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종주국 논란에 잘 대처하라
김치 종주국 논란에 잘 대처하라
  • 권대영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농수산학부장
  • 승인 2021.04.2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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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영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농수산학부장

본인은 한국식품연구원 부설 세계김치연구소가 김치를 한자로 한국파오차이(韓國萢菜)라고 표기하고 다닐 때 그것은 앞으로 커다란 문제를 달고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역사나 언어유래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은 파오차이가 원조이고 한국파오차이는 아류라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세계김치연구소에서는 자꾸 김치의 역사를 중국의 파오차이나 일본의 쯔께모노, 독일의 사우어크라우트와 같이 놓고 이야기한다. (주영하, 풀무원 뉴스레터, p 18,1999; 박채린,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34, 93-111, 2019; 한응수, 한국의 발효식품, 195-266, 2021). 김치는 발효식품이지 산 절임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다른 나라의 절임 식품과 비교하면 결국 김치가 중국에서 왔다는 주장에 아무 대응도 할 수 없다.

김치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유럽, 중국에서도 김치이다. 농식품부에서 김치를 신치(辛奇)로 표기하자는 것도 또 다른 오류를 탄생할 여지를 남기고 있다. 비록 현대 중국어에서는 김치를 정확히 발음낼 수 있는 한자가 없더라도 그와 비슷한 한자를 찾아서 김치로 발음하게 해야 한다. 
김치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 비슷한 것도 없다. 그러니 기원이 논란이 될 수가 없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 우리 음식의 역사를 연구한다는 사람들이 김치와 비슷한 음식을 굳이 찾아내 중국의 파오차이와 일본의 쯔께모노, 독일의 샤우어크라우트 등을 이야기한 것이다.

그들은 우리나라가 수만 년 전부터 과학적으로 고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추가 임진왜란 때 들어왔다는 잘못된 통설을 신봉하고 김치에 고춧가루가 없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그렇다 보니 파오차이가 김치와 비슷하고 당연히 우리음식이 다른 나라에서 왔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치를 절임채소류(김치를 우리나라에 있지도 않은 침채류로 분류해 김치를 이야기 함)로 분류해서 합리화하고 있다.

그 논문의 저자는 김치의 기원이 우리나라라고 하고 싶은 모양이나 중국문헌을 갖다 대고 이야기하니 결국 이 논문을 끝까지 읽으면 김치의 원조가 중국이라고 해도 반박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제공하지 못한다(연합뉴스,2020.12.12). 오히려 중국이 기원이라는 단초만 제공한다. 기껏해야 파오차이와 같은 절임채소가 우리나라에 있었는데 임진왜란 때 고추가 들어와서 우리 김치가 됐다는 식의 주장밖에 안된다. 

이런 논리라면 중국의 주장이 타당성과 설득력을 얻게 된다. 왜 이런 함정과 모순에 빠졌을까? 과학적으로 잘못된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허덕일 수밖에 없다. 김치는 절임채소가 아니라 양념한 채소가 발효된 것이다. 

과학적으로 잘못된 전제의 논리나 주장은 당연히 잘못된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우리 민족은 생물학적으로나 언어학적으로나 민족의 이동 뿌리로 보나 중국과 다르다.

왜 우리 음식이 외국에서 들어왔다고 하며 우리 글도 아닌 고문헌에서 찾으려고 하나? 음식은 지역적 특성과 기후적 특성에서 자연 발생학적으로 발달한 삶의 역사의 산물임을 왜 모르는가? 우리나라에서 음식의 뿌리를 연구한다는 인문학자들이 대게 중국 한자책을 갖고 이야기하며 배운 사람인 척 하면 통했지만 이제는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김치는 절임채소가 아니라 발효 음식이다. 적어도 절임과 양념, 발효를 과학적으로 구분하고 논문을 발표했으면 한다. 드디어 일본도 김치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이제 독일도 샤우어크라우트가 김치의 조상이라고 주장할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김치를 한국파오차이라고 역사를 왜곡할 때는 아무 소리 안하더니 이제 와서 중국에만 화를 낸다. 단초를 제공한건 우리나라 사람인데 중국 사람에게만 화를 내니 참 아이러니하다.

김치의 핵심재료는 고추다. 김치는 양념을 만들어 먹지 않았다면 절대 발견될 수 없는 음식이다. 세계 모든 음식의 발달은 의도된 노력과 우연한 발견에 의해 탄생되는 것이다. 

양념과 김치는 뗄 수 없는 관계다. 김치는 중국의 파오차이에다 고춧가루를 넣어서 만든 음식이 아니다. 김치는 색깔이 좋은 고추와 마늘을 중심으로 양념을 만들어 바로 먹어도 맛있지만 시간이 흘러 숙성이 된 후 먹어도 맛있는, 조상들이 우연히 발견하고 발전시킨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이다. 

진실과 과학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우리의 잘못을 인정도 반성하지도 않고, 중국과 일본에만 화내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파오차이는 산(초산, 식초)을 넣은 것이고 김치는 발효에 의해 미생물이 산(젖산)을 만든 것이다. 인문학은 한자 책을 보고 뜻풀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 인문학이다. 진실을 갖고 이야기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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