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음식문화의 오류
장 음식문화의 오류
  • 권대영 호서대학 교수
  • 승인 2022.11.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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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모든 음식의 발달역사는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먹고, 맛있게 먹고, 그리고 나중에도 먹을 수 있느냐의 역사다. 따라서 우리나라 음식을 이야기할 때도 고대 우리나라 식재료의 특징을 따져야 한다. 그 식재료로 어떻게 이용해 맛있게 먹었을까를 생각해 봐야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철학을 벗어나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음식역사나 문화를 연구한다는 사람, 소위 인문학자들은 ‘장’ 이야기를 하면 거의 열에 아홉은 장이란 한자 ‘장(醬)’을 쓰고 그 한자 풀이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장이라는 글자에 유(酉)가 들어 있고, 이것은 닭이라는 뜻도 있지만 술 주(酒)의 뜻이 있고, 술이 발효니까 장도 발효이기 때문에 이렇게 썼다”는 등 한자 뜻풀이로 장을 이해시키려 한다. 이런 강의를 들을 때마다 왜 우리나라 장을 이야기하는 데 꼭 한자 뜻풀이부터 시작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어려운 한자로 이야기하면 배운 사람 취급을 받기 때문에 강의가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음식을 많이 연구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이 고문헌 특히, 한자만 가지고 우리 음식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지난 칼럼 ‘콩 이야기’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글이 없었기 때문에 한자에 의존해 우리 음식역사와 문화를 이야기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 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하더라도 전적으로 그 기록에 의지해 우리 민족의 전통이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러한 경우 우리 음식 역사를 왜곡하고 훼손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자를 자주 이용하다 보니 우리 음식의 뿌리를 한자 종주국인 중국에 기인한다는 거대한 오류의 함정에 자신도 모르게 빠지는 것이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리 음식인 김치가 언급되니 중국 네티즌들이 또 다시 김치 종주국이 중국이라고 주장하게 된 이유도 사실 우리나라 음식문화를 연구한다는 사람들이 실제 음식역사를 연구하기 보다 중국 고문헌에 의존하다 보니 우리 음식, 김치 연구자들 스스로 오류의 함정으로 가는 물길을 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와 달리 기름이나 설탕이 없었다. 만일 우리나라에도 기름이 튀김용으로 쓸 정도까지 풍부했다면 우리 음식의 뿌리는 전혀 달랐을 것이다. 아니 중국의 음식과 비슷하거나 중국에 뿌리를 뒀을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기존 한자책에 근거한 우리 음식문화 역사를 이야기한 것이 맞다. 우리 음식 문화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 사탕수수가 그렇게 많이 자랐다면 지금 우리가 먹는 한식의 뿌리는 전혀 달랐을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은 수천 년 전부터 돼지나 물고기를 잡으면 기름부터 짰다. 오래전부터 중국은 기름이 필요했고, 풍부했다. 고추를 수확 후 제일 먼저 한 것도 고추씨 기름을 짠 것이다. 중국은 수천 년 전부터 천초(川椒)라는 품종의 고추를 재배했다. 우리나라도 돼지를 기르고 고추도 오래전(수천 년)부터 재배했으나 돼지나 고추에서 기름을 짜 먹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돼지를 삶아 먹거나 고춧가루를 만들어 양념으로 사용했다. 

이렇게 같은 조리법의 차이가 다른데 우리 음식문화를 중국고서에 국한해 이야기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는 우리 음식의 문화와 역사를 고대 중국 문헌을 통해 이야기 해왔고, 그걸 학문이라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쌀, 보리, 서숙(조), 수수 등의 곡류를 재배했고, 콩의 원산지다. 초원이 적은 탓에 양이나 소를 많이 키울 수 없어서 우유는 먹지 않았다. 따라서 곡류를 삶아 이를 맛있게 먹기 위해 조상들은 끝없는 노력을 했다. 또 우리 어머니들은 다양한 풀을 안전하고 맛있게 먹는 방법을 찾기 위해 마늘, 파, 고추 등을 이용해 양념을 만들었고, 콩을 활용해 끊임없는 노력 끝에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장을 담가 발전시켜 온 것이다. 

 장은 순우리말로, 한자로는 장(醬)이라고 쓰며 음식을 소금보다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대한민국 고유의 발효음식이다. 장과 양념 때문에 한국의 음식과 채소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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