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향한 사랑으로 ‘똘똘’ 빨간모자 본사
피자 향한 사랑으로 ‘똘똘’ 빨간모자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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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2.1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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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모자 창립멤버가 꿈꾸는 미래
1992년 1월 첫 점포를 연 후 현재 직영점 9개, 가맹점 13개를 운영하고 있는 빨간모자.
런칭 13년이라는 시간에 비해 그 외형적인 성장이 크지 않아, 오히려 1년에 50곳이 넘는 매장을 여는 업체보다 더 궁금증을 자아내는 곳이다.
그렇다고 가맹점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런칭 초반부터 지금까지 주요 시장으로 삼고 집중 공략해 온 강남 지역에서는 브랜드 인지도나 맛에 대한 평가도 매우 높은 편이다. 게다가 비교적 프랜차이즈 사업이 용이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피자’라는 메뉴를 다루고 있지 않은가.

‘가맹점’ 대신 ‘플러스점’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본사 직원’ 대신 그냥 ‘직원’이라 불러주길 원하는 이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방향을 선회해 가맹 사업에 박차를 가하게 된 배경과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 그리고 한편으론 걱정스러운 마음은 없는지, 얼마만큼 설레어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 궁금증을 빨간모자 창립멤버들에게서 풀고 싶었다.


#‘직원가맹’을 알려주마
인터뷰 당일, 반포4동 본사에는 이주남 대표를 비롯해 영업팀 윤정호 차장, 생산구매팀 이주노 과장, 제품개발팀 전윤정 과장 등 주로 사무실로 출근하는 직원과 신림점 정광칠 점주, 논현점 김영길 점주 등 현장 직원들이 함께 모였다. 이들은 조금씩 연차는 있으나 모두 빨간모자와 역사를 같이 한 근무 14~11년차의 직원들이다.
이들 중 특히 정광칠 점주와 김영길 점주는 빨간모자에서만 볼 수 있는 ‘직원가맹’의 주인공들이다. 빨간모자는 본사 직원 중 근무 연차, 근무 성적 등에 따라 빨간모자 매장을 열 수 있도록 본사에서 일정부분의 자금을 지원하는 직원가맹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3년 근속자는 가맹비 1천만원 중 500만원을 면제 받을 수 있으며, 5년 이상 근속자는 가맹비 1천만원과 물품보증금 500만원 면제, 최고 7천만원 대출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 그렇게 탄생한 직원가맹이 총 가맹점 13곳 중 10곳에 이르니, 다시 말해 순수 가맹점은 3곳 밖에 안 된다는 말이다.
직원가맹은 매장 운영에 있어 본사의 경영이념이나 원칙 등과 잘 맞고, 과거 본사에 근무했던 경험과 아울러 밀착된 교육을 받아온 덕에 안정적인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앞으로도 꾸준히 빨간모자의 앞날을 걱정해주는 ‘영원한 직원’이라는 점에서 더할 나위 없는 보물이다. 사무실 안이 아닌 필드에서 빨간모자를 바라보는 느낌은 분명 무엇이 달라도 다를 터, 앞으로 어떤 길을 가는 것이 옳은지 객관적인 눈으로 보고 판단해 갈길을 제시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내부직원 위해 가맹사업 시작…한달에 1개점씩
그렇다면 그동안 왜 빨간모자는 가맹사업을 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것은 이주남 대표가 빨간모자의 기업의 존재이유를 ‘내부직원 만족’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직원가맹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주남 대표는 가맹 문의가 잇따를 당시 ‘돈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빨간모자를 운영할 수 있고, 젊음을 바쳐 일하고 있는데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빨간모자를 운영할 수 없다면 그것만큼 불공평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내년도 사업방향을 기존과 다르게 설정한 것 역시 직원들 때문이다. 직원들이 스스로 빨간모자에서 일한다는 것만으로도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이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청사진으로 매장수의 확대를 꼽은 것이다.
20호점을 넘기면서 규모의 경제를 기대하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일부 지역에서 미약한 감을 보이고 있는 브랜드 인지도에 대한 문제 때문에 이제는 사업 확장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도 그 이유였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다고는 하나, 내년에는 한달에 1개점을, 내후년에는 한달에 2개점 정도로 천천히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빨간모자는 본격적인 인프라 구축을 위해 광주 곤지암에 5천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 현재 건축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공장이 완공되면 오픈 지원팀을 확충하고 초기 안정화에 더욱 심혈을 기울인다는 각오다. 인터뷰 중 누군가가 “북한의 5호 담당제를 벤치마킹할 의사도 있다”고 말했을 만큼, 앞으로 늘어날 가맹점에 대한 관리 방안도 철두철미하게 준비 중인 이들의 앞날이 더욱더 궁금해진다.



작지만 멋있는 기업 만드는 빨간모자의 CEO
이주남 대표

과거 햄버거 가게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이주남 대표(56)는 당시 햄버거의 주재료인 햄버거 빵을 그저 일방적으로 공급받을 수 밖에 없는 당시의 환경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맛의 햄버거를 완성하기 힘들었다. 그 이후, 피자의 국내 도입 초기에 한 피자업체를 방문할 기회를 가지면서 ‘도우를 직접 만들고 토핑도 조리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메뉴라면 충분히 최고의 맛을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빨간모자를 열게 됐다.
20여개의 매장을 이끌고 있는 지금도 직원 및 가맹점주들에게 늘 ‘버릴 줄 아는 외식업 종사자’가 되라고 말하는 이 대표는 “재료 쓰는 것을 아까워하거나 버리지 않으면 좋은 제품이 나올 수가 없다”며 최고의 피자 맛을 향해 매진하고 있다.
이주남 대표는 “프랜차이즈 본사는 설립목적에 따라 경영방침도 각기 다르다”며 “빨간모자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로부터 존재가치를 느낀다”고 말한다. 직원들 때문에 가맹사업을 하지 않았고, 지금은 직원들 때문에 가맹사업을 전개하고자 하는 것이 모두 빨간모자의 존재가치에서 비롯된 것이다.
‘작지만 멋있는 기업’을 지향하는 이주남 대표의 아름다운 자세가 직원들에게도 귀감이 됐음이 분명하다.



직원가맹 1호의 신화
정광칠 신림점 점주

직원가맹 1호점의 주인공인 정광칠 점주(40)는 이주남 대표가 빨간모자를 열기 전부터 인연을 같이해 지금까지 함께 해오고 있는 빨간모자의 산증인이다.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본사의 경영 방침에 따라 1998년 첫 직원 가맹점으로 자리를 박차고 나간 주인공이기도 하다.
“빨간모자는 사실 오픈 초기에는 매출이 약하다”며 다소 위험한 발언을 하기도 했지만 “천천히 제품의 질과 맛을 알려가다 보면 어느새 고정고객이 부쩍 늘어있다”며 매장 입장에서의 마케팅 방향에 대해 슬쩍 알려준다. “그 때문에 역사가 오래된 매장일수록 매출이 높다”며 빨간모자의 매장별 매출 성적에 대해 일갈하는 그는 현재 월 55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스타매장의 점주다.
젊어서 철이 없고, 또 젊어서 혈기왕성한 어린 직원들을 다루는데 ‘한 능력’ 한다는 정 점주는 “내부 직원이 만족해야 외부 고객도 만족한다는 단순한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다”며 그 역시 사람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정광칠 점주는 현재 빨간모자 2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 3호점, 4호점까지 열어 스스로 직원가맹 1호점이라는 상징이 가지는 역할에 대한 책임을 다함과 동시에 빨간모자를 더욱더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도 경주하고 있다.



빨간모자의 프로마케터
영업팀 윤정호 차장

입사 13년차인 윤정호 차장(38)은 지금까지 빨간모자의 마케팅을 총괄해오다 내년도 새로운 사업 계획 실행을 위해 지금의 영업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존 사업 방향과는 조금 다른 ‘다점포의 원년’을 맞이하는 자리여서 2006년이 조금은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윤정호 차장은 이를 “더 잘하겠다”는 말로 일축한다. 어깨는 무겁지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는 증거다.
앞으로 예비 가맹점주를 직접 만나고 영업 일선에서 뛰게 될 윤정호 차장 역시 ‘사람을 중시하는 빨간모자’에 어울리게 플러스점 점주 즉 가맹점주 모집시 ‘사람 됨됨이’를 가장 중시해서 보려 한다. 먼저 자신이 2회 정도 면접을 하고 이후 이주남 대표가 2차례에 걸쳐 면접을 또 하고, 서비스 마인드에 대한 설문질의를 하는 등 점주 선발에 있어 엄격한 룰을 적용한다는 것.
“빨간모자는 ‘피자 통하는 조직’”이라며 “앞으로도 본사와 매장의 직원들 모두 한길을 가는 상생하는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말하는 윤정호 차장. “며칠 후 대학원 시험이 있는데 큰일이다”며 너스레를 떠는 모습에서 바쁜 것을 오히려 즐기는 프로의 모습이 묻어났다.



꼼꼼함과 부지런함으로 피자 원재료 책임지는
생산구매팀 이주노 과장

생산구매팀 이주노 과장(37)은 윤정호 차장과 동년에 입사해 지금은 피자의 모든 원부재료 가공 및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피자 아빠’다.
꼼꼼하고 섬세한데다 일을 미루는 것을 못 보는 성격 덕분에 도우 생산, 토핑류의 전처리 등 피자를 만드는데 가장 기본적인 재료를 하나의 틀림도 없이 척척 만들어 차질없이 공급하고 있다. 윤정호 차장은 “젊은 시절 함께 자취하던 당시에도 꼼꼼했지만 한 공장의 책임자가 되고 나서는 더 깐깐해졌다”며 “반포 공장이 항상 변함없이 돌아가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이주노 과장의 능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내년부터 급물살을 타게 될 물류 및 생산 공장 신축건과 관련해 가장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이주노 과장은 HACCP 인증도 준비하고 있다.
피자를 만드는데 드는 재료는 항상 최상의 것을 사용하려 하는 빨간모자의 내부 방침과, 보이지는 않는 곳에서 늘 최선을 다하는 이주노 과장의 모습이 꼭 닮아 있었다.



빨간모자의 대장금
제품개발팀 전윤정 과장

수많은 미투 메뉴를 낳으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고구마피자’를 만들어낸 주인공, 제품개발팀 전윤정 과장(37)은 ‘맛을 그리는’ 탁월한 능력으로 12년째 빨간모자의 신메뉴 출시 및 메뉴 관리를 담당해오고 있다.
식품영양학과 출신의 전 과장은 남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싶어 빨간모자를 선택하게 됐고, 지금은 1년에 한번씩 신메뉴를 내놓는 일에 매 해를 보내고 있다.
전 과장은 메뉴를 만들기 전, 평범한 혹은 새로운 재료를 피자에 접목시켜 ‘이러면 어떨까’하고 먼저 머릿속에서 맛을 그려본다. 그리고 ‘나라면 이것을 돈 주고 사먹을 것인가’하는 아주 기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리는 두 번째 과정을 거친다.
독특하고 참신한 메뉴 개발 능력 때문에 타 피자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기도 한 전윤정 과장은 “규모는 작을지 모르나, 직원들에 대한 배려나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그 어느 곳과도 비할 바가 못 된다”며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여 있어 앞으로도 빠져나가지 못할 것 같다”며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곳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앞으로도 역시 ‘웰빙’이 화두가 될 것이라 예상하는 전 과장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매장 성공사례 만들어 내는
김영길 논현점 점주

빨간모자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를 알려달라는 말에 “그 이야기를 다 하려면 1박 2일은 걸린다”며 재치있게 운을 뗀 논현점 김영길 점주(38).
빨간모자에 대한 첫 인상을 ‘직원에 대한 독특한 혜택이 있는 곳’으로 기억하고 있는 김 점주는 입사 당시 해외연수, 승용차 등의 당시로선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건 이 작은 피자업체에 반해 지금에까지 이르렀다.
입사 후 처음 배달을 나가던 날, 피자 박스를 세로로 세워 옆구리에 끼고 나갈 정도로 피자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그가 지금은 논현점을 이끄는 점주로서, 가끔은 전직원들 앞에서 매장성공 사례나 고객만족 사례를 발표하는 스타 점장으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촌점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외국인으로부터 주문을 받다 주문서를 잘못 기재하는 착오를 겪었던 경험을 밑거름 삼아 매장 운영에 필요한 간단한 영어회화를 만들기도 하는 등 작은 것에서부터 더 나은 빨간모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김 점주는 “빨간모자가 점차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니 마치 내 자식이 쑥쑥 자라는 것 같아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며 “제2의 창업을 맞이하는 빨간모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임영미 기자 y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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