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아이에프 단체급식 진출, 사업영역 확대
본아이에프 단체급식 진출, 사업영역 확대
  • 김상우
  • 승인 2014.11.07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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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매푸드 주식 100% 인수… 업계 “면밀한 검토 없는 사업 확장”
국내 대표 한식 프랜차이즈 본아이에프가 고매푸드를 인수하고 급식사업에 뛰어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본아이에프는 지난 10월 말 고매푸드 주식 100%를 인수하고 이 회사의 기존 사업장을 운영키로 했다. 인수 대금은 약 10억원이며 운영 사업장은 36개다.

고매푸드는 올 상반기부터 매각작업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급식 대기업을 우선으로 매각을 물색했으나 성사가 어려워지자 외식 프랜차이즈로 대상을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매푸드가 A업체에 매각하려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업계 전체에 매각 소문이 퍼졌다”며 “이로 인해 일부 고객사가 이탈하는 등 손해가 상당했지만 빠른 시기에 새 주인을 찾아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고 했다.

급식, 외식과 시너지 거둘까?
본아이에프는 ‘본죽’ 신화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02년 론칭한 본죽은 현재 가맹점 수만 1182개에 이르는 등 가정에서만 먹던 죽을 외식 메뉴로 끌어올린 블루오션의 수작이란 평가다. 특히 본죽의 성공 이후부터 사업 다각화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2006년 본비빔밥을 시작으로 2008년 본국수, 2012년 본도시락 등을 차례로 론칭해 반경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급식사업 역시 그 연장선의 하나라는 시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본아이에프는 지난해 1177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4%의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전년 7억원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할만한 제반 환경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본아이에프의 급식사업 진출에 대해 모험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외식 프랜차이즈가 급식사업에 뛰어든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몇몇 외식 프랜차이즈가 학교급식을 소규모로 운영하기도 하나 사업 확대는 나서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은 음식 브랜드와 콘셉트, 시스템이 크게 좌우하나 급식은 전문 인력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면밀한 검토 없이 단순한 사업 영역 확대로 급식사업에 뛰어들었다면 큰 오산”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매푸드의 중심 인력이 대거 이탈하면서 운영 담당자들의 수시 교체로 고객사 불신이 쌓이고 있다”며 “다수 사업장이 공공기관에 편중돼 매력도가 한참 떨어진다는 문제점도 있어 기존 사업장 사수와 신규 사업장 수주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그는 “기존 외식 브랜드를 접목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산이지만 급식업계에 대한 이해가 뒤따르지 않는 이상 수익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본지는 고매푸드 인수와 관련해 본아이에프와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중소 급식업체 경영 악화 심각
업계에서는 이번 고매푸드의 매각이 중소 급식업체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고매푸드와 유사한 몇몇 중소업체들은 고매푸드의 매각을 내심 부러워하는 실정이다. 이는 현재 대부분의 중소업체들이 신규 사업장 수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상 유지 및 실적 악화가 가중되기 때문이다.

특히 단가가 높은 산업체, 오피스 사업장이 적고 공공기관 사업장 비중이 높은 수익 불균형 구조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몇몇 중소업체는 대기업의 급식사업 진출로 존폐 위기에 놓여있다. 그간 롯데 계열사 사업장 비중이 높았던 B업체는 롯데푸드가 급식사업에 진출한 후 사업장 회수에 들어가자 인력 이탈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C업체도 영업 담당자와 영양사가 대기업으로 빠지면서 인력 구조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후 사업장 재계약 실패라는 악순환으로 인해 현재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중소업체 관계자는 “급식 환경 자체가 갈수록 중소업체에게 불리한 상황”이라며 “그동안 영업 인맥으로 사업장을 영위하는 업체들이 많았지만 대기업의 무차별적인 영업 확장과 계열사 지키기, 공공기관의 낮은 단가는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고매푸드는 우리나라 위탁급식의 시작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업체이기 때문에 매각이 매우 안타깝다”며 “앞으로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업체들이 매물로 쏟아진다면 대기업 주도의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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