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도 좋지만 결국 R&D의 힘
마케팅도 좋지만 결국 R&D의 힘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6.03.07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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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에 매운 맛을 더 찾는다는 속성 탓일까? 아니면 뛰어난 마케팅과 ‘하늘이 돕는 운’의 힘일까? 그도 아니면 맛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 때문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굽네치킨이 최근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초 출시한 신메뉴 ‘굽네 볼케이노’가 소위 ‘대박’을 터트리며 흥행 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사는 물론 가맹점에서도 밀려드는 주문에 눈코 뜰새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굽네 볼케이노의 흥행은 우연이나 운이 아닌 끈질긴 R&D의 결과라고 봐야 한다. 외식 트렌드를 수시로 파악하고 고객의 입맛을 분석해 제품에 반영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 굽네치킨은 지난해만 해도 모두 4종 이상의 신메뉴를 시장에 내놓았다. 1월에 ‘허니 커리 바사삭 치킨’에 이어 11월 ‘굽네 후르츄 소이갈릭’, 12월 ‘굽네 볼케이노’에 이어 올해 1월 ‘굽네 딥치즈’ 등을 연달아 내놓았다. 모두 시장에서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R&D 투자를 늦추지 않았다.

업계는 지난해 급성장한 bhc의 성장 요인 중 하나를 메뉴의 경쟁력에서 찾는다. 소비자 트렌드를 잘 파악한 ‘뿌링클치킨’에서 성공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혹자는 이미 선보인 타 업체 메뉴의 ‘미투’ 메뉴라고 폄훼하기도 하지만 소비자의 입맛 공략에는 성공한 셈이다. 미투라도 맛이 없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bhc는 이어 ‘쏘스에무쵸’와 ‘맛초킹’을 잇달아 출시하며 고삐를 죘다. 당시 bhc는 R&D 분야의 인력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말하면 다른 치킨 브랜드들은 억울할 것이다. M치킨도 N치킨도, B치킨도, K치킨도 R&D에 많은 투자를 하며 신메뉴를 꾸준히 내놓았다.

그 중엔 제법 인기를 끈 메뉴도 있고 애석하게도 이름을 많이 알리지 못한 메뉴도 있다. 이들이 R&D를 게을리하며 안주한 것은 아니다. 또 굽네 볼케이노가 R&D와 마케팅의 정답도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굽네 볼케이노에 주목하는 이유는 꾸준한 R&D만이 브랜드와 메뉴의 경쟁력을 지속시켜줄 수 있다는 당연한 말을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다.

한 치킨 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찾는 치킨의 70~80%는 후라이드치킨이나 양념치킨이다”라며 “신메뉴 개발에 소홀할 수 없지만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토로한다.

흥행을 할지, 인기가 있어도 얼마나 지속될지, 즐겨 찾는다는 보장도 없는 불확실성이 가득한 신메뉴 개발보다 안정되고 검증된 기존 메뉴에만 충실해도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틀리지 않은 말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에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투자의 상식을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말이다.

굽네치킨이 이 말을 따랐다면 굽네 볼케이노의 흥행도, 창사 이래 최고 일매출도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다. 의미있는 것은 굽네치킨이 메뉴의 다양함을 위한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은 점이다.

굽네치킨은 오븐구이라는 신선함으로 시장에 파고들었지만 오븐구이 이상을 바라는 고객의 요구와 마주쳤다. 이런 고객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에서 이같은 흥행 메뉴가 나왔다. 메뉴를 혁신하고 까다로운 소비자의 입맛을 공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결국 R&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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