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팝니다”… 식품업계 복고마케팅 열풍
“추억을 팝니다”… 식품업계 복고마케팅 열풍
  • 이동은 기자
  • 승인 2021.04.2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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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에 복고 열풍이 거세다. ‘옛날에 먹어본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과거 출시됐다가 단종된 제품을 재출시하거나 오래된 레트로 패키지를 신제품에 적용하는 복고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그때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중·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색다른 것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는 특별한 재미를 선사하며 소비 심리를 깨우는 모습이다. 인기를 끌고 있는 식품업계의 복고마케팅 제품을 살펴봤다. 사진=각사 제공

 

‘추억의 맛 그대로’ 단종 제품 재출시 
오리온은 지난달 바삭한 식감과 단짠(달콤+짭짤) 맛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와클’을 15년 만에 재출시했다. 자사 홈페이지, SNS, 고객센터 등에서 와클을 다시 출시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청이 150여 건 이상 쇄도함에 따라 재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와클은 프레첼을 한입 크기의 미니 사이즈로 재해석해 200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판매한 제품이다. 깨물었을 때 입안에서 부서지는 독특한 식감이 특징이며 특히 달콤 짭짤한 시즈닝은 당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와클 마니아층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재출시된 와클은 크림어니언맛 시즈닝을 이용해 추억 속 어니언바게트맛을 그대로 구현했다. 또한 빵을 만드는 것과 같은 반죽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바게트의 고소함과 특유의 크런치한 식감도 업그레이드했다.

오리온은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해 단종된 추억의 과자들을 잇달아 재출시하고 있다. 지난 2018년 4월에는 ‘태양의 맛! 썬’(이하 썬), 2019년 2월에는 ‘치킨팝’, 같은 해 10월에는 ‘베베’를 다시 선보였다. 특히 썬칩으로 유명했던 썬은 재출시 이후 3년여 만에 누적 판매량 1억 개를 돌파하며 과거의 인기를 증명했다.

팔도는 지난달 추억의 음료 ‘뿌요소다’를 24년 만에 다시 선보였다. 뿌요소다는 1998년 출시돼 큰 사랑을 받은 제품으로 업계 최초로 소형 페트병(245㎖)을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인기 가수였던 그룹 디바의 노래 ‘왜 불러’를 개사한 CM송과 재미있는 표정의 캐릭터가 화제가 됐다. 학창시절 소풍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던 뿌요소다는 출시 초기 한 달 만에 650만 병이 판매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 재출시한 뿌요소다는 오렌지, 파인애플 두 가지 맛이다. 상큼한 과일향과 입안 가득 터지는 탄산의 청량감이 특징이다. 당 함량과 열량을 낮춰 스쿨존 식품 버전인 그린푸드존에서도 판매한다. 광고 모델로는 아역배우 김강훈을 발탁했다. 광고 영상에서는 중독성 있는 안무와 징글송으로 청량감을 표현했다. 

재출시 열풍은 유통업계까지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 1월 추억의 바둑 초콜릿을 단종된 지 10년 만에 재출시했다. 바둑 초콜릿은 한 대형 제조사가 생산했던 상품으로 2000년대 후반 단종됐으나 3040 세대를 중심으로 재출시 요청이 잇따랐다.

CU가 새롭게 선보인 ‘최강 미니 바둑 초콜릿’은 바둑알 초콜릿과 바둑알 통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또 어디서나 바둑, 알까기, 오목 등의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바둑판도 추가로 제공해 기존 상품보다 업그레이드시켰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최강 미니 바둑 초콜릿은 지난 1월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5만 개 이상 판매됐으며 매출 순위도 초콜릿 카테고리 내에서 3위를 차지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단종된 제품을 그리워하며 재출시를 요청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추억의 제품들은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재출시만으로도 화제가 돼 홍보 효과가 높다. 고객과 기업 모두에게 긍정적이어서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레트로 패키지로 ‘추억’과 ‘재미’ 동시에
신제품에 과거의 추억과 감성을 떠올릴 수 있는 레트로 패키지를 적용하는 사례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991년 출시돼 올해로 출시 30주년을 맞은 캔커피 ‘레쓰비’를 레트로 패키지로 한정 생산해 선보였다. 레쓰비는 부드럽고 달콤한 맛과 합리적인 가격, 자판기 등 다양한 판매 채널 확대 등으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국민 캔커피’라 불리며 캔커피 대중화에 앞장선 제품이다. 

한정판 레쓰비 레트로 패키지는 30주년을 기념하는 엠블럼 디자인과 출시 해인 1991년을 상징하는 로고를 넣어 브랜드 역사성을 강조하고 레트로 콘셉트로 디자인했다. 레쓰비 고유한 맛과 브랜드색인 파란색은 그대로 유지했다.

동아오츠카는 오란씨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레트로 디자인을 적용한 ‘오란씨 키위’를 선보였다. 오란씨는 지난 1971년 출시된 파인애플, 오렌지 맛 탄산음료다. 동아오츠카는 신제품 출시를 위해 사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새로운 과일 맛 음료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오란씨 키위를 선보이게 됐다. 오란씨 키위는 골드키위와 그린키위의 2가지 맛을 느낄 수 있으며 한 캔(250㎖)당 48kcal로 칼로리가 비교적 낮다. 패키지는 40년 전 사용된 타이포그래피와 오렌지 심볼, 별을 활용했고 키위의 초록색을 적용해 레트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12월 초콜릿맛 우유로 유명한 ‘허쉬 초콜릿 드링크’ 레트로 패키지를 출시, 지난달까지 한정판으로 판매했다. 허쉬 초콜릿은 1894년 미국에서 출시된 이후 전 세계인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으며 허쉬 초콜릿 드링크는 1990년 출시돼 지금까지 많은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매일유업은 국내 허쉬 초콜릿 드링크의 제조와 판매를 전담하고 있다. 레트로 패키지는 허쉬 127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것으로 ‘허쉬 오리지널 190㎖’와 ‘허쉬 오리지널 235㎖’, ‘허쉬 쿠키앤크림 235㎖’ 3종에 적용됐다.

이 밖에도 홈플러스는 지난달 창립 24주년을 맞아 레트로 콘셉트의 다양한 감성 상품을 선보였다. 홈플러스는 1964년 삼양라면이 국내 최초의 라면으로 출시됐던 당시 로고와 글씨체를 그대로 적용한 ‘삼양라면 1964 레트로 패키지’를 8만 개 한정 수량으로 단독 출시했다. 

서울우유와도 협업해 ‘서울우유 신선함이 살아있는 우유 레트로병 기획’ 1만5000개를 준비했다. 레트로 유리병을 우유 2입과 함께 특별 구성했다. 보리차를 유리병에 보관해 마시던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상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편 옛것을 최신 트렌드로 재해석해 추억의 맛을 표방한 제품도 인기를 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1월 에어프라이어 전용 가정 간편식 ‘올반 옛날통닭’을 출시했다. 올반 옛날통닭은 1970~1980년대 시절 부모님이 퇴근길에 사 오시던 재래시장 통닭의 맛과 추억을 그대로 되살릴 수 있도록 고안한 제품이다.

국내산 냉장 닭 한마리를 신세계푸드가 자체 개발한 염지 과정을 거친 후 통째로 기름에 튀기고 고온에서 촉촉하게 한번 더 구워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특징이다. 제품의 패키지도 통닭을 감싸던 노란 종이 봉투의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 해 복고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올반 엣날통닭은 고객들의 호응을 얻으며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 개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푸드는 올해 상반기 중 ‘고추 맛’, ‘마늘간장 맛’ 등을 출시해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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