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高성장비결 = ‘매장 포트폴리오’
맥도날드 高성장비결 = ‘매장 포트폴리오’
  • 신원철
  • 승인 2011.06.2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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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는 커피를 찾는 고객들로, 야간에는 출출한 배를 채우려는 직장인들과 야식을 즐기려 오는 사람들로 북적되는 매장. 한국 맥도날드의 최근 풍경이다.

한국 맥도날드가 경기침체로 소비를 줄이는 고객들의 지갑을 열게 한 비결은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과감한 발상 전환을 통한 매장의 수익다각화가 성장의 핵심 키워드라고 꼽고 있다.
“한국 맥도날드를 보고 배워라”

지속된 경기침체와 운영비용의 상승 등으로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외식기업들이 최근 한국 맥도날드 배우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간 두자릿수의 매출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는 한국 맥도날드의 최근 행보는 경영혁신에 목말라 하는 외식기업들에게 좋은 성공기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한국 맥도날드가 강도 높은 경영혁신과 수익다각화에 주력한 것은 2005년부터로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한국 맥도날드는 1986년 공인회계사출신인 안효영 사장과 미국 맥도날드사가 50대 50 비율로 합작사인 ㈜맥안을 설립한 뒤 1988년 소비문화의 대명사인 서울 압구정동에 1호점을 내며 국내에 진출, 성장을 거듭했다.

1988년 입점 초기 매출규모 19억원에 불과했지만, 당시 국내 외식시장은 불모지에 가까웠던 만큼 별다른 전략 없이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 1999년에 와서는 1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10년도 채 안 된 시기에 53배의 성장을 보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성장은 거기까지였다. T.G.I프라이데이스 등의 외국계 패밀리레스토랑의 국내 상륙과 경쟁 브랜드들의 잇따른 출현 등으로 한국 맥도날드 역시 성장통을 겪는다. 그러다 2001년 광우병이 발생, 한국 맥도날드는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게 된다.

당시 광우병 논란은 일파만파로 확산돼 수입산 쇠고기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해외 패스트푸드 전문점들에게 치명타로 작용했다. 여기에 웰빙 붐까지 불면서 패스트푸드가 정크푸드라는 인식이 확산됐고 결국 패스트푸드 업계는 전반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 맥도날드 역시 2000년 181억원에 달하던 영업이익은 광우병이 터진 2001년 98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2002년에는 매장출점 등 공격적인 경영에도 불구 -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이후 2003년 -172억원, 2004년에는 -212억원, 2005년 -349억원의 연이은 영업적자를 지속했다. 순손실액은 1천억원을 육박해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기업의 존립 가능성에 의문을 둘 정도였다.
●햄버거 전문점 이미지 탈피…조식·디저트·배달 서비스까지 확대
패스트푸드는 버리고 QSR로


이러한 상황에서 맥도날드가 선택한 카드는 전문경영인을 앞세운 CEO 교체와 강도 높은 경영쇄신이었다. 한국 맥도날드는 2005년 초 호주 맥도날드 CFO 및 부회장을 역임했던 맥도날드 전문가 ‘레이 프롤리’ 사장을 CEO로 영입,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을 시행했다.

그가 취임 후 주력한 사업은 3가지였다. △‘안티 패스드푸드’의 정서 완화와 퀵서비스레스토랑(QSR)으로의 이미지 개선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고객니즈 분석을 통한 고객접점 확대였다. 안티 패스트푸드 완화를 위해서는 의학계와 손잡고 햄버거의 바른 섭취에 대한 운동을 펼쳤으며 지속적인 웰빙메뉴 출시, 선진화된 위생관리 홍보, 원산지 표시제 및 영양표시제 강화, 100% 호주산 쇠고기 사용 등 건강한 먹을거리 만들기에 앞장선다는 이미지를 선보였다.

또한 2006년부터는 ‘로날드 맥도날드 어린이 축구교실’을 출범하고, 각 지역 연고 구단과 함께 각 지역의 어린이들이 유소년 전문 코치진으로부터 축구 기술 및 기본기를 배울 수 있는 축구교실을 운영, 어린이들에게 활기찬 생활과 균형 있는 식생활습관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캠페인에 주력했다.

●강도 높은 경영쇄신과 수익 다각화

외부로는 브랜드 이미지를 온화하게 만들었다면 내부로는 채산성이 낮고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노후화된 매장의 강도 높은 폐점을 단행했다.
2002년 341개에 달하던 매장은 2010년 말까지 243개로 줄이며 100여개를 폐점시켰다. 하지만 남은 매장과 신규 오픈하는 매장에 대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매장의 포트폴리오를 실시, 고객의 접점을 넓혔다.

대표적으로 2005년부터 매장을 카페형태로 교체하는 한편 24시간 매장을 선봬 고객들의 이용편리성을 높였다. 2006년에는 패스트푸드 업계 최초로 배달을 해주는 ‘맥딜리버리’를 선보였으며 차 안에서 햄버거를 주문할 수 있는 ‘맥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론칭, 매장 외부에서도 편하게 맥도날드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어 2007년에는 아침을 거르고 출근하는 ‘얼리버드 족’ 증가를 반영해 ‘맥모닝’을 출시, 아침시장을 공략했다.

2009년에는 맥도날드를 단순히 햄버거를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카페처럼 언제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모토 아래 ‘맥카페’를 론칭, 디저트군을 강화했다.

2010년에는 주문 즉시 제품을 생산해 주는 ‘Made for you’(MFY) 시스템을 도입, 만들어진 버거가 아닌 갓 만든 신선한 버거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매장의 리이미징(re-imaging) 캠페인을 통해 현대적이면서, 스타일리시하며, 고급스러운 콘셉트인 ‘알레그로(Allegro)’ 및 ‘폼(Form)’ 디자인을 매장에 적용, 트렌드에 맞는 감각적인 매장을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높은 매출성장 달성
매장 포트폴리오를 통한 고객의 서비스 접점확대와 퀵서비스레스토랑의 이미지 쇄신은 고무적인 결과를 낳았다.

한국 맥도날드는 매장 포트폴리오를 통해 수익다각화를 시도한 결과 2005년부터 매출 증가를 지속했다. 2006년 10%, 2007년 16%, 2008년~2009년에도 10% 이상, 2010년에도 14.5%의 전년대비 매출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이익 역시 전환됐다. 2005년 -349억원에 달하던 영업손실은 2008년 -43억원(추정치)으로 줄었으며 2009년에는 흑자전환을 창출, 2010년도까지 높은 영업이익을 지속적으로 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렌드 반영시킨 매출 다변화로 매출성장
5천억원 투자 등 공격적인 경영 확대


현재 한국 맥도날드는 매장당 매출이 활성화되고 있고 매장 포트폴리오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판단하에 그동안 주춤했던 매장 확장에 돌입했다.
한국 맥도날드 션 뉴튼 대표이사에 따르면 향후 5년 간 5천억원을 투자, 매장을 2015년까지 약 500개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 확대와 매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다. 또한 신규오픈 예정인 매장의 약 80% 이상에서, 고객들이 자동차를 탄 채로 음식을 주문하고 받아갈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서비스를 확대해 고객의 편의를 증대한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한국 맥도날드는 국내 대표적인 정유사인 SK 에너지, GS칼텍스 및 SK네트웍스 등과의 협업을 통해 주유소와 결합한 복합매장을 확대하는 한편, 휴게소들을 대상으로 한 매장을 오픈할 방침이다.

그리고 프랜차이즈의 모집을 더욱 강화해 향후 5년 간 전국 매장 중 프랜차이즈 매장 수를 현재 10개에서 200여 개로 약 20배 정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 인구는 5천만명으로, 비슷한 인구인 프랑스·영국이 각각 1천곳의 맥도날드 매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각오다.

●맥도날드 업계 귀감 또 다른 이유 있어
기업 성장에 밑거름된 한국 맥도날드의 직원에 대한 복지도 주목된다.

과거 패스트푸드 전문점들은 글로벌 브랜드답지 않은 비정규직 처우로 논란의 대상이 되곤 했다. 반면 한국 맥도날드는 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현재 전국 250여개 매장에서 약 1만2천명의 시간제 및 정규직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고령자와 장애우는 물론, 능력만 있다면 학력 및 성별의 차별이나 편견 없이 채용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맥도날드는 직원 채용과 더불어 다채로운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사이버대학 네 곳과 산학 협력을 체결하고 본사 및 매장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에게 입학금 면제 및 수강비의 최대 40%를 감면해주는 혜택을 제공해 오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7월부터는 영어, 중국어 및 일어 등 3개의 언어에 대해 무료 온라인 외국어 강좌를 개설해 교육기회를 제공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010년 고용노동부가 발표하는 ‘2010년도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발상전환이 성장의 핵
최근 맥도날드는 가맹점 운영의 본격화를 밝힌 이후 예비가맹점주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매장을 함부로 확장 할 계획은 전혀 없으며 가맹점도 직영점 같은 매장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가맹점주 모집 시에는 인터뷰 등을 통해 맥도날드 운영에 적합한 인재만을 선별해 내고 있다. 또한 가맹교육 기간은 최소 9개월 정도를 진행하고 있으며 실제 매장에서 인턴십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트레이너들의 평가를 통해 맥도날드 점주로서의 역량을 평가해 가맹점을 내주고 있다.

가맹점 오픈이 까다롭지만 매장선정과 관련 맥도날드 본사가 일정부문 투자를 해주기 때문에 창업부담이 비교적 적고, 수익률이 안정적인 만큼 가맹점주들의 문의는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평이다.

외식업계 경영전문가들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선보이는 계란요리로 구성된 아침메뉴, 스타벅스를 능가하는 1천원대의 저렴한 커피, 과일주스를 비롯한 다양한 디저트 군, 또 이를 이용하는 고객의 편리를 위한 배달서비스 및 24시간 매장 확장 등 발상의 전환이 오늘날 맥도날드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맥도날드의 이러한 성장에 대한 노력은 단일 메뉴와 똑같은 서비스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배경이 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에서 10년 전만해도 맥도날드의 경쟁상대는 버거킹, 롯데리아 등 패스트푸드 점이 유일했지만 지금은 편의점, 스타벅스 등 경쟁해야할 상대가 너무 많아졌다”며 “동일 매장이지만 매출 구조의 다변화를 디테일 있게 구성, 고객입점을 확대한 맥도날드의 경영전략은 업계의 귀감이 되기 충분하다”고 밝혔다.

자유진 기자 yujin@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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