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 농업전문 취업비자 신설 등 제안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미국의 농촌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이민개혁이 절실하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민간 연구기관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는 최신 보고서에서 “지금 미국의 이민정책은 농림축산업계 당면 문제에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농림축산·식품 산업에 이민 노동자를 확대 고용할 수 있는 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CCGA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연말 이민 행정명령을 발표한 후 이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들은 이번 조치가 농촌 노동력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서류미비 이민자(불법체류자) 500만 명이 추방 유예 혜택을 받게 됐으나 이 가운데 농업 노동자는 25만 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미국 농촌 인력은 수요에 비해 30% 이상 부족한 실정이라며 추방 유예 처분을 받은 일부 노동자들이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나설 경우 더 부족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세계의 곡식 창고’로 불리는 미 중서부 지역에 이민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중서부는 계절별 작물 생산 이외에 연중 가축을 돌봐야 하는 축산 농가와 특수작물 비중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고 이는 이민 노동력에 크게 의존해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서부 농촌은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곳이 많아 노동자를 구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CCGA는 미 중서부 농촌에 약 5만7천 명의 취업 이민자가 고용돼 있으며 작물 생산에서부터 노동 집약적인 유제품·가축 관리, 식품 가공 및 처리 등의 일을 한다고 전했다.
동시에 중서부에 기반을 둔 농업 관련 사업들은 과학자, 엔지니어, 기술자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미국의 전문직 취업 이민 비자(H-1B)와 농업분야 단기 취업 비자(H-2A) 등 낙후된 비자 시스템이 농업 인력 확보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이 CCGA의 설명이다.
이들은 미 의회가 이민 시스템을 현실화할 수 있는 법안 마련에 실패할 경우 단기적으로 특수작물과 유제품 생산량 감소, 부가서비스 비용 상승 등의 결과에 직면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미국 농업 발전에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한 대책 방안으로는 “본국 체류 기간을 요구하지 않고 제한없이 갱신할 수 있는 임시 취업비자 마련, 농촌 취업 이민자에 대한 국가별 제한과 할당제 조항 폐지, 새로운 농업전문 취업비자 신설” 등이 제안됐다.
CCGA는 “미국 정부는 농가에 숙련된 농업 이민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민 노동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하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며 “미국 농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이민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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