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산업과 농업의 연계강화' 어떻게 할 것인가①
'식품외식산업과 농업의 연계강화' 어떻게 할 것인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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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27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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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식기업의 식재요구 및 조달실태
식품산업진흥법이 제정됨에 따라 식품외식산업과 농업의 연계강화가 새로운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식품외식산업의 육성을 통해 농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식품산업 진흥법 제정의 주요한 취지이자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식품외식산업과 농업의 연계 실태와 문제점, 그리고 연계 강화 방안 등을 4회에 걸쳐 기획 연재한다.

외식업체 37%이상 산지직거래 경험
신선제품 저가구매 가능해 선호 - 품질ㆍ공급물량 안전성 확보 우선시돼야


1. 머리말
△ 먹을거리문제(food problem)는 食=農+食品産業의 틀, 푸드시스템 접근이 아니면 올바른 해명이 곤란하다.


과거에 먹을거리문제는 곧 농업문제였다. 즉 '食'='農'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그렇지 않다. '食'='農'+'食品産業'의 프레임에 따라 농장에서 식탁까지(from farm to table) 전체를 아우르는 푸드시스템(food system)의 관점에서 보지 않으면 먹을거리문제(food problem)를 올바로 해명하기 어렵다.

食(최종소비)과 農(농업생산) 사이의 거리가 점점 더 멀어지면서, 먹을거리 공급에서 식품산업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식품산업부문의 기업행위가 푸드시스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농업문제뿐 아니라 식품산업문제 자체의 분석, 나아가 양자간 상호관계분석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 푸드시스템에서 식품산업의 중요성이 점증하고 있지만, 식품산업과 농업간 연계 정도는 갈수록 약화 추세에 있다.

식품제조업과 농업간 상호연계 정도를 나타내는 거시적 지표 가운데 하나인 국내 농축수산물의 식품가공분야 투입비율을 보면, 농산물의 경우 1990년의 55.5%에서 2003년의 41.0%로 하락했다(최지현 외, 2007: 76). 수입증가에 따라 국내산 농산물 가공수요가 그만큼 감소한 것이다. <표1>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공원료, 특히 반가공품의 수입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 식품산업과 농업간 연계강화를 위해서는 양자의 상호관계분석이 필요한 바, 특히 양자간의 부정합(mis-matching) 현상의 해명과 해소가 중요하다.

부정합의 대표적 현상은, 소비지 시장의 요구(할인점이나 외식기업의 요구)와 산지의 공급조건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다. 이는 기본적으로 양자간의 communication 부족, 경제활동 논리의 격차(흔히 산지의 마케팅마인드 부족이라고 표현되는 부분) 등을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식품산업과 농업간 연계문제의 고찰에 있어서는 양 부문, 특히 수요자측인 식품산업부문의 농업(산지)에 대한 요구(needs)의 해명과 그러한 요구에 대한 산지의 대응현실 등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

특히, 푸드시스템 구조변화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할인점, 대형외식기업 등의 기업행동과 그 파급효과 분석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푸드시스템은 그 동안 급격한 구조변화를 겪어왔는데, 그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소매유통혁명에 따라 대형할인점이 식품유통시장을 지배하는 구조가 형성된 점이다. 이것이 지배적인 흐름이다. 둘째는, 기업형 외식의 급성장과 음식점업의 산업화현상이다. 푸드시스템의 구조변화에 있어 전자, 즉 소매유통혁명의 역할과 그에 따른 농업부문의 변화 등에 관한 연구는 적지 않은 편이지만, 후자, 즉 외식산업의 구조변화와 그 영향에 관한 관심은 매우 적었다.

△ 대형외식기업들은 독자적 식재조달전략을 통해 산지와 제휴/연계관계를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외식산업은 최근 급격히 변화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농업부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식생활의 외부화로 대표되는 식품소비패턴의 변화에 따라 외식소비는 급증했다.

이러한 외식소비를 뒷받침한 주요동력의 하나가 이른바 근대적인 외식기업이다. 체인화에 의한 다점포전개, 경영의 시스템화(식재의 본부일괄 구입 및 집중 배송), 조리/접객 서비스의 표준화 및 작업공정의 매뉴얼화 등 경영혁신을 바탕으로 이들 외식기업들이 외식산업의 빠른 성장을 주도했다.

다시 말해 전통적인 영세경영형태의 생업형 음식점이 주도하던 외식부문에서도 기업적 경영형태가 출현해 외식산업의 빠른 성장을 선도하는 등 구조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형 외식기업 중심으로 전개되는 외식산업의 구조변화는 도매시장유통 중심의 기존 식재유통시스템에도 변화를 야기하면서 산지와의 새로운 관계형성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의 관행적 유통시스템은 대형외식기업의 식재요구와는 부합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그 결과 대형외식기업은 해외조달(global sourcing)이나 시장외유통경로 구축 등 새로운 형태의 유통경로 형성을 시도하고 있다. 아직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대형외식기업과 산지와의 수직적 연계/제휴관계가 성립, 지속적 거래관계 형성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식재유통을 둘러싸고 나타나는 이러한 변화양상의 해명은 산지와 식품산업간 연계강화의 관점에서 여러 가지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2. 외식기업의 식재요구 및 조달실태
외식산업의 식재요구와 조달실태는 업종ㆍ업태별로, 그리고 각 기업의 전략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외식산업의 식재 이용 및 조달 실태에 관한 통계조사가 이뤄지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 문제에 대한 접근은 단편적인 설문조사나 면접조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하의 내용은 황수철 외(2005, 2006)의 연구와 금년도에 실시한 설문조사 및 개별 인터뷰결과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설문조사는 두 건 이뤄졌다. 하나는 외식기업측의 식재조달실태 및 산지직구입 의향을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220개 업체의 설문이 확보됐다. 다른 하나는 산지의 외식기업과의 거래실태에 관한 설문조사로 102개 산지생산자조직의 응답이 있었다.

△4定의 식재조달조건

대형외식기업은 식재조달에 있어 메뉴제공기간 동안 조달량과 품질의 안정성(定量, 定質), 메뉴가격의 고정성에 따른 定價, 점포로의 定時납품 등 이른바 4定을 요구한다. 이는 전통적 조달방식의 컨셉과는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외식업의 전통적 식재조달방식은 시장유통품을 도매상이나 근거리 소매점을 이용, 외식업자가 직업 다품목 소량을 매일 구매하면서 각종 리스크를 부담하는 구입패턴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조달방식은 ①가격이 매일 변동하는 점, ②간단한 전처리가공은 이뤄지지만 그 이상은 곤란한 점, ③유통업자가 로스분을 가격에 계상하므로 가격이 대체로 높은 점 등 때문에 대형외식기업의 컨셉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대형외식기업들은 농산물(청과물) 조달을 위해 시장외유통채널을 적극 활용한다.

대형단체급식기업, FF(패스트푸드) 및 FR(패밀리레스토랑) 등 체인형 외식기업에 따라 이용비중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벤더경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FF, FR은 거의 대부분 벤더를 통해 구입하고 있으며, 예외적으로 산지직구입을 활용하고 있다. 대형단체급식기업의 주요조달경로 역시 벤더경로이지만, 산지직구입 비중도 적지 않다(<표 2> 참조).

산지와의 직거래를 통한 새로운 공급사슬(supply chain)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은 최근 들어 외식산업의 성장정체에 따른 경쟁심화로 활발해 지고 있다. 물량규모가 크고 저장성 있는 품목(양파, 당근, 감자, 마늘 등)과 신선도가 중요한 품목(엽채류 등)을 중심으로 산지직구입 의존 경향이 커지고 있다. 산지직구입을 추구하는 주된 이유는 구입가격 인하, 차별적 품질의 확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볼 때 외식업계가 산지와 직접적인 연계/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는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외식업체 220개 대상 설문조사 결과, 현재 산지직구입을 하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57개소(25.9%)로 나타났다. 과거에 직구입 경험이 있지만 현재 하지 않고 있는 업체 25개(11.4%)를 합치면 외식업체의 직구입 경험비율은 37%다.

산지생산자조직 103개 대상 설문결과, 외식기업과 직거래를 하고 있는 조직은 15개소(15.2%), 거래하다 중단된 조직은 8개소(8.1%)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은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관리하는 산지유통전문조직 등인 바, 정부의 지원을 받은 생산자조직의 외식업체와의 거래관계 형성은 많지 않음을 시사한다.

△ 외식업계에서 산지직구입을 하게 되는 주된 이유는 타경로에 비해 낮은 구입가격 때문이며, 그 조건이 충족되지 않거나 품질수요 및 공급물량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거래가 중단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산지직구입을 하고 있는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산지직구입의 이유를 물어본 결과, 낮은 가격 54.4%, 품질수요 충족 40.4%, 물량의 안정적 확보 36.8%의 순으로 답변했다.

△ 외식기업의 산지직구입이 이뤄지지 않는 주된 이유는 산지공급능력에 대한 불신, 산지의 개발 및 관리에 따르는 비용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산지직구입을 하지 않고 있는 업체(138개)는 그 이유로 필요한 물량의 공급능력을 확신할 수 없다는 점(46.4%)과 산지발굴과 관리를 위한 인력 및 비용 부담(46.4%)을 들었다.

△ 외식업체와 산지간 연계강화를 위한 정부의 중요한 역할은 관련인프라의 구축이라는 것이 외식업체나 산지생산자조직의 인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체들은 산지와의 연계강화를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은 산지관련 정보의 제공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체와 산지와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역할 중 중요한 것(복수응답)으로는 산지농산물 공급상황에 대한 정보 제공이 63.2%로 가장 많이 제시됐다.

외식업체 요구를 산지로 전달하는 것(26.8%)까지 포함하면 산지와 외식업체간 정보의 흐름과 관련된 요구가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산지의 생산자조직들은 ㅊ括?역할로서 품질/품위 기준의 마련, 소분포장기술자금 지원, 정보/교육/교류지원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외식업체들의 전처리농산물 이용비율은 기대한 바처럼 크지 않지만, 향후 1차전처리 농산물을 중심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20개 외식업체의 원료농산물 구입액에서 차지하는 전처리농산물의 구입비중은 평균 14.3%로 나타났다. 전처리농산물의 취급비중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 그 주된 이유(복수응답)로는 사용의 편리성, 인력절감, 조리시간 단축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처리농산물 구매의 가장 큰 장애요인은 높은 단가(52.7%)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원산지 확인의 어려움(41.4%)도 중요한 이유였다. 변질 및 부패의 우려(26.8%), 원물확인의 어려움(22.7%), 위생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23.6%) 등의 응답은 전처리농산물에 대한 신뢰 형성이 아직 미흡함을 시사한다.

그러나 향후 전처리농산물의 사용비중을 늘릴 의향이 있는 업체는 전체의 32%로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앞으로 구매를 늘릴 전처리농산물의 종류로는 단순탈피나 세척한 채소류(55.3%)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전처리농산물의 수요는 2차전처리(커팅, 슬라이스 등)보다는 1차전처리 중심으로 늘어날 것을 시사한다.

자료제공:황수철 박사(사단법인 농정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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