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 식사 메뉴로 매출 잡아보자
주점, 식사 메뉴로 매출 잡아보자
  • 신원철
  • 승인 2011.04.28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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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ㆍ안주만 파는 영업방식에 한계…일반식당에 비해 맛ㆍ가격 뒤처져
도시락ㆍ삼각김밥ㆍ주먹밥 등 메뉴로 고객 없는 시간 이용해 매장 활용
주점에서 운용하는 식사 메뉴가 고객의 발길을 끌어오려면 음식의 맛, 가격, 기존의 술ㆍ안주와의 시너지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수년간 식사 메뉴 개발은 주점업계의 화두였다. 많은 주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한 끼 식사가 가능한 도시락, 삼각김밥, 주먹밥, 뚝배기 알밥, 떡볶이 등의 메뉴를 운용하고 있다. 술과 안주만 파는 영업방식으로는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어서다.

주점에 손님이 차는 시간은 보통 저녁 8시부터 새벽 2시까지다. 하지만 영업준비를 위해서는 오후 4시부터 매장을 열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 중 2시간, 저녁 6시부터 8시까지는 매장의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다.

주점업계가 앞다퉈 식사 메뉴를 개발하려는 것은 이처럼 고객이 거의 없는 시간의 매장 활용도를 높이려는 것이다. 고객이 꽉 차는 시간대에는 추가로 안주의 주문을 받기도 어렵고, 고객들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도 1시간 정도로 길어 매출을 더 올리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6~8시 사이에 저녁 식사를 위해 일반식당을 찾는 고객의 발길을 끌어와야 한다는 것.

하지만 많은 주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식사 메뉴를 내놓고 있지만 매출보완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많다. 메뉴에 대한 고객 호응도가 높은 곳의 경우에도 매출에서 5%를 차지하는데 그치고 있다. 문제는 주점에서 내놓은 식사 메뉴가 일반 식당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데 있다.

●간편한 조리로 주방 효율성 UP!

지역 산지의 생산자와 직거래로 공급받는 신선한 홍합요리가 대표메뉴인 주점 브랜드 ‘홍가’. 이 브랜드를 운영하는 홍가F&B에서는 최근 닭볶음탕을 출시했다. 가격은 3~4인분에 2만 6천원으로 밥과 함께 식사로도 손색이 없지만 소주 안주로도 적합하다.

또 고객이 주문하면 주방에서 5분간 조리해 내올 수 있고, 고객은 2분간 휴대용레인지로 더 끓인 뒤 먹을 수 있어 고객 대기시간이 10분이 채 안 된다. 이렇게 조리시간이 짧은 비결은 초벌조리를 통해 닭고기의 기름기를 빼낸 후 냉장 보관하는 데 있다. 또 닭볶음탕의 맛을 내는 소스를 가맹본부에서 포장제품으로 공급해 매장의 일손이 줄었다.

홍가F&B 관계자는 “닭볶음탕은 단순히 식사 대용 메뉴가 아니라 주력메뉴인 홍합요리만큼 매출을 보완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며 “레시피 개발 과정에서 기존 닭볶음탕집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맛, 가격, 간편한 조리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홍가 닭볶음탕의 또 다른 장점은 기존 식재료의 활용도가 높은 점이다. 기존 짬뽕탕 소스에 약간의 양념을 가미해 닭볶음탕 소스를 만들고, 이미 쓰고 있는 채소에 감자를 더했다. 가맹본부의 기존 식재료 공급 인프라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홍가F&B에서 이처럼 효율적인 운영에 초점을 두는 것은 식사 메뉴를 추가할 경우 늘어날 수 있는 주점ㆍ가맹본부의 업무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수년간 주점 업계가 경쟁적으로 메뉴의 가짓수를 늘려온 결과 지나치게 많은 메뉴로 인해 매장ㆍ가맹본부의 식재료 관리가 부실해지고, 음식의 맛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보고돼왔다.

따라서 전 처리된 식재료를 매장에 공급해 조리시간을 줄이고, 늘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도록 자세하게 조리법을 지정해야 한다.

●가용 가능한 식재료 내에서 메뉴 개발
▶ 꾼노리의 식사메뉴 볶음밥. 매장 당 월 판매량이 400개에 이른다.
홍가F&B에서 술안주로 활용할 수 있는 식사 메뉴를 출시했다면 주점 ‘꾼노리’를 운영하는 나누미아이티는 도시락, 알밥, 주먹밥, 해물라면, 볶음밥 등 흔히 주점에서 접할 수 있는 식사 메뉴의 품질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등 고품질 저가 정책을 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곳의 볶음밥은 5천원, 나머지 식사 메뉴는 4천원으로 일반식당보다 많게는 2천원이나 가격이 저렴하다. 이들 식사메뉴는 매장 한곳 당 월평균 400개 정도가 판매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꾼노리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메뉴가 월 평균 판매량이 300개인 점이다. 그만큼 꾼노리의 식사 메뉴는 고객 만족도가 높다. 다만 저렴한 가격만큼 마진율이 높지는 않다.

이에 대해 나누미아이티 마케팅팀 관계자는 “주점의 식사 메뉴는 고객 한명이 주점에 와서 지불하는 액수인 객단가 내에서 판매가 이뤄져야 해 가격이 비싸서는 안 된다”며 “또 퓨전주점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식사가 가능한 메뉴가 많다 보니 식사 메뉴를 개발할 때도 쌀밥을 찾는 고객의 수요에 부응하는 정도에 그쳐야 기존 안주 메뉴의 매출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에서는 새로운 식사 메뉴 개발보다 기존 메뉴의 개량에 주목하고 있다. 주점에서 이미 취급하는 식재료 품목으로 식사 메뉴를 만들 수 있어야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이 뛰어난 식사 메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점 업계의 식사 메뉴 개발 바람이 전문점 방식의 주점운영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으로 본다. 퓨전주점이 한식ㆍ일식ㆍ양식 등 음식의 국가별 장벽을 무너뜨렸다면 식사 메뉴 개발은 주점과 일반식당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영방식이라는 것. 이에 따라 주점의 식사 메뉴 개발 노력은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신원철 기자 haca13@


<인터뷰>박승환 홍가F&B 구매물류팀장
“가격ㆍ맛ㆍ조리의 편리성 3박자 갖춰야”
홍가F&B가 최근 닭볶음탕을 출시하며, 주점의 식사 메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점의 식사메뉴는 매출보완 측면에서 최근 업계 전체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 이곳의 박승환 구매물류팀장에게 식사 메뉴 개발 시 주의할 점에 대해 물었다.

▲닭볶음탕은 주점의 신메뉴로는 이색적이다.
- 레시피를 시험하는데 닭고기만 몇t을 썼다. 보통 여름을 앞두고 치킨, 냉채 등의 신메뉴 출시가 많은데 홍가F&B에서는 이런 신메뉴 개발의 틀을 깨고 싶었다. 중요한 것은 메뉴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많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이 점을 간과한다. 신메뉴는 무엇보다 주점의 매출을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많은 식사 메뉴가 실질적인 경쟁상대인 일반식당의 메뉴보다 맛, 가격 등에서 떨어지는 데 그친다.

▲주점의 식사 메뉴가 경쟁력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 가맹본부 중심으로만 메뉴를 개발하기 때문이다. 취급하기 쉬운 식재료만으로 메뉴를 만들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주점의 식사 메뉴는 어떤 점에서는 안주보다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기존 일반식당의 소비수요를 뺏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격, 맛, 조리의 편리성 등 3박자가 고루 맞아야 한다. 당연히 가맹본부가 메뉴 개발에 시간과 비용을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기존 주점의 시설로 다룰 수 있는 메뉴가 많지 않은데.
- 브랜드 론칭 때부터 식사 메뉴를 취급할 계획을 하는 곳이 많지 않아 식사 메뉴 운용에 어려움이 많다. 특히 테이블에 화로가 설치돼 있지 않고, 주방의 조리시설도 부족하다. 따라서 구이 종류의 음식을 다루기는 어렵지만 휴대용레인지를 쓰면 전골류를 취급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극복하려면 가맹본부에서 전 처리된 식재료를 쓰고, 간편하게 조리하면서도 맛이 뛰어날 수 있는 레시피를 개발해야 한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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