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정부 수급조절 이뤄져야 가격 하락”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주요 식품업체들이 중저가 선물세트에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한우, 과일 등의 농축산물은 가격이 크게 올라 소비자 선택 범위가 좁아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발 방사능 여파로 올해 설날 선물세트는 수산물 선호도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많은 소비자들이 육류 선물세트로 이동하면서 육류 선물세트 가격이 대부분 올랐다.
지난 13일 기준 암소 1㎏은 1만3576원으로 전년대비 16.6%, 거세우 1㎏도 1만5332원으로 전년대비 5.1% 값이 뛰었다. 한우가격은 지난해 농가 사육두수가 늘어나 가격이 내려갔지만 정부 시책에 따라 사육두수 조절이 이뤄져 가격이 상승했다. 이 밖에 송아지가격 상승으로 축산 농민들이 암소를 가축시장에 내놓지 않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해 추석 한우 갈비세트가 6.1%, 냉장세트는 8.1% 매출이 신장했다. 당시 한우세트는 조기 물량이 동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설날 예약판매 실적도 축산물은 16.4%가 증가했으며 이 중 한우 갈비세트(40.5%)와 냉장세트(74.1%)가 신장세를 주도했다.
과일도 비슷한 상황이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감귤 10㎏ 1상자는 평균 3만666원에 경매가 이뤄져 전년 대비 46%나 올랐다.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하등품 1상자도 8959원으로 1년 사이 22% 올랐다. 감귤 값 상승은 지난해 여름 제주도가 가뭄 피해를 본 탓이 크다. 주산지인 제주도는 보통 장마 기간 평균 강수량이 400㎜에 달하나 지난해 여름은 115㎜로 평년의 3분의 1에 그쳤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량 감소 외에 가격을 맞추려는 생산농가와 정부의 수급 조절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농산물은 공급량이 수요량보다 조금만 부족해도 가격이 폭등하고 공급량이 조금만 많으면 가격이 폭락하는 구조”라며 “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면 정부가 수급 조절을 하며 안정화를 꾀하겠지만 명절 대목은 농가 소득 보존 차원에서 정부가 시장에 잘 개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설날을 맞아 농축산물 선물세트 판촉행사에 나서고 있지만 가격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농축산물 선물세트를 구입하려면 정부의 수급 조절과 유통단계의 간소화 등이 선행돼야한다”고 지적했다.
김상우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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