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을 시작할 무렵이면 십여 년이 넘도록 한결같이 식당 입구에 손님들의 대기 행렬이 늘어서는 곳이 있다. 식당에서는 대표적인 국민 음식 칼국수를 판다. 칼국수는 동네마다 파는 곳이 있을 정도로 모든 사람이 애호하는 음식이지만 이렇게 오랜 세월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집은 많지 않다. 성공한 그 집의 비결은 무엇일까?
외식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 요소는 음식, 시설, 서비스로 구분한다. 이 3가지는 관리적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소비 측면에서도 중요한 포인트다. 모든 외식사업체가 음식, 시설,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3가지 포인트마다 품질의 차이가 있고 3가지가 어떻게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가에 따라 사업 성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업체의 특성에 따라 음식, 시설, 서비스의 구성 비율이나 품질 수준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성공적인 전략을 연출하는 것은 매우 전문적인 영역에 속한다.
소비적 측면에서도 매 상황에 따라 음식, 시설, 서비스 등에 대한 선택 비중이 매우 다양하다. 어떤 날은 음식 자체에 비중이 클 때도 있고 어떤 날은 시설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 따라서 무턱대고 음식, 시설, 서비스 3가지 모두를 최고 수준으로 제공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앞에서 소개한 식당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그곳을 찾는 손님들은 중장년층이 다수고 특히 여성이 많다. 두 명 이상 같이 온 손님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그중에 한 여성이 소개하거나 주도해서 온 경우이다.
외식사업 성공요소 중 첫째, 음식을 살펴보면 수제비를 섞은 칼국수와 수육, 만두 등으로 간단하다. 그래서 주문 절차가 매우 편리하고 신속하다. 그런데 자리에 앉자마자 보리밥과 간소한 나물을 주어 ‘애피타이저’ 역할을 하게 한다.
같이 내오는 겉절이가 아삭한 식감에 무척이나 삼삼하다. 보리밥을 다 먹을 즈음에 주메뉴가 나오는데 서비스로 수육을 몇 점 내준다. 1인당 서너 점 정도 먹을 양이다. 수제비를 넣은 칼국수의 비주얼은 크림 파스타를 연상하게 한다. 그 집만의 시그니처인 들깨를 듬뿍 넣어 국물이 아주 진하다.
수제비와 칼국수의 쫄깃한 식감과 고소하고 진한 국물 맛에 파스타를 먹는 착각이 든다. 1인분 가격에 건강이 절로 좋아질 듯한 진한 들깨칼국수에 생각지 못한 수육 서비스와 보리밥까지 비벼 먹으니 누구 하나 만족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여성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 꽁보리밥, 수육, 겉절이 배추, 수제비와 칼국수 등의 쫄깃하고 아삭한 식감에 고소하고 진한 국물 맛 그리고 건강까지 챙겨주는 음식은 가히 최고다.
두 번째 요소인 시설에도 최선을 다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거리에서 줄지어 기다리던 느낌과 다르게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정갈하고 여유롭다. 관리 시스템의 성과다.
가게 밖에서 기다리다가 가게 입구로 들어가기 전 간이 천막으로 대기 공간을 마련해 대기 고객을 관리한다. 그 공간이 없다면 가게 출입구에 대기 손님과 나가는 손님이 뒤엉켜 혼잡하고 분위기마저 엉망이 될 것이다.
이곳은 가게 안의 테이블 정리를 다 마치고 나서 여유를 갖고 다음 손님을 맞이하다 보니 영업장 내부는 깔끔하고 편안하다. 그래서인지 손님을 접대하는 여성 직원이 여유롭고 친절하게 응대하고 인사에 진정성이 묻어나면서 마지막 요소인 서비스까지 섬세하게 연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 외식산업에서 여성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여성의 입맛이 소비의 중심이 되고 여성의 섬세한 손길이 사업의 중심이 되는 시대다. 외식사업 성공의 열쇠는 결국 여성이 쥐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