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칼럼] 일본 ‘절임식품 위생규범’ 개정의 의미
[식품칼럼] 일본 ‘절임식품 위생규범’ 개정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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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2.0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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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HACCP지원사업단 팀장
올해 8월에 일본에서 대형 식중독이 발생하였다. 우리의 물김치류와 유사한 ‘아사츠케’라는 일본식 절임식품에서 증식된 병원성 대장균 O-157로 인해 127명이 입원하고 8명이 사망하는 중대사건이었다.

‘아사츠케’는 배추 등 채소를 낮은 소금농도로 얼간하고 조미액을 첨가하여 제조하는 절임식품으로 염도가 낮고 산성도가 pH5가 넘는 식중독의 취약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병원성 대장균을 비롯한 식중독균은 비교적 열에 약하고 pH4.5이하의 산성조건에서 증식이 제한되거나 사멸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된 ‘아사츠케’는 원재료의 관리미흡, 제조공정 관리 미흡, 종사자의 위생 미흡 등으로 오염될 수 있는 식중독균을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보존성 취약한 절임식품의 관리 강화

이 사건으로 비상이 걸린 일본 후생노동성은 사고 발생공장을 비롯한 전체 절임식품공장의 실태를 조사하여 대책을 마련하였다. 우리의 식품위생심의위원회에 해당하는 위원회를 개최하여 2012년 10월 12일, 실질적으로 법적 강제규정에 해당하는 ‘절임식품 위생규범’을 개정하여 시달하였다.

주요한 개정내용은 이번에 문제된 ‘아사츠케’와 같이 보존성이 취약한 절임식품의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다. ‘보존성이 있는 절임식품’은 염도 3~4%인 것은 pH 4.6이하로 하고, 이것에 미달하는 염도를 갖는 절임식품은 pH4이하로 정의하였다. 이와 함께 ‘아사츠케’와 같이 보존성이 부족한 절임식품에 대한 특별관리 규정을 다음과 같이 추가하였다.

원재료 및 완제품은 10℃이하의 저온에서 보관할 것, 제조에 있어서는 미생물에 의한 오염과 이물이 혼입되지 않도록 취급할 것, 원재료는 음용에 적합한 흐르는 물로 충분히 세척할 것, 제조공정 및 반제품의 온도 관리를 10℃이하로 하고 확인한 온도를 기록할 것 등이다.

이와 함께 핵심적인 것은 소독 또는 살균공정을 의무화한 것이다. 즉 배추 등 채소 재료를 차아염소산나트륨용액(100ppm 10분, 200ppm 5분, 또는 이와 동등한 효과를 갖는 방법)으로 소독하고 충분히 세척할 것과 그렇지 않으면 채소 재료를 75℃에서 1분간 살균(블랜칭)하는 방법을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 위 소독 또는 살균 조건은 반드시 기록하고 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개정된 위생규범에는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규정도 있다. 절임식품에 의한 식중독 발생 시 원인규명을 위한 검체의 보존(아사츠케의 경우에는 냉동으로 검체보관)규정이다. 우리나라도 집단급식소의 조리식품을 검체로 보존하듯이 사고 발생 시 신속한 원인규명을 위한 일본 정부의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 권장사항의 규정도 눈여겨 볼만하다. pH 4.5이상의 ‘비보존성 절임식품’을 생산하는 작업장의 청결구역은 낙하 세균수 50개 이하, 진균(곰팡이와 효모)수는 10개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이밖에도 우리나라 김치류의 해썹 규정보다도 오히려 강화된 선행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겉절이 김치, 각별한 주의 요망

우리나라의 전통김치는 배추 등 채소에 갖은 양념류를 첨가하여 충분히 숙성하여 먹는 식품이다. 설사 식중독균이 있다고 하더라도 발효과정 중에 생성되는 젖산 등 유기산에 의해 식중독균의 생육이 저해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장 맛있고 아삭하다고 느껴지는 김치는 발효 중기에 해당하는 pH4.5정도이다.

이 상태부터는 김치 젖산균을 제외한 유해균의 증식이 억제되는 실로 식품위생학적으로 과학적인 발효 메카니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김치 선호도의 다양화에 따라 일부 충분히 발효가 되지 않은 겉절이 형태의 김치도 유통되고 있다. 겉절이 김치라고 하더라도 좋은 원재료의 선택, 배추의 충분한 세척 등을 통하여 관리될 수 있지만, 자칫 관리가 소홀하게 되면 숙성되지 않는 겉절이 김치의 특성 상 식중독 발생의 잠재성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일본의 ‘아사츠케’의 사례와 같이 학교급식 등 단체급식에 납품되는 샐러드 형식의 겉절이 김치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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