은 오프라인 매장 판매와 온라인 밀키트 판매, 온오프라인 배달·테이크아웃을 병행하며 수익모델을 다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지 1년 6개월 만의 일.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생각해보지도 못했을 반전이다.

 

 


기장끝집 이현승 실장·정애영 대표.사진=이경섭
기장끝집 이현승 실장·정애영 대표.사진=이경섭

미니 인터뷰 | 기장끝집 이현승 실장·정애영 대표

엄마는 오프라인, 아들은 온라인…시너지 내며 ‘윈윈’ 

 

정애영 대표와 차남인 이현승 실장의 역할은 명확하다. 정애영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포함한 경영 전반을, 이현승 실장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관리 등 온라인 영역을 담당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현승 실장은 기장끝집이 온라인 밀키트시장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첫번째 이유로 자사몰 활성화를 꼽았다. 그는 “처음에는 자체 온라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밀키트를 판매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고객 유입이 적었다. 포털에 기장끝집을 직접 검색해 홈페이지까지 방문하는 과정이 번거로웠던 것”이라며 “이후 자체 홈페이지를 접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하자 고객 유입이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판매채널을 빠르게 전환하는 전략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밀키트 사업을 준비할 때 네이버 기준 기장끝집 키워드 검색량은 월평균 6000건이었다. 이 정도 인지도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 오산이었다”며 “관리비용과 편리성, 접근성, 홍보효과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자사몰을 개설할 것인지 플랫폼을 이용할 것인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모자는 조만간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라이브 방송도 선보일 예정이다. 앞으로는 수요예측이 어렵고 수수료가 높은 공동구매보다는 인스타그램과 스마트스토어 등 자사 채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기장끝집의 가장 큰 경쟁력은 메뉴다. 전복죽을 주문하면 활전복과 멍게, 소라, 미역, 꼬시래기, 물회 등 다양한 해산물과 수육, 파김치, 김치찜, 장조림 등 10가지가 넘는 사이드와 찬류를 먼저 낸다. 사진=이경섭
기장끝집의 가장 큰 경쟁력은 메뉴다. 전복죽을 주문하면 활전복과 멍게, 소라, 미역, 꼬시래기, 물회 등 다양한 해산물과 수육, 파김치, 김치찜, 장조림 등 10가지가 넘는 사이드와 찬류를 먼저 낸다. 사진=이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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