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소식과 함께 희망의 불꽃이 보이는 듯하다가도 다시 대유행 소식에 불안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가뜩이나 경기에 민감한 외식업계의 고충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내년 말 이후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뉴노멀 2.0 시대 준비가 시급한 때다. 뉴노멀(new normal)이라는 말은 ‘새로운 경제 질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등장했다. 그 이후 코로나19 사태 발생에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공식 선언되면서 뉴노멀 2.0 시대로 구분됐다.
특히 뉴노멀 2.0 시대의 세계 경제는 대공황을 우려할 정도로 심각해졌고 주요 시장들이 붕괴 수준으로 떨어져 성장의 지속성이 불안하고 빈부 격차가 커지는 등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환경 변화에서 국내 외식산업이 주목하고 대비해야 할 부분이 바로 ‘서비스의 양극화’ 현상이다.
코로나19 상황의 국내 외식업계에서 이례적으로 호황을 맞은 분야는 대표적으로 ‘배달 서비스’ 사업이다. 기존에는 동네 소규모 점포에서 무료로 제공해 주던 음식 배달이 이제는 당연하게 수수료를 내는 ‘서비스’가 됐다. 이러한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특수 상황도 작용을 했지만 어떤 음식도 모두 배달시켜 받을 수 있다는 다양성의 ‘편리함’이 수수료에 대한 거부감을 없앴다.
자본주의 사회를 일찌감치 형성한 서구사회에서는 배달 서비스 말고도 음식점에서 음식을 서빙 받는 일에도 그 대가를 지불한다. 원래는 식품처럼 음식물을 판매하던 형태(오늘날 셀프서비스 또는 테이크아웃 형태와 유사)를 당연시하던 소비자들이 음식을 갖다주며 시중을 드는 서비스를 받게 되니 그 편리함을 인정하게 됐고 그 대가로 수수료(팁)를 주게 된 셈이다.
이런 팁 제도는 외식업 운영에서 인건비 부담 해소에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례는 주유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소비자가 직접 주유하는 요금보다 직원이 대신 넣어주는 요금이 더 비싸다. 셀프서비스를 당연한 것으로 알던 소비자들이 언젠가부터 직원이 넣어주는 편리함을 경험하면서 그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외식 서비스는 그 유래가 조금 다르다. 처음부터 음식을 갖다주는 인적서비스가 포함됐었기 때문에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정서인데 갑자기 수수료(팁)를 내라고 하면 손님 입장에서 거부감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초기에는 인적서비스 개념이 없다보니 인건비가 반영되지 않은 채 음식 가격이 형성됐다.
그러다 보니 오늘날 대부분의 소규모 음식점들은 인적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인건비에 해당하는 대가를 받지 못하는 구조적 모순에 허덕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서비스가 좋지 않다는 불평을 받기도 하고 인터넷이나 SNS를 통한 불이익을 당하기도 한다. 인적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을 들이면서도 보상 받지 못하고 오히려 스트레스만 가중되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뉴노멀 시대를 맞아 모든 외식 사업주들은 ‘편리함’에 당연히 대가를 치르는 시장의 변화를 깨닫고 변화해야 한다. 어설픈 인적서비스로 노동강도와 인건비 부담만 가중할 바에는 과감하게 셀프서비스로 탈바꿈하거나, 고도화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인적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2가지 방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인정할만한 편리함을 제공하고 사업주는 인건비 부담에서 가벼워지는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뉴노멀 시대를 준비하는 현명한 자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