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외식업체를 비롯한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계속되는 장마와 폭염으로 인해 식재료값의 급등과 과도한 대출이자로 영업이익조차 낼 수 없는 상황이다. 계속되는 적자로 영업을 지속해야 할지 폐업해야 할지 고민하는 자영업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대출로 연명하는 상황이지만 대출마저 끊긴 자영업자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올해 1~5월 노란우산공제 폐업공제금 지급건수가 4만 8000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1.3%, 지급액은 5549억 원으로 66.4% 폭증한 것만 봐도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다. 지난 2007년에 도입된 노란우산공제는 ‘자영업자·소상공인·소기업이 폐업이나 고령 등으로 생계의 위협을 받지 않도록 평소 일정 금액을 적립해 두면 복리이자 및 소득공제혜택을 주는 제도’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 중이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을 지급받는다는 것은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노년에 사용해야 할 마지막 보루마저 포기하는 것이다.
가계부채 1062조3000억 원 역대 최고치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음식 숙박업·도소매업 등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자영업자 2023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자영업자의 63.4%가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고 답했다.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답변도 63.8%에 달했다. 이로 인해 대출로 연명하는 자영업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이라는 지적을 받는 가계부채가 매월 급증하는 이유이다.
한국은행의 지난 6월 말(2분기) 기준 은행권 가계 대출 잔액은 1062조3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 코로나 위기 이전에 비해 50% 넘게 증가했다. 올 1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액은 1033조7000원에서 무려 28조 6000억 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1014조2000억 원)에 이어 4분기(1019조8000억 원)와 비교하면 매 분기마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출 잔액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상승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제2금융권 대출 규모도 커지고 있다. 제1금융권에서 밀려난 자영업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2금융권의 연체율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고금리, 경기침체 등 하반기 부실 위험성 더 커
연체율이 급증한다는 것은 결국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부실 위험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제1금융권의 이자도 코로나19 이전의 2배로 높아졌는데 제2금융권의 고금리를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과연 영업이익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부채 함정에 빠진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아픔은 고금리뿐이 아니다. 긴 장마와 폭염으로 인한 식재료 가격의 급등, 인력난 그리고 장기 경기침체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 상승은 외식 인구를 크게 감소시키고 있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부채, 고금리, 고물가, 경기침체, 인력난 등 사상 초유의 복합적인 악재로 인해 하반기 역시 우리 경제는 물론 식품·외식업 경기가 좋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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