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SERI CEO 회원 413명을 대상으로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가장 힘이 되어준 습관’을 사자성어로 물은 결과 응답자중 19.7%가 순망치한을 택했다고 한다. 국내 최고경영자 5명 중 1명이 성공한 습관으로 평소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관계를 중시하는 것을 꼽았다는 뜻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인간관계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나’도 중요하지만 나 아닌 ‘너’도 중요하다. ‘나’와 ‘너’의 관계, 즉 인간관계(人間關係, Human Relationship)가 중요하며, 그 인간관계를 잘 만드는 것이 곧 인생을 성공적으로 완성해나가는 길이다. 이 정도는 지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인간관계를 잘 형성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필자 또한 아직 한창 인생을 배워가는 과정에 있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말할 자격이 없지만 평소 순망치한을 염두에 두고 사는 편이다. 순망치한의 정신을 살리려면 상호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와 같지 않은 사람의 존재를 존중해줄 때 나의 존재도 빛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나는 인간관계를 좋게 하는 방법 중에 하나로 이해(Understanding)를 명심하고 산다. 내 나름대로의 논리지만 이해, 즉 Understanding이라는 단어는 상대방 밑에(Under) 선다(Standing)는 뜻이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인드를 가지지 않으면 결코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다.
사람은 모두가 다 다르다. 과학적으로는 두뇌 구조가 다르기 때문인지 몰라도, 각자가 살아온 환경과 처해있는 현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설계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컴퓨터는 입력(In Put)이 같으면 출력(Out Put)이 같지만 인간은 입력이 같아도 출력은 모두 다르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인간관계에서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두가 나와 같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할 수 없다. 특히 기업을 경영하는 CEO가 그러하다면 그 회사는 발전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CEO가 부드러운 유형의 사람이라면 그 밑에 있는 참모에게는 악역을 담당할 만큼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고, CEO가 일을 벌이는 스타일이라면 그 밑에는 꼼꼼히 챙기는 참모가 필요하다. 개성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환상의 콤비네이션이 이뤄질 수 있다.
요즘 외식업계를 보면 이직률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임원급의 잦은 이직을 보면서 매우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순망치한의 정신과 상호 존중의 자세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순망치한의 정신과 상호 존중의 자세는 개인과 개인의 관계뿐만 아니라 기업과 기업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1등 기업이 있어야 2등 기업도 나오는 것이고, 추격해오는 2등 기업이 있어야 1등 기업도 발전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있음으로 해서 LG전자가 존재하는 것이고, LG전자 때문에 삼성전자도 경쟁의식을 갖고 발전을 거듭하는 것이다. 이들 두 기업 중에 하나가 망하면 다른 한 기업은 ‘얼씨구 좋아’라 할지 모르지만 순망치한의 정신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식품외식업계도 마찬가지다. 가령 놀부보쌈은 원할머니보쌈을 선의의 경쟁상대로 생각해야지 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BBQ치킨과 교촌치킨은 공생공존해야 할 관계지 적대적 관계가 아니다. 순망치한의 정신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칠 때 시장 파이는 커지게 돼 있고, 그렇게 되면 나 혼자 독불장군으로 시장을 독식하는 경우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태창가족이 국내 외식업계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를 두고 소위 배 아파하는 업체들이 있는 모양이다. 순망치한의 정신으로 서로 존중하고 칭찬하는 자세를 가질 때만이 업계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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