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키위시장 평정 뉴질랜드 '제스프리'
세계 키위시장 평정 뉴질랜드 '제스프리'
  • 관리자
  • 승인 2010.11.15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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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이 주인, 품질에 심혈..전문경영인 체제
고객 취향따라 품종 개발, 정부와도 긴밀협력
우리나라 주부들이 대형 할인매장 등에서 가장 많이 고르는 키위 가운데 하나가 '골드(Gold) 키위'다.

골드 키위는 뉴질랜드의 세계적 키위 수출업체인 '제스프리(ZESPRI) 인터내셔널'(이하 제스프리)의 대표적 브랜드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과일 중 하나가 된 지 오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세계 키위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뉴질랜드는 이탈리아, 칠레와 함께 3대 키위 생산국으로 꼽힌다.

2004년 기준으로 이들 3개국의 전체 키위 생산량은 88만1693t이다. 하지만 단위 면적당(㏊) 생산량은 뉴질랜드가 24.6t으로 가장 많다.

뉴질랜드 키위 농가의 수익도 일반 칠레 농가보다 60∼100% 높고 단위 면적당 수확량도 경쟁국인 칠레, 이탈리아보다 50∼55% 가량 높다.

뉴질랜드 키위 산업이 이처럼 발전한 것은 세계 최대의 키위 수출업체인 '제스프리'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산 위기가 탄생시킨 제스프리

뉴질랜드 키위 산업은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

높은 판매가격 덕분에 이 기간 재배 면적도 2천㏊에서 1만9천㏊로 급증했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키위 산업을 최초로 도입했음에도 다른 국가들이 키위 산업에 진입하는 데 특별한 장벽을 치지 않았다.

이 결과, 이탈리아와 칠레 농민들이 경쟁적으로 키위를 도입해 전 세계 키위 시장의 공급 과잉을 불러왔고 이로 인해 시장 가격도 붕괴됐다.

이에 뉴질랜드 내 7개 키위 수출업체가 1988년 '뉴질랜드 키위 마케팅보드'를 설립하며 수출창구를 단일화했다. 정부도 이 단체가 유일한 판매자이자 수출업체로 기능할 수 있도록 혜택을 줬다.

이 같은 노력에도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공급이 초과되고 대체 과일이 증가하는 한편 키위 수출 가격이 하락하면서 많은 생산자들이 파산했다.

이에 뉴질랜드는 키위 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1994-1995년 마케팅과 수출전략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한 뒤 '제스프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 프로그램의 주요 목적은 시장 지향성을 강화함으로써 키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뉴질랜드는 1997년 '뉴질랜드 키위 후르츠 마케팅보드'를 '키위 후르츠 뉴질랜드'로 전환하고 마케팅 자회사인 제스프리를 설립했다.

즉 키위 후르츠 뉴질랜드는 관리기능을, 제스프리는 마케팅과 연구개발을 주목적으로 하고 단일 수출창구 역할을 각각 맡게 한 것이다.

제스프리는 현재 일본과 한국, 미국, 유럽 등에 자회사를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세계 각지에 키위를 연중 공급하기 위해 뉴질랜드산 키위가 출하되지 않을 때에는 다른 나라에서 키위를 수입해 공급하는 '주년 공급체계'를 갖추고 있다.

뉴질랜드 키위는 도입 100주년이던 2004년 10억 뉴질랜드 달러라는 판매고를 올릴 정도로 뉴질랜드의 대표적 수출 품목이고 그 주역은 제스프리임을 부인할 수 없다.

◇부동의 선두..일본 제압후 중국 '눈독'

'누구나 인정하는 키위의 세계 리더'를 비전으로 삼는 제스프리는 세계 최대의 키위 수출업체로 핵심 성과의 최적화, 경쟁 우위 형성, 성장 지평 마련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위 수출업체에 비해 13배 이상의 수출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제스프리는 주요 시장 중 하나로 연간 판매액의 25%, 판매량의 17%를 차지하는 일본 키위 시장에서 97%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제스프리는 2007-2008년 유럽시장에서 유리한 환율조건을 가진 칠레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칠레산보다 90-100% 높은 값을 받고 판매했다.

당시 제스프리의 'Gold', 'Green', 'Green organic' 품종 모두 판매량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제스프리는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시장에 주목하고 있으며 WTO 협상 타결에 대응해 뉴질랜드 정부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

◇성공비결은 경영혁신과 고객 우선주의

제스프리가 이처럼 성장한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첫번째는 사람과 조직, 시스템의 효과적 구축과 운영을 꼽을 수 있다.

제스프리는 주주 모두가 농민인 영농법인이면서 주식회사 형태를 취하고 있다.

즉 농가는 제스프리를 통해 수출하고 제스프리가 이익을 내면 배당을 받기 때문에 자신뿐 아니라 회사 수익을 높이기 위해 영농에 심혈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전문 경영인에 의한 사업 운영도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주주인 생산 농가가 대표를 뽑아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사회에서 전문 경영인을 선임한다.

중요 정책은 8명의 이사(5명의 생산자 대표, 3명의 독립된 대표)로 구성된 이사회를 통해 수립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키위 산업의 주체인 생산자와 유통 및 수출업체인 제스프리간 연계 강화를 위해 생산자 및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제스프리의 또 다른 강점은 엄격한 품질 관리를 꼽을 수 있다.

'제스프리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품질 관리는 농장에서 소비자까지 전달되는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것으로 생산기에 농약 사용을 최소화하고 수확기에 농약 잔류 테스트를 통과한 '안전한 과일'만 수확하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 지향적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고 뉴질랜드 키위를 '고품격 소비재'로 인지시키기 위한 브랜드 전략 수립, 가치 창출 및 비용 절감 노력,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 소비자와의 관계 개선, 환율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응, 연중 공급 체제 강화 등도 제스프리 성공 요인은 한 둘이 아니다.

하지만 제스프리 성공의 가장 큰 동력은 특정 소비자를 겨냥해 입맛에 맞는 품종을 개발한데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예를 들어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골드 키위는 금색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아시아 시장을 주요 대상으로 개발한 품종이다.

뉴질랜드는 이를 위해 세계 최대의 키위 육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민간 연구소인 호트연구소와 연계해 5만여종의 묘목을 시험포에서 재배,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제스프리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시험 묘목을 2배 가량 늘릴 계획이다.

신품종인 'Gold', 'Green'이 각기 다른 시장을 목표로 개발됐다는 것은 제스프리가 품종 개량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갖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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