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비의 양극화… 자영업자들 설 자리가 없다
[사설]소비의 양극화… 자영업자들 설 자리가 없다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23.12.2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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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이후 소비의 양극화가 심각할 정도로 극과 극으로 치닫고 있다. 가격 면에서도 초저가 아니면 고가 상품인 프리미엄으로 양분화되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장기간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쓸 돈이 없다며 한숨이다. 초저가 상품이 늘어나는 이유다.

지난해 12월, 일 년 중 최고 호황을 누려야 하는 연말이지만 외식업계의 매출은 역사상 최 악으로 추락했다. 2022년 연말까지만 해도 만 석을 기록했던 중·대형점포들이 올해는 평균 70~80% 정도의 좌석 점유율을 보였다. 예약하기 힘들 정도로 호황을 누리던 외식업체마저도 대부분 같은 상항이었다.

연말 매출 추락 경기침체만의 일 아니다 

연말 외식업계의 매출 추락 원인은 첫째가 경기침체 탓이다. 연말이면 의례적으로 하던 기업이나 단체, 친목 모임 등의 송년회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기 상황에서 긴축 경영을 하기 위한 방안이다. 둘째, 젊은 직장인들은 회식 자체를 거부하는 성향이 강하다. 설령 송년회를 한다 해도 점심에 간단한 식사로 끝내는 일이 일반화되고 있다. 셋째는 친지 혹은 가족 모임이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이후에 가파르게 오른 음식 가격 때문이다. 4인 가족이 외식하려면 최소 15만 원은 가져야 한다. 소갈비(수입산)라도 먹으려면 25만 원 선, 특급호텔의 뷔페는 1인당 20만 원을 호가한다. 음식 가격을 생각하면 외식하기 쉽지 않다. 집에서 가정간편식이나 밀키트로 음식을 장만해 연말을 보내는 가정이 크게 늘고 있는 이유이다. 이에 따라 연말연시를 겨냥해 가족 중심으로 즐길 수 있는 밀키트 세트를 여러 곳에서 출시했다.

일반 외식업체들이 큰 폭의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반면 고급 호텔의 식당이나 뷔페, 연회장은 예약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대 호황을 누렸다. 1인당 20만 원을 호가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예약조차 쉽지 않았다.

동일한 메뉴도 초저가와 초고가로 양극화 

메가커피, 빽다방 등 초저가 커피전문점들 이 최근 수년간 가파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가 하면 스타벅스가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지속 성장을 하며 독보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편의점에서 출시한 5000원 대, 이마트가 출시한 9000원 대 케익이 있는가 하면 20~30만 원에 달하는 고급호텔 케익이 불티나게 팔렸다. 편 의점에선 1만 원대 와인과 10만 원을 넘는 와인이 함께 인기를 얻었다. 2900원짜리 햄버거가 출시 이후 대박을 터트리는가 하면 3만 원대의 햄버거와 심지어는 14만 원대 햄버거가 화제가 된지 오랜 일이다. 가격의 양극화가 상상을 초월한다.

국내 경기가 저성장 함정에 빠져 있고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외식 브랜드의 상륙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연말 상륙한 캐나다의 유명 커피브랜드 ‘팀홀튼’, 그리고 미국의 대표적인 수제버거전문점 ‘파이브가이즈', ‘슈퍼두퍼’ 등은 상륙 직후부터 오픈런이 이어져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결국 소비의 양극화탓이다.

자영업자들 폐업 도미노 불 보듯 뻔하다 

갈수록 양극화되는 소비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는 물론이고 자금력이 약한 자영업자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골목상권으로 들어간 개인 카페나 외식업체들의 폐업이 줄을 잇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중간은 다 망할 수밖에 없다”고 수없이 강조해 왔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후폭풍이 올해는 더 강하게 밀려오는 상황에서 고가도 아니고 저가도 아닌 어정쩡한 업체들이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로 치닫고 있어 해마다 폐업하는 업체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들을 구제할 뾰족한 답이 없는 것이 그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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