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후쿠시마 괴담 영세상인 피 말린다
[사설]후쿠시마 괴담 영세상인 피 말린다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23.07.0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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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정치·사회적 갈등은 물론 경제적 손실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식품·외식업계와 수산업계의 경제적 손실은 광우병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전국의 수산물 시장은 내점객들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수산물을 취급하는 일부 외식업체들도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대다수 상인과 어민들은 오염수 방출이 시작되면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보다 매출이 급감하지는 않을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오죽하면 수산업자들이 국회 앞을 찾아가 무릎 꿇으며 “더 이상 논란을 키우지 말아 달라”고 하소연했을까. 지난 3년여 세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더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고 이제 겨우 장사할 만하니 또다시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으로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적 근거 제시해도 믿지 않는 국민 많아

최근 우리 사회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팩트에 의한 과학적 판단이 아니라 한·일 간, 여·야 간 정쟁으로 비화되는 분위기여서 더욱 안타깝다.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정치문제가 아닌 과학의 문제로 풀어야 하지만 시기적으로 이미 늦은 감이 있다. 이제는 신뢰에 대한 문제로 확대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으로서는 제아무리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해도 믿지 않는 국민이 수없이 많을 것이다. 

지난달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은 “방출된 오염수 중 삼중수소는 4~5년 후부터 우리 바다로 유입되기 시작, 10년 후 우리 바다의 평소 삼중수소 농도의 약 10만분의 1수준인 0.001㎥당 베크렐 (Bq/㎥) 내외로 도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모두가 허사였다. 

정부가 좀 더 일찍 나서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해 솔직하고 지속적으로 홍보했다면 지금의 불안은 많이 해소됐을 것이다. 광우병 당시를 돌이켜봐도 수많은 국민이 팩트를 외면한 채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난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겠다’는 등 듣기만 해도 소름 끼치는 괴담에 감성적으로 동요했다.

일부 언론들의 광우병 관련 보도를 보면 도저히 미국산 소고기는 먹을 수 없는 음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누구도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서 광우병을 떠올리지 않는다. 이런 끔찍한 괴담이 그리고 과격한 행동이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 속에 퍼져 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전국을 돌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논란을 증폭시키는 장외집회를 개최해 입에 담기도 불편한 말들을 쏟아내는가 하면 서명운동을 하고 단식하며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

지금도 동해안이나 남해안 해변마을을 돌다 보면 오싹한 문구의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달려 있다. 

오염수 최대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영세 어민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에 대해 국제사회는 ‘과학적으로 볼 때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4일 IAEA(국제 원자력 기구)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평가한 최종 보고서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하고 방사능은 매우 미미해 환경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일부 정치가들은 “IAEA 보고서는 과학적이지 않고 정치적 접근을 통해 만들어진 깡통 보고서”라고 평가 절하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파동이 커질수록 가장 큰 피해자는 자영업자·소상공인 그리고 영세 어민들이다. 적어도 이들의 생계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이다. 그런데도 이들의 아픔을 외면한 채 갈수록 거칠어진 여론전과 괴담만이 난무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대다수 국민들은 광우병이나 사드 당시처럼 괴담이나 선동에 크게 치우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더 이상 정치화하지 말고 팩트에 의한 이성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대할 수는 없는지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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