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인한 장기간의 ‘방콕’, ‘집콕’ 기간 중 젊은이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걱정과 해결방안의 모색 등 몇 가지 생각에 몰두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가뜩이나 대입, 취업, 결혼, 출산, 육아, 자녀교육, 주택문제 등 어느 하나 뜻대로 되는 게 없는 젊은이들에게 날로 늘어나는 복지 부문 정책예산과 눈덩이처럼 불어가는 국가부채까지 오롯이 떠넘길 수밖에 없는 우리 세대의 민망한 자괴감이 생각의 단초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결방안까진 까마득했고, 젊은이들의 자신감 회복과 승부 정신의 부활을 위한 음악적 처방의 제공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젊은이들의 손쉬운 접근을 위해 CD, DVD, 유튜브 등을 통해 음원 감상이 가능한 다섯 개의 종교적 축전음악 ‘테 데움Te Deum’을 소개한다. 모두 세계 음악사에 찬연히 빛나지만 덜 알려진 낯선 작품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테 데움’은 본시 가톨릭교회의 라틴어 찬미가 ‘Te Deum Laudamus…(오 주님, 하나님 당신을 찬양합니다’의 첫머리에서 따온 것이다. 4세기경부터 교회 예배와 궁정 의식에 썼는데 후세 작곡가들의 손으로 내용과 형식이 발전, 세속의 축전음악으로도 많이 쓰였다. 필자 소장의 ‘테 데움’ 음반이 얼추 30여 종 50여 장에 이르는데 대부분 독창, 중창, 합창, 오르간, 현악에 트럼펫 등 금관악기와 팀파니 등 타악기들의 적극 참여로 밝고 힘찬 음악이다.
# 륄리(Jean Baptiste Lully.1632-1687 이태리-프랑스). 루이 14세의 수술 회복을 축하하는 작품. 트럼펫과 타악기가 대규모 합창을 이끌며 장쾌, 현란한 음악을 뿜어낸다. 큰 축전용 음악. 독창자 5명, 합창, 관현악. 50분(CD/DVD. 유튜브: 윌리엄 크리스티 지휘 버전 외 여러 편)
# 샤르팡티에(M.A.Charpentier1636-1687 프랑스). 묵직, 날렵한 팀파니 독주에 이은 멋진 트럼펫 팡파르(‘트럼펫 아리아’)의 전주와 5명의 독창과 합창이 빚어내는 음악이 압권이다. 현대적 세련미. 23분(CD/DVD. 유튜브: 윌리엄 크리스티 지휘 버전 외 여러 편) 정명훈 지휘 음반(2000년DG)은 바티칸 성년 기념 음반으로 모차르트, 베르디의 ‘테 데움’도 수록.
# 베를리오(Louis-Hector Berlioz1803-1869. 프랑스). 나폴레옹의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한 롬바르디아 전쟁 승전(1799년)의 기념 축하작품. 각 100명씩의 어른 합창단 2개, 600명 소년합창단, 오케스트라, 오르간이 뿜어내는 압도적 음량과 리듬의 폭발적 생명력. 50분 안팎(CD. 유튜브는 클라우디오 아바도, 바렌보임 지휘 버전 외에 여러 편)
# 브루크너 (Anton Bruckner 1824-1896. 오스트리아). 평생 독신에 경건한 신앙인이었던 그의 겸허한 신앙고백과 엄청난 힘, 화려한 색채감, 장엄한 울림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걸작. 4명의 독창자, 합창, 관현악, 오르간. 28분 안팎 (CD/DVD. 유튜브: 카라얀 지휘 버전 외 여러 편)
# 드보르자크(A. Dvorak1841-1904 체코):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400주년 기념 축전음악. 체코·아메리카 민속 음악적 색채에 밝고 활기 넘친다. 2명의 독창자, 합창, 큰 북, 트라이앵글의 관현악 편성. 22분 안팎(CD/DVD. 유튜브: 독일 WDR 심포니 & 합창단 버전 외)
# 유튜브 검색창에 작곡가 이름과 곡명 ‘테 데움’을 찍으면 바로 뜬다.(예: 륄리 테 데움)
끝으로 음악에 관한 공자의 말씀으로 글을 마친다. ‘군자가 음악을 좋아하는 까닭은 교만한 마음을 없애기 위함이고 소인이 음악을 좋아하는 까닭은 두려운 마음을 없애기 위함이다. 君子好樂 爲無驕也 小人好樂 爲無懾也’(출전: 孔子家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